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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다. 여기저기에서 캐럴송이 흘러나오고, 형형색색의 전구들이 반짝거리면서 화려한 야경이 연출되니 저절로 기분이 들뜬다. 게다가 대통령선거까지 대기하고 있어 더욱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대통령선거야말로 온 국민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 축제 중의 축제일 것이다. 이번 대통령선거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운 것 같다. 부재자신고자수가 역대 선거사상 최초로 1백만 명을 돌파한 것만으로도 익히 짐작할 수 있다. 사람이 모인 곳에서는 의례히 "이번에 누가 될까?" "누굴 찍어야지?" 라는 등 선거 얘기가 등장하곤 한다. 유권자들이 한결같이 고심하는 문제는 선택이다. 선택의 결과에 엄중한 책임이 따를 수밖에 없다보니 고심하지 않을 수 없다.
 

 제대로 된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를 따져 보아야 하는데, 우선 후보들의 공약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흔히 후보들은 자신의 공약을 내세우는 것 외에 상대를 비난하거나 흠집을 내는데 주력한다. 그러다보니 선거 분위기가 흐려질 우려가 높다. 선거 분위기가 부정적으로 변질되는 상황을 방지하는 한편 올바른 선택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후보들의 공약에 집중해야 한다. 유권자가 공약을 비교하여 후보를 결정한다면 후보들도 유권자의 방식을 따를 수밖에 없다. 메니페스토 선거가 등장한 것은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다.
 

 메니페스토란 공약을 추상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 실시 기한, 이행 방법, 재원조달 방안, 우선순위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여 제시하는 것을 말한다. 유권자는 정당이나 후보자의 공약을 비교해서 실현 가능성이 높은 공약을 제시한 후보를 선택하고, 당선된 뒤에는 제시한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는지를 지켜 본 다음, 선거에서 지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까지도 메니페스토 선거가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흠집 내기식의 부정적인 선거가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는 나만의 생각일까. 지금부터라도 메니페스토 선거 분위기가 확산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에 후보들의 공약을 알아보는 방법 두 가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정책공약알리미 사이트(http://party.nec.go.kr)'에 접속한다. 이 사이트에서는 후보자의 공약을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공약은행'에 국민이 원하는 정책을 제안하는 것도 가능하다. 정당과 후보자는 공약을 만들 때 여기에 제안된 정책을 참고할 수 있다. 이 사이트는 국민과 후보자 간에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동시에 선거와 관련하여 가장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정보들을 국민에게 제공하기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만든 사이버 공간이다. 이 사이트를 통해 선거정보에 대한 목마름이 해소되기를 기대한다.
 

 둘째 '후보자TV토론회'를 시청하는 것이다. TV토론회를 통해 후보자들이 자신의 공약을 제시하고, 상대의 공약에 대해 서로 공방을 펼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공약의 실천가능성 등을 파악하게 된다. 아울러 후보자의 발표력, 진정성 등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는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다. '후보자TV토론회'는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데, 12월 4일, 10일, 16일 모두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 두 시간 동안 3회에 걸쳐 실시된다. KBS, MBC 등에서 생방송으로 방영된다. 방송을 놓칠 경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홈페이지에서 다시 보기가 가능하다.
 그런데 보다 나은 정책을 가려내는 안목이 단시간 내에 생겨나는 것은 아니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정책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검토를 할 때 터득할 수 있다. 아울러 그러한 안목은 어렸을 때부터 길러져야 함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미래유권자의 안목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노력하고 있다. 북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올해까지 3년째 북구 지역의 중학생을 대상으로 '희망정책 톡톡톡(Talk, Talk, Talk)!'이라는 정책공모전을 실시하고 있는데 올해에는 무려 1,018명이 메니페스토 형식의 희망정책을 만들어 제출했다. 우리의 행복과 발전을 위해 어떤 정책이 필요하며, 그 실현방법, 소요기간, 재원조달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짜내는 기회를 직접 체험함으로써 정치에 대한 안목을 키우게 하는 것이다. 이번 공모전을 통해 우리 학생들이 사회적 이슈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그러한 이슈에 대한 비판 내지는 발전방안 등을 제시하는 것을 보고 커다란 감동을 받았다.
 

 이제는 우리가 학생들에게 직접 모범을 보여야 할 때가 왔다. 앞으로 5년 동안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지도자를 어떤 기준에서 선택할 것인지를 분명히 보여주어야 한다. 학연, 지연, 혈연 등이 아니라 구체적인 공약 등을 보고 선택해야 함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대한민국을 위해 공약에 투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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