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박순천 한국공항공사 울산지사장이 '하늘에서도 땅에서도 고객을 위한 마음'으로 울산의 큰 자산인 울산공항에 국제선 취항·지역항공사 설립 등 공항 활성화로 고객의 만족도와 울산의 저력을 높이는 발판을 다져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유은경기자 usyek@

KTX 개통 이후에도 다른 공항과 달리 기본 실적 유지
이용객 만족도 높여 국제노선 장기간 유지 최종 목표
공항은 울산의 가장 큰 자산…활성화 대책 계속 추진

수화기 너머로 처음 그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 떠올린 이미지는 '친근한 옆집 아저씨' 였다. 시원시원하고 막힘없는 성격을 가진 '쾌남'이라는 생각도 했다. 감히 단체의 수장에게 쾌남이라는 별칭을 붙이는 건 실례지만서도 말이다. 그만큼 결단력도 돋보였다. 통화만 했는데, 올해 울산공항에서 국제선을 취항하겠다는 의지가 확연히 들렸다.

추적추적 겨울비가 내리는 날, 그를 만났다. 한국공항공사 울산지사 박순천 지사장(55)은 이날도 '어떻게하면 많은 시민들이 편리하게 공항을 이용할까'하고 고민하고 있었다.

#울산공항의 지역의 자존심 역할 축소 안될 말
자리에 앉자 마자 그는 대뜸 기자에게 질문을 던졌다. '울산공항은 지역에서 무엇인가'
 
지난 2010년 KTX가 도입되고서부터 운영에 어려움을 겪은 울산공항은 이제 정체성을 되돌아봐야 할 시기에 놓였다. 그는 울산공항은 물류 동맥인 울산을 상징하는 자존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항공편을 감축하는 일은 자존심을 깎아내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시 발전을 위해서는 접근성이 확보돼야하는데, 많은 대기업이 상존하는 울산에서 공항의 역할은 축소되어서는 안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 박 지사장이 울산공항 국제선 취항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국제선이 미약한 대구공항의 사례를 들었다. 한 때 대구시에 국제적 투자를 하려는 제안이 있었지만 접근성이 없어 결국 사업 근처도 도달해지 못했다는거다.
 
도시의 상징 울산공항이 이제는 국제선을 취항함으로써 정체성을 굳혀나가기로 했다. 나라와 나라를 잇는 대규모 프로젝트기에 잔뜩 부풀려 얘기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박 지사장은 국제선 취항을 '공항 활성화를 위한 이벤트'라고 표현했다.
 
"울산공항에서의 국제선 취항은 공항 활성화를 위한 '이벤트'입니다. 울산지역 환경상 국제선 이용 수요가 많기 때문에, 원활한 공항운영을 정형화 시키는 작업이라고도 할 수 있죠.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도입기에 있지만, 울산공항의 대담한 도전이 빛을 볼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는 국제선 취항을 위한 준비과정들은 아주 작은 일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국제선 취항의 성공을 이끌어가는 것이 가장 큰 논제인데, 그 답은 이용객의 만족도를 높여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국제선 취항을 위한 운영허가부터 출입국관리사무소, 세관 업무처리 운영 등은 아주 작은 일에 불과합니다. 국제선 취항을 이뤄내려는 화려한 시작도 중요하지만,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는게 최우선이죠. 울산공항의 슬로건 '하늘에서도 땅에서도 고객을 위한 마음'이라는 내용 그대로입니다. 청주공항의 경우, 고객들의 지속적인 관심으로 국제선 성공을 이끌기도 했죠. 여기에는 여행사들의 노력도 한 몫했습니다. 공항까지 오고가는 버스를 무료로 대절하는 등 서비스를 극대화하고, 2박3일 간의 여행패키지를 일주일에 두 번씩, 세 달간 운영했죠. 이 덕에 청주공항 국제선은 고객 수요를 제대로 잡았습니다. 울산에서도 이 같은 선례를 두고 국제선 운영에 나선다면 성공할 것이라고 봅니다"
 
다음으로 필요한 국제선 운영 성공 요인으로는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을 꼽았다. 그런 점에서 관광과 공항 활성화에 적극 나서는 울산시의 적극적인 의지에 대해서는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전했다.
 
