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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전통놀이문화 중 마두희(馬頭戱) 혹은 마두전(馬頭戰)으로 부르는 놀이가 있다. 놀이는 외형상 영산, 의령지역 등에서 연행되는 줄당기기 놀이와 유사하지만 정체성에 의한 명칭이 특이하여 주목을 끌게한다. 마두희와 마두전은 모두 '마두'와 '희', '마두'와 '전'의 조어이다. 마두희와 마두전의 전거(典據)는 학성지(鶴城誌, 1749), 언양읍지(彦陽邑誌, 1916)에서 각각 찾을 수 있으며, 동대산의 맥을 끌어당기는 본질과 줄당기기 놀이의 현상을 밝히고 있다.

 울산 마두희와 전은 일제강점기인 1936년 이후 단절되었다. 그 후 1985년에 뜻있는 사람들에 의해 재연하기 시작하였으며, 1996년 이유수의 '마두희 복원을 위한 연구(울산향토사연구논총)'가 있었다. 1998년에는 이상도가 사비를 들여 제작하여 울주문화원에 기증한 220m의 줄이 처용문화제, 울산문화원연합회의 정월대보름 행사 등에 이르기까지 10여 차례 재연하는데 사용되였다. 올해는 '중구 거리문화축제'에서도 사용되었으며, 지난 23일에는 울산발전연구원(원장 하동원) 주관으로 '마두희(馬頭戱) 재조명' 심포지움을 개최하였다.

 심포지움은 울산만이 갖는 본질적 접근보다는 현상적 소개가 중심되어 타 지역에서 연행되고 있는 줄당기기 놀이와의 변별성을 찾는 접근에는 아쉬움을 남겼다. '마두희(馬頭戱) 재조명'을 계기로 생각해두었던 짧은 생각을 말한다.
 첫째, 마두희는 말머리 같이 생긴 동대산을 강제로 구인하는데서 비롯된 줄당기기 놀이이다. 성범중이 번역한 학성지에는 "대개 馬頭라는 것은 옛부터 일컫기를, 東大山의 한 줄기가 남쪽 바다 속으로 달리니 그 모양이 말머리와 같은데 원래 서쪽을 돌아보지 않았으므로 고을 사람들이 그 흘러감을 싫어하여 새끼줄로 그것을 끌어당김으로써 놀이를 삼았다고 한다."라고하여 마두희가 마두의 강제구인에서 비롯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둘째, 마두는 용두와 같이 쓰인다.
 마두희의 마두는 "대개 馬頭라는 것은 옛날부터 일컫기를, 東大山의 한 줄기가 남쪽으로 바다 속으로 달리니 그 모양이 말머리와 같은데…" 분명 동대산의 형태를 말한다. 한편 언양읍지에는 "마두라는 말은 용두라는 말이다(其言馬頭者卽龍頭也)."라고하여 마두는 용인 용두와 같이 쓰임을 알 수 있다. 학성지 산천조 황용연에도 황용연에 '용두석(龍頭石)'이 있음을 기록하고 있다. 말과 용은 실체적, 상징적으로 표현되지만 동대산의 경우 형태적인 것이며 상징적인 것이다. 아지랑이를 야마(野馬), 말을놓면 용마(龍馬)되고(장기타령) 등의 표현에서 말과 용은 기운, 습지, 평야 등 으로도 표현된다. 그르므로 말은 용이며, 용은 말로 상징된다.
 여천강과 태화강이 만든 달동과 삼산동 평야의 마단들(麻旦野), 낙동강과 반변천이 만든 안동의 마뜰 혹은 용상(龍上) 뜰의 표현은 말과 용의 기운, 습지, 평야 등 좋은 쓰임 사례이다. 

 셋째, 마두희는 제의에서 일반적인 풍년기원 줄당기기 놀이로 변천되었다.
 마두희는 남쪽으로 치닫는 동대산 말머리를 서쪽으로 일방적으로 말머리를 당기는 제의에서 점차 일반적인 풍년기원놀이로 변천되었다.
 학성지 마두희의 내용은 동쪽의 동대산이 남쪽으로 치닫기 때문에 서쪽으로 당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동쪽에 위치한 동대산이 중심이 되어 당길수 있는 방위는 남쪽도 북쪽도 아닌 서쪽이 합당하다. 언양에서 마두전이 전승되는 것이 우연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넷째, 마두희는 입고출신(入古新出)하여야 한다.
 끌어 당기기는 놀이는 끌어내기 의식에서 비롯되었음으로 '옛것을 생각하되 시대에 맞는 새로운 것을 창출해야한다'는 말이다.

 학성지의 마두희는 동대산의 맥을 필요에 의해 끌어당기는 의미가 확실하기 때문에 마두희 이전의 마
두의(馬頭儀)가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마두의는 기운을 돌린다는 의미에서 고정된 물건에 줄을 매어 한쪽 방향으로 당기는 놀이가 울산 마두희의 본질을 찾는 연행이라 하겠다. 동대산이던 도시 중심이던 어느 지역이던 동대산 마두를 고정하여 당기면 기운을 얻는다는 또 다른 버전의 스토리텔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복원한다면 당연히 학성지와 언양읍지를 바탕으로 명칭도 그대로 복원할지언정 두령·장군을 뽑는 등 각색, 윤색, 연출은 삼가해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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