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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도의 정상 헬기장에서 서도와 동도의 북동쪽을 촬영한 파노라마 사진.
독도는 한반도 동단의 바위섬이다. 동도와 서도를 중심으로 89개의 섬이 올망졸망 모여 있다. 동해 너머 일본의 끊이지 않는 야욕과 망발 때문에 한국의 섬 중에서 가장 큰 관심과 애정을 받고 있다. 그 이름만으로도 가슴이 뭉클해지는 독도를 지키기 위한 실천적인 프로그램이 한국기자협회와 대구경북기자협회가 주관하는 '독도탐방'이다. 올해 4차례 실시된 이 프로그램에는 한국기자협회 소속 전국 70여명의 기자들이 참가했다.
 

#울릉도~독도 뱃길로 약2시간 거리
울릉도에서 독도까지의 뱃길은 약 2시간. 포항과 묵호, 속초에서 출발하는 여객선들이 울릉도로 가는데 걸리는 3~5시간을 생각하면 독도 방문은 결코 쉽지 않지만 독도를 방문하는 방문객들은 갈수록 늘고 있다. 일본이 독도에 대한 망언을 쏟아내면 낼수록 방문객은 더욱 많아진다.
 실제 울릉군청에 따르면 올 들어 지금까지 울릉도를 방문한 인원은 줄잡아 37만명, 이들 중 독도를 방문하는 관람객들이 절반이 넘는 2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이 모두 독도에 발을 내딛지는 못한다. 접안시설이 열악해 파고가 조금만 높아도 배를 댈 수가 없다.  상당수 관람객들은 유람선 내에서 독도를 바라 볼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설사 날씨가 좋아 독도에 상륙하더라도 선착장 주변에서 20~30분 머물다 다시 돌아와야 한다.
 

#동도는 '이사부' 서도는 '안용복'
하지만 탐방단은 문화재청과 울릉군청의 협조로 행정선을 이용해 독도에 상륙한 후 2시간 넘게 머물 수 있었다. 동도에 마련된 선착장에 내리면서 하늘을 뒤덮을 듯한 괭이갈매기의 환대를 기대했지만, 모두 어디로 사라졌는지 한 마리도 눈에 띄지 않았다.
 독도수비대원들과 유일한 독도 주민 김성도 이장이 일행을 반갑게 맞았다. 선착장에서 동도로 발길을 옮기자 도로명 새주소인 '독도 이사부길'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일제 강점기 시절부터 100년간 사용해왔던 지번 주소 대신 새로 부여된 도로명 새주소라고 한다. 이사부는 우산국(현 울릉도와 독도)을 점령한 신라의 장군이다. 
 
   
독도 선착장에서 바라본 동도의 모습. 사람들이 이동하는 333계단과 함께 화물을 실어나르는 곤도라가 설치되어 있다.

 동도 이사부길은 섬 정상까지 총 333개의 계단으로 이어지는 작은 등산로다. 일행은 해양경찰의 안내를 받아 가파른 길을 오를 수 있었다. 숨이 찰수록 눈 아래 독도를 품은 동해의 너울은 더욱 힘찼다. 서도의 모양도 길을 오를수록 수시로 변하며 위용을 과시한다. 바위 틈 곳곳에는 제비쑥과 땅채송화, 술패랭이와 박주가리 등 토착식물이 수줍게 자리잡고 있다.
 계단 중간 오른쪽으로 최근 대통령이 방문해 표지석을 세운 바다전망대가 조성돼 있다. 이곳에서는 비록 한쪽 풍경이지만 대양과 마주한 동도의 모습이 들어온다. 이곳에서는 다른 암석들과 달리 거무튀튀한 것이 꼭 머리띠 질끈 동여맨 투사의 옆모습과 닮은 얼굴바위가 눈에 들어온다. 그 아래로는 천길 단애. 험한 바람과 파도에도 끄덕 없는 위풍당당한 모습이다.
 

#쉽게 갈 수 없어 더 아련한
길을 돌아 다시 정상으로 오르면 이사부길 55번의 주소를 새긴 독도경비대 건물을 만난다.  건물 앞에는 빨간 우체통이 서 있고, 그 위로 '한국령'이라고 새겨진 바위가 있다. 삽살개 한 마리가 킁킁거리며 반긴다. 곧이어 도착한 동도 정상부 헬기장에서 내려다 보는 서도의 풍광도 아름다웠다. 서도의 새주소명은 안용복로다. 안용복은 조선 숙종 때 울릉도와 독도가 조선 땅이라는 사실을 일본막부가 인정토록 한 어부다.
 서도 주위에는 독도의 또 다른 명물인 독립문바위와 한반도바위, 촛대바위 등은 유난히 아름다운 자태를  뽐냈다. 사실 독도를 이루는 동도와 서도 중 서도가 훨씬 아름답다. 서도의 아름다움은 동도에서 바라봐야 비로소 알 수 있다. 
 

   
경비대 건물옆 바위에는 '한국령'이란 글자가 새겨져있다.

 이에반해 동도는 멀리서 보면 서도에 비해 멋지지 않지만 정상에 오르면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헬기장 바로 옆에는 거의 수직으로 바다 밑까지 향해 있는 분화구가 자리를 잡고 있다. 백두산 천지와 한라산 백록담보다는 훨씬 작은 분화구이지만 바다 밑까지 뚫려 있다.
 일행은 분화구 주위를 돌아 동도의 동쪽 끝으로 발길을 옮겼다. 이제 막다른 길이다. 눈앞으로 보이는 우리 땅은 이제 더 이상 없다. 호시탐탐 독도를 노리는 탐욕으로 가득 찬 이들만 보일 뿐이다. 동도 탐사를 마치고 선착장에 내려오니 마음과 눈의 호사를 시샘하듯 너울성파도가 높게 일었다. 독도를 관광하는 민간 유람선은 울릉도에서 아예 출발도 못했다고 한다. 언제쯤 파도와 상관없이 우리 국민 모두 독도의 비경을 볼 수 있을까. 독도를 더 이상 외로운 섬으로 놓아두어서는 안 될 일이다. 글·사진=강정원기자 mi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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