"울산시가 처음 공항을 찾아와 일본 하기시와의 국제선 취항을 제안했을 때는, 일회성으로만 생각했습니다. 장기적으로 내다보고 있다는 소식에 기뻐했죠. 올해부터는 국제선 취항과 함께 지역항공사 설립에도 적극 나서서 환영하는 바입니다"
   
▲ '울산공항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박순천 한국공항공사 울산지사장.

#지역항공사 설립은 울산 도시격 높이는 계기
국제선 취항과 지역항공사 설립, 이 사업들은 모두 KTX 울산역 개통 이후 침체된 울산공항을 살리기 위한 활성화 방안이다. 박 지사장은 특히, 울산지역의 특성을 살린 지역항공사를 둔다면, 울산공항뿐만 아니라 울산이라는 도시의 저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 했다.
 
그가 울산 지역항공사 설립의 타당성을 강조하는 데는 두 가지의 이유가 있었다.
 
첫 번째는 KTX개통 이후에도 어느정도의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구시의 경우 지난 2004년 4월 KTX 개통 지후 75%의 승객이 감소했고, 18개월 후 기존 대비 90% 승객이 줄어들었으며, 개통 이후 3년 6개월만에 국내 노선이 완전 폐지됐다. 실질적으로 KTX 개통 후 1년 반만에 하루 두 편이 이륙하는 등 사실상 노선이 폐지된 것이다.
 
하지만 울산공항은 대구공항과 대비해 거리상의 장점이 있어 대구공항 수준의 절차를 밝고 있지는 않는 것이 박 지사장의 설명이다.
 
"울산공항은  해외공항 실적 대비 및 정부의 예상 수송치 대비 준수한 실적을 내고 있으며, 이런 상황으로 볼때 공항이 유지되야할 충분한 수요가 있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는 차후 지역차원의 공항 활성화 활동 및 지역항공사 설립에 충분한 타당성을 부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 대기업의 본사가 울산에 위치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 누가봐도 울산은 재정력이 높은 만큼, 지역 항공사를 설립하고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다는 것이다.
 
또, 울산지역의 특성상 75% 정도의 비즈니스 승객이 탑승해 타 공항 평균인 50%-60% 수준에 비해 높은 편인 것도 하나의 경쟁력이라고 전했다., 
 
오는 2월이면 지역항공사 설립 추진위가 지역항공사 설립 타당성 용역에 나선다. 경제성과 성장가능성을 가늠해보는데, 지역항공사 설립 사업에 발을 디딘 만큼 이에 대한 기대치도 크다고 그는 전했다.
 
"지난 2011년 지역항공사재정지원조례가 제정됐을 때 기대감이 컸는데, 지금까지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해 시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준 것 같아 죄송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번 용역을 시작으로 지역항공사 설립이 원활하게 추진돼 올해는 시민들이 편리한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었으면 좋을텐데요. 차질이 없도록 울산공항에서도 시, 추진위와 함께 협력해 일을 성사시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울산공항은 지난 21일부터 8주간 김포-울산 노선을 대상으로 온라인 예약 승객에게 항공권 할인에 더해 주차요금 면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에서 전국적인 공항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는 것인데, 울산공항은 기간이 끝난 뒤에도 할인을 연장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울산공항 국내선이 몇 편 감소된다는 소식에 울산시를 비롯한 지역 국회의원, 심지어 시민단체까지 나서 불매운동을 벌인 것에 대해서는 정말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만큼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걸 알 수 있었죠. 이 같은 관심이 지속된다면 국제선 취항도, 지역항공사 설립 후 운영도 원활히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울산공항은 울산의 가장 큰 자산입니다. 저는 추후 이 두 사업이 안정화된다고해도, 울산의 경제, 사회, 문화적 발전을 위해 울산공항이 해야할 역할에 대해 계속해서 생각해 볼 것입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가족들과 직원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올곧은 길을 걷자'는 자신의 신념만큼, 적어도 그가 추진한 일이 본 받을 정도는 아니어도, 울산공항의 미래를 원활히 이끌어나갈 수 있는 발판을 다져나갔으면 하는 바람을 밝혔다.

#박순천 지사장 프로필
28년 전 한국공항공사에 입사해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양양 운영부장, 고객지원팀장, 마케팅팀장을 역임했다. 지난 2009년 1월에는 한국공항공사 홍보실장을 맡았으며, 같은 해 5월 경영관리실장을 거쳐 2010년 한 해동안 국방대에 교육파견 나갔다. 울산공항지사장은 2010년12월부터 맡고 있다.


김은혜기자 ryusori3@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