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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선미
#작가소개
1963년 충청남도 홍성에서 태어났다. 1995년 단편 <구슬아, 구슬아>로 아동문학평론 신인문학상을, 중편 <마음에 심는 꽃>으로 농민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했다.


 1997년에는 제1회 탐라문학상 동화 부문을 수상했고, 대표작으로 <마당을 나온 암탉>이 있다. 그 외 작품으로 <나쁜 어린이표>, <까치우는 아침>, <내 푸른 자전거>, <여름 나무>, <앵초의 노란 집>, <샘마을 몽당깨비>, <목걸이 열쇠>, <소리 없는 아이들> 등의 동화를 썼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 학교에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혼자 캄캄해질 때까지 학교에 남아 동화책을 읽곤 했던 그의 글은, 발랄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글을 써나가는 다른 90년대 여성작가들과 달리 깊은 주제 의식을 담고 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대표적 예. 근대·문명을 상징하는 '마당'과 탈근대·자연을 상징하는 저수지를 배경으로, 암탉 잎싹의 자유를 향한 의지와 아름다운 모성애를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에피소드
아동문학에서 황 작가만큼 밀리언셀러 작가를 찾긴 쉽지 않다.


 그의 대표작 <마당을 나온 암탉>과 <나쁜 어린이표>가 지난 2011년 동시에 100만 부를 돌파했다. 고(故) 권정생 선생의 <강아지똥>이 2010년 아동 그림책 처음으로 100만 부를, 동화책으론 역시 권정생의 <몽실언니>가 100만 부를 넘긴 정도에 비견할 때 황선미 이름 석 자는 아동출판에서 하나의 보증수표다.
 무엇이 그를 이렇게 인기있는 못 말리는 이야기꾼으로 만들었을까.


 황 작가는 최근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아동문학에 맞는 작가의 자질이 따로 있을까'란 질문에 이런 대답을 했다.


 "제 경우에 비추어 짐작해 보자면 유아기·아동기의 잔상이 유난히 많은 사람이 아동문학을 하는 것 같아요. 일종의 트라우마(정신적 외상)죠. 그런 잔상을 못 떠나보내는 경우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그런 식의 말법으로 더 많이 작용하는 게 아닐까 싶네요"


 그의 이런 얘기는 실제 최근 펴낸 자전적 소설 <바람이 사는 꺽다리집>에서 일부 확인할 수 있다. 작품을 관통하는 건 지독한 가난이다.


 주인공 연재네는 외삼촌 때문에 고향집을 잃고 평택의 객사리 마을 친척집 방 한 칸을 차지하고 지낸다. 연재는 생선장사에 나선 엄마 대신 동생을 보느라 소풍도 갈 수 없는 처지다. 점차 궁지에 몰린 연재는 고슴도치마냥 가시를 세운다. 연재가 작가의 분신임을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다. 실제로 그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중학교에 가지 못하고 검정고시로 고교에 진학했다.


 황 작가는 또 그동안 베스트셀러 25종, 스테디셀러 10종을 펴낸 저력에 대해선 "소설은 초등학생부터 노인까지 다 보지만 아동문학은 아이들에게 국한된 편이라 100만 부 되는데 10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그래도 보편성과 휴머니즘 때문에 대상을 넘어서 시간이 조금 지나서도 살아남은 게 아닌가 싶어요. 동물이건 사물이건 결국 모든 건 삶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는 거죠"라고 답했다.


   
▲ 열한살의 가방
#최근 인기작
가정은 아이들에게 가장 근본적으로 중요한 문제임을 보여주는 장편동화다. 친부모와 함께 살 수 없어 위탁가정에서 성장하는 열 살 소년 '믿음이'의 일상을 통해 우리 사회의 소외된 아픔이자 희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믿음이는 도우미 아줌마까지 있는 좋은 집에서 승마, 골프, 그리고 원어민 영어회화까지 배우며 넉넉하게 생활한다.


 하지만 믿음이가 마음을 터놓는 상대는 떨어진 담요에다가, 낡은 곰 인형뿐이다. 태어날 때부터 친부모도 모른 채 보육원에 맡겨진 믿음이에게 지금 사는 집은 두 번째 위탁가정이다.


 믿음이에게 '디자인 아줌마'라고 불리는 두 번째 위탁엄마는 사명감을 가지고 위탁아동을 양육하기로 결심했지만 그의 마음을 어루만지면서 상처를 보듬는 것에는 서툴다. 어느 날 믿음이는 튼튼한 바퀴뿐 아니라, 자물쇠가 달린 바둑무늬 여행 가방을 선물받는데….


 책은 또 후반에 '가정위탁제도'에 대한 이해를 도우며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킨다. 또 위탁가정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하지만 여전히 불안감과 외로움을 느끼며 성장통을 겪는 아이들에게는 정체성이나 자존감을 상실하지 않도록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치유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김주영기자 uskjy@

※'울산시민이 사랑한 작가'는 반디앤루니스 울산점이 울산 시민들이 구입한 서적의 판매량 등을 토대로 산출한 순위를 참고해 시민들에게 인기있는 작가 위주로 선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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