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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타고 험준한 알프스 산맥을 넘어 유럽을 정복한 나폴레옹은 핵무기도 핵이 실린 미사일도 아닌 말 한 마리에 의존한 장수였다.
 그러나 온전한 말이 아닌 말의 흉내만으로 예술로 승화시킨 가수 싸이는 말춤 하나로 지구촌에 돌풍을 일으키며 온통 세계를 휩쓸었다.

 이것이 곧 문화의 힘이며, 그래서 흔히들 이 시대를 문화의 세기라 일컸는다.
 정명 600년 울산을 기념하는 행사를 다채롭게 한다니까 기다려 볼 일이지만, 우선 이 행사를 치르기 위해 뜻을 모으려드는 구상과 그 구상을 의견으로 제안하면서 한 마디씩 멘트를 내 놓는 대학의 전문학자들에게 믿음이 간다.

 나는 울산의 역사라고 적는곳 마다 앞에다 거의 '유구한'이란 말을 넣고 있다. 그런데 사실 유구한 전통과 역사를 통틀어 울산의 역사가 녹아 담긴 울산만의 예술을 선뜻 내놓을게 있는가? 하는 것이다.
 600년의 정명 울산은 5천년의 민족역사 가운데도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다. 그 도시에는 그 만큼의 문화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가령 문화도시라 부르는 진주에는 검무가 있고, 고성에는 오광대가 있다. 또한 고도 안동에는 하회탈춤이 있다. 모두가 그 지방의 역사와 토양의 민심이 담겨있다. 다시 한번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 하는 말을 공감하게 된다.

 그러나 그 말을 다시 되돌아 보면 가장 향토적인 것이 가장 한국적일수 있는 것으로 이해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울산학춤은 가장 향토적인 예술이요, 가장 울산적인 격조높은 춤이다.
 울산의 역사와 예술이 갖추어야 할 역사성, 이론성, 예술성을 울산사람의 손에 의해 다듬어진 말 그대로 토종인 것이다. 먼저 역사성을 보면 역사 있은지 울산 최초의 치소였던 계변성으로 신라 제52대 효공왕 5년(901년)에 학이 날아들어 고을이 영원히 번영하길 원하며 수록을 빌었다는 것이 경상도지리지에 기록되어 있다.

 다음은 이론성이다. 울산학춤을 소재로한 논문으로 이미 석사 8명과 박사 1명을 배출하고 있다. 예술성으로는 다른 지방의 학춤에 비해 뛰어나다고 정평이 나 있어 전국 각 지에서 전수를 희망하고 있다.
 이렇게 훌륭한 울산학춤을 연구 개발한 김성수선생도 빼어난 학춤의 율동미에다 실제 학 만이 갖는 몸짓등을 더 가미하여 더 나은 예술품으로 만들기 위해 학을 포함한 날짐승의 생태를 연구해 경북대에서 조류생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런 것 외에도 필자가 유난히 학춤을 내세우는 것은 학은 고고하면서 우아하며 길조(吉鳥)인 동시에 부(富)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고려 때 울산을 흥려부라 부른 것은 고려를 흥하게 하는 고을이라는 뜻이다. 그때만이 아니다 울산은 언제나 나라를 살찌게 하는 고을 이었다. 지금은 한국 최대의 산업도시로 국가에 이바지하고 있는 도시다.

 천년을 살며 영원히 부함을 상징하는 학이 하늘로부터 날아들었다는 전설 때문일까?
 울산학춤은 그래서 울산과는 안성맞춤인 예술인 것이다. 이 향토적인 값진 예술을 더 알차게 하기 위한 노력은 울산예술의 자존심이 걸린 것이다. 이왕이면 정명 육백년 울산을 알리는 행사를 통해서 울산학춤의 비상을 위한 심포지엄도 마련했으면 한다.

 또 울산학춤을 고이 보존하면서 갈고 닦고 있는 울산학춤보존회 김영미 회장이 학춤과 일반무용을 곁들인 발표회를 갖는다고 한다. 오는 3월29일 북구문화예술회관에서 갖게 되는 이 행사를 많은 시민들이 성원해 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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