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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주군 서생포 왜성을 찾은 시민들이 벚나무 아래 옹기종기모여 앉아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먹으며 소풍을 즐기고 있다.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계절의 변화는 우리의 일상이다. 하지만 봄은 왠지 특별하다. 따스한 봄날은 어디든지 햇살을 맞으며 만끽해야 할 것 같다.
 이를 즐기기 위한 특별함은 단연 벚꽃놀이다. 어쩌면 우리는 흐드러지게 핀 벚꽃을 보며 겨우내 묵혀뒀던 감성을 채우고 싶은지도 모른다.
 올해는 어디에서 벚꽃놀이를 즐겨볼까 하다 동구 대왕암공원을 찾았다.
 이제 막 꽃망울을 터뜨린 대왕암공원의 벚꽃을 보며 느꼈다. 일상 속 특별함은 가까이에 있었다는 것을.


진해 부럽지 않은 대왕암공원 벚꽃대궐
드라이브·라이딩에 그만인 주전 꽃터널
영남제일의 꽃놀이 명소로 꼽힌 작천정
울산 곳곳 이번 주말 연분홍 절정이룰 듯 

 대왕암공원의 벚꽃들은 아직 수줍어 모습을 감추고 있었다. 입구에서는 활짝 핀 작은 벚꽃나무를 발견할 수 있었지만 거대한 벚꽃터널을 기대하기엔 아직 이르다. 아마 이번 주말을 건너 4월 초가 되면 장관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재밌는 점은 지금의 벚꽃나무를 카메라에 담으면 또 다르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감질맛나게 활짝 핀 모습을 미리 보여주면서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걸까. 벚꽃나무길이 일자로 늘어져 있어 조금씩 핀 벚꽃들이 겹쳐보여 마치 만개한 것처럼 보인다. 본격적인 벚꽃놀이에 나서기 전 사진을 찍으며 약간의 설렘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대왕암공원 벤치에서 벚꽃과 개나리를 벗삼아 담소를 나누는 산책객들.

 대왕암공원 벚꽃길은 그리 길지 않다. 공원 입구에서부터 대왕암까지 약 1/3 정도가 벚꽃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도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곳이 대왕암공원이다. 벚꽃축제의 상징인 진해 군항제 부럽지 않다는 후문이 있을 정도다.
 

 3월 마지막 주 대왕암공원의 색은 '연노랑'으로 표현하고 싶다. 살짝 핀 흰 벚꽃과 한창 제 색을 뽐내는 노란 개나리가 어우러져 있었기 때문이다.
 벚꽃나무 아래에는 키 작은 개나리 덤불이 달콤한 봄을 노래하고 있었다. 또 그 아래에는 노란 수선화가 이제 막 꽃을 틔웠다.
 

 이날 샛노란 원복을 입은 유치원생 꼬마들도 대왕암공원을 찾았다. 쫄랑쫄랑 걸으며 선생님 뒤를 따르는 모습이 벚꽃나무와 개나리를 닮았다.
 울산에는 대왕암공원 외에도 벚꽃으로 특별한 봄을 맞이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동구 남목에서 주전으로 넘어 가는 옛길, 남구의 선암호수공원 산책길과 무거천 산책로, 중구의 학성공원과 울산MBC 문화동산, 태화동과 다운동 강변둔치 산책길, 울주의 작천정 진입로와 서생포 왜성주변이 잘 알려진 '봄맞이길'이다.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며 벚꽃을 감상할 수 있는 '척과천 벚꽃길'.
 
#중구 학성공원·MBC인근·척과천
중구 학성공원과 울산MBC 주위의 벚꽃 군락은 지금이 절정이다. 울산에서 오래 생활한 7080세대들에게 즐거운 소풍을 연상시키는 이곳은 봄마다 공원 전체가 벚꽃으로 하얗게 뒤덮여 장관을 이룬다. 중구 태화동에 자리한 태화강 십리대밭 불고기단지 앞에서부터 태화강과 척과천이 만나는 긴 산책길에도 벚꽃이 한창이다. 길가를 따라 늘어선 벚나무는 가지를 길게 늘어뜨리고 있어서 사진 찍기에도 좋다.
   
산책로를 따라 유채꽃과 어우러진 '선암호수공원 벚꽃길'.
 
#남구 삼호교·선암호수공원
남구 무거천 벚꽃길은 삼호동 주민센터에서 삼호5교~무거동경계~삼호2, 3, 4교~삼호본동 경로당~삼호 복개천으로 이어지는 2.4km 구간이다. 둑길 양쪽으로 심어져 있는 370여 그루의 벚나무는 벌써 꽃망울을 터뜨려 절정을 이루고 있다. 산책로를 따라 심어진 아이비, 연산홍 등의 꽃들도 벚꽃길과 잘 어우러진다.
 산책길을 따라 터널을 이루고 있는 선암호수공원도 이번 주말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꼬불꼬불 옛 주전 고갯길을 따라 꽃 터널을 이룬 '주전 벚꽃길'.
 
#동구 대왕암공원·주전
동구엔 대왕암공원과 함께 주전 벚꽃 길이 압권이다. 주전 벚꽃은 남목 쇠평마을에서 주전바닷가에 이르는 옛 주전 고갯길(약 4km)에서 절정을 이룬다. 남목에서 주전으로 곧장가는 길이 생기면서 자전거 라이딩을 즐기거나 가족들과 함께 운동 삼아 산책하기에 맞춤이다. 이곳의 벚꽃은 다른 지역보다 늦어 이제 겨우 꽃망울이 올랐다. 다음 주 본격적으로 피기 시작해 주말쯤이면 장대한 꽃 터널을 선사할 것 같다. 
 
#북구 현대차 사택 도로변
북구 양정동에 위치한 현대차 울산공장 사택 벚꽃길은 1.5km의 사택 도로변을 중심으로 40~50년생 벚나무 500여 그루가 조성돼 있다. 특히 이곳은 야간에도 밤 벚꽃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모든 벚나무에 조명등이 설치돼 있어 야간 산책을 즐기는 가족, 연인들에게는 멋진 데이트 장소다.
 
#울주 작천정·서생포 왜성
울주군 삼남면 교동리 작수천변에 조성된 작천정 벚꽃길 1km구간은 영남 제일의 벚꽃터널로 손꼽히는 곳이다. 수령이 150년 이상 된 벚나무들이 긴 터널을 이루고 있어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특히 밤이면 야간 조명등이 빛을 비춰 벚꽃길의 운치를 더한다.
 서생면 서생포왜성에도 지금 벚꽃이 한창이다. 서생포 왜성은 1593년(선조 26) 왜군이 남해안까지 쫓겨와서 지구전을 펴기 위하여 왜장 가토(加藤淸正) 등이 축성한 것이다.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지만 성을 휘감고 있는 벚꽃 군락을 보면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김은혜기자 ryusori3@
   
서생포 왜성을 휘감고 있는 벚꽃 군락. 소풍을 온 어린들이 자리를 잡고 저마다의 경치를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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