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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스리랑카에서 온 스물여덟살 쿠무두입니다.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일하고 있는 남편 수넷을 따라 한국에서 생활한지도 3년이 지났습니다.
 남편이 6년전 먼저 한국에서 생활을 하고 있어서 한국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을 가지다가 3년전 남편과 결혼 후 울산에서 생활하는 새내기 신부이기도 하고요. 또한 울산대학교 아동복지학과에 진학해서 현재 4학년에 재학중인 대학생이기도 합니다.
 

 한국에 처음 왔을때는 한국이 정말 아름다운 나라이고 한국 사람들도 참 친절하고 좋은 사람들고 살기가 너무 좋다는 생각으로 생활을 했는데요, 그런 저에게 어느날 큰 시련이 닥쳤습니다.
 작년 여름 남편과 저 사이에 세쌍둥이가 생겨서 하늘이 주신 선물을 어떻게 키우느냐 행복한 고민만 하던 중 그만 유산이 되고 말았습니다.
 평소 저희 스리랑카 근로자들에게 무상으로 한글 공부며 이것저것 마다하지 않고 도와주시던 신미현 선생님이 병원비며 제 산후조리며 돌봐주시던 중 추석이었습니다.
 울산남부경찰서 외사계에서 경찰관들이 우리 숙소를 방문해서 위로금과 한가위 선물을 건네 주셨는데요. 저는 처음 이분들을 만나면서 이방인인 저희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대해 주신다는 것을 진심으로 느낄 수 있어서 마치 가족이 생긴 것 같은 느낌으로 한국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저의 남편은 현대중공업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울산대학교에서 아동복지과에 다니면서 공부를 하기 때문에 한국어를 다른 근로자들보다 조금 잘하는 편이어서 매주 일요일 남구장애인농구협회 사무실을 빌려서 한글공부를 가르치는데 통역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공부를 하러온 근로자들이 선생님과 저에게 회사에서 문제가 있으면 얘기를 합니다.
 한국은 아직 외국인근로자에게 일만 시키지 인간적으로 대해주지 않는 점이 많아 속상한 일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런 일이 생기면 출입국관리소나 노동부에 일이 있으면 함께 가서 통역을 해주기도 하지만 오랜 시간 기다리고 또 한국 법을 잘 몰라 생기는 일인데 우리 외국인 근로자가 책임을 져야한다는 말을 듣고 힘들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한국사람들이 우리 외국인근로자에게 좋게 대해주는데요, 하지만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외국인근로자들이 한국어를 못하면 마음 편하게 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한국어를 알지 못한다고 해서 나쁜 말을 듣게 되니까요.
 그래서 선생님에게 한글을 매주 배우고 있지만 국가에서 한글 교육 지원을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가지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울산에 사는 우리 스리랑카 사람들에게 아주 기쁜일이 생겼습니다. 올해 우리 스리랑카 근로자 250명이 모여 한랑카협회란 것을 만들었구요.
 우리 회원들이 울산남부경찰서 외사계에서 만든 외국인자율순찰대에 참가를 하고 한달에 두 번에서 세 번 경찰관들과 함께 야간순찰을 돌면서 봉사활동을 합니다. 그리고 스리랑카 전통춤 그룹을 만들어 올해 4월달 고래축제와 5월달 세계인의 날 축제에 참가해서 스리랑카 전통춤 퍼레이드 및 공연도 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5월 19일에는 울산지역 스리랑카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랑카축제도 개최해서 한국사람들에게 우리 스리랑카의 문화를 보여주기 위해 매주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스리랑카와 음식과 날씨, 언어, 문화가 너무나 다릅니다. 심지어 피부색깔도 너무나 다릅니다. 하지만 저는 한국사람들이 우리들을 다른 나라 사람으로 보지 않고 한국에서 같이 사는 이웃이라고 생각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스리랑카 근로자들이 한국에서 한국어도 열심히 배우고 회사에서 일도 열심히 해서 울산에서 외국인근로자 중 제일이라는 말을 듣도록 우선 저부터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가족이 생겼다는 행복한 마음을 가지게 해준 신미현 선생님, 장애인농구협회 단장님 그리고 울산남부경찰서 외사계 경찰관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비록 얼굴 색깔이 다르더라도 길거리에서 스리랑카 사람들을 만나면 항상 웃으면서 "반갑습니다"하고 인사했으면 좋겠습니다. 대한민국, 울산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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