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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 고랑 만들고
오이랑 가지랑 고추를 심자
방울토마토 내일을 바라보며
버팀목을 세운다
 
눈깔사탕처럼 동그랗고
주렁주렁 빠알간 열매 기다리며
오늘도 군데군데 너를 위한
또 다른 버팀목을 세운다
 
비 오고 바람 부는 날이면
서로 보며 의지한 채
기대어 다독거려 주자며
 
서로에게 짐 되는 사이는
언제나 되지 말자더니
어느새 고랑에는 잡초가 자라고
무심한 세월 까맣게 몰랐구나!

■ 시작노트
언제부터인가 삶에 대한 애착이 자녀를 통해 밀려오고, 사물에 대한 시각도 남다르게 눈뜨는 나이를 먹고 개안 탓일까? 위태로운 바람을 온몸으로 막아내면 빗겨가는 바람의 예각, 푸른 하늘로 승천한 아버지 눈빛을 바라다본다. 어머니 텃밭에 고랑 만들고 버팀목을 세우듯, 누구에게나 감흥을 줄 수 있고, 더불어 살아감에 감사할 줄 아는 지혜로운 사람이기를…. 다시 나를 버팀목으로 세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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