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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보인다.", "알면 알수록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는 말이 있다. 까마귀에 대한 오해와 생태도 그러하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관찰되는 까마귀 과는 어치, 물까치, 까치, 큰부리까마귀, 까마귀, 떼까마귀, 갈가마귀 등 7종이다. 보통 까치와 까마귀는 쉽게 구별하지만 큰부리까마귀, 까마귀, 떼까마귀, 갈가마귀 등은 "누가 까마귀의 암수를 알겠는가(誰知烏之雌雄)"라는 말이 있듯이 쉽게 구별하지 못한다.  그 이유는 공통적으로 검은 색의 깃털로 분간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출현계절, 서식환경, 생태특징 등 몇몇 구별방법을 안다면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출현계절적으로는 큰부리까마귀, 까마귀는 사계절 관찰되는 텃새이며, 떼까마귀는 겨울철에만 관찰되는 철새이다. 서식환경적으로는 큰부리까마귀와 까마귀는 묘소 주위, 도심 음식물 쓰레기 보관소, 동물사체가 있는 곳 등에서 관찰되며, 번식기를 제외하고는 단독 혹은 몇몇 마리로 활동한다. 반면 떼까마귀는 주로 곡류가 주식으로 수백마리로 무리지어 논과 밭 등에서 주로 관찰된다.

 2000년부터 매년 개체수가 증가하면서 울산을 찾아오는 떼까마귀는 벌써 14년째이다. 그동안 까마귀에 대한 자연과학적 접근보다 인문학적 오해의 편린들이 오히려 떼까마귀에 옮겨져 동반 오해의 폭이 넓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까마귀의 대표적인 오해가 검은 깃이 풍기는 흉조(凶鳥)로서의 혐오감이다. 흉조는 서조(瑞鳥) 혹은 길조(吉鳥)로 상징되는 두루미와 까치의 반대 개념이다. 조류는 생태학적으로 평등하며, 자연생태환경에서 모두 귀한 존재 가치를 지닌다. 검은 색은 죽음을 상징한다. 죽음은 묘소와 연관된다. 묘소 주변에는 '고수레'의 음식, '물밥'의 음식이 흩어져있다. 까마귀의 먹이는 음식물, 동물의 사체 등 잡식성이다. 떼까마귀의 먹이는 주로 낙곡이다. 묘소에서 관찰되지 않으며, 논이나 밭에서 관찰된다. 떼까마귀에 대한 전문가의 체계적이며 지속적인 교육의 필요성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까마귀의 '까악 까악' 혹은 '꽈악 꽈악' 등 울음소리는 사람에 따라 좋지 않은 소리로 들릴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의 울음소리는 포식자 경계, 먹이 발견, 동료 호출 등 그들만이 인식하는 의사전달 수단이다. 독특성을 찾을 지언정 인간의 잣대로 선오(善惡)할 것이 아니다. 7종의 까마귀 과(科)도 울음소리가 각각 차이가 있는것도 소통의 수단이기 때문이다. 떼까마귀의 울음소리는 항상 가까이하기 때문에 적으며 짧게 한다.

 검은 색에 대한 심리적 불안정감을 느끼는 사람은 떼까마귀의 군집 비상에서 섬뜩한 공포감을 느낄 수도 있다. 떼까마귀는 평균 350g 정도의 체중이다. 1마리는 포식자로부터 강하게 보이기에는 무리이다. 무리지어 비상하는 것은 그들의 생존 전략중 하나이다.

 생태특징으로는 큰부리까마귀, 까마귀, 떼까마귀, 갈가마귀 등 순으로 몸집이 작아진다. 까마귀의 종류는 몸집으로 구분이 가능하지만 부리의 크기와 모양으로도 가능하다. 큰부리까마귀는 부리가 크고 두툼하며, 머리에서 부리까지 급경사를 이루어 외관상 확실하게 식별된다. 까마귀의 부리는 크며 두툼하나 큰부리까마귀에 비해 작으며, 또한 머리에서 부리까지 급경사를 이루지도 않는다.

 떼까마귀와 갈가마귀는 체구가 작으며, 부리도 작다. 부리의 생김새도 낙곡을 집어먹거나, 땅을 파서 벌레 유충, 지렁이, 논고동, 달팽이 등 을 잘 먹기위해 부리의 끝이 핀셋의 끝과 유사하다.
 사실 까마귀를 보고 예쁘다거나 귀엽다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으레 경계하고 징그럽다고 싫어하며 눈에 띄면 소리 질러 쫓아 버리는 것이 예사이다.

 검은 깃은 추운지방에서 보온 효과의 증대이며, 울음소리는 종족간의 의사소통이며, 군집성은 포식자로부터 강하며 크게 보이려는 집단행동으로 추정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인간과 떼까마귀의 공존의 가치를 도출한다면 매년 200일 남짓 한시적으로 함께하며 떠나는 모습에서 돌아올 다음 해를 기다려질 것이다.

 조류는 이 서식에 적합한 자연 생태환경을 선호한다. 특히 월동 철새의 떼까마귀는 맑은 공기, 따뜻한 기온, 충분한 먹이, 포식자로부터 안전한 잠자리 등 좋은 서식환경을 선택해서 찾아가기 때문에 울산은 그야말로 건강한 생태환경이 확인된 셈이다. 떼까마귀의 잠자리와 이동 동선에 있는 무거동, 태화동 일부 주민들의 일상 생활에는 불편과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도 없지 않다. 한편 울산만이 누릴 수 있는 겨울철새 체험 생태관광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연 천혜의 선물이기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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