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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통사고치고 안타깝지 않은 현장이 없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얼마든지 사고를 면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후회를 하면서도, 항상 되풀이되는 것이 교통사고다. 특히 18일 아침 등굣길에 있었던 참변은 우리를 더욱 절망케 했다. 차량 대 차량 간의 충격은 일정부분 완충지역이라도 있지만 차량과 사람의 충돌에는 일방적인 피해만 있을 뿐이다. 이날 사고도 신호를 무시한 채 과속으로 달리던 차량이 급커브를 돌다 연쇄추돌사고를 내고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학생을 덮쳤다. 이 사고로 이모(18)군은 그 자리에서 숨졌고 함께 있었던 학생들도 중경상을 입었다. 더욱이 숨진 이군은 실업계고교 3학년으로 교내 만화동아리 부장을 맡는 등 모범적으로 생활했으며, 최근에는 모 지방 명문대학에 수시 합격해 진학을 기다리고 있던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한층 안타깝게 하고 있다. 숨진 이군의 부모로서는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아닐 수 없다. 아침에 밥 잘 먹고 학교 다녀오겠다고 나간 아들이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으니 억장이 넘어지고도 남을 일이다. 그런데도 이런 불의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교통안전망 관리에 허술했다는 것이 이번 사고에서도 여지없이 지적되고 있다.
 이날 사고가 난 지점은 지난 1월 개통된 오토밸리로 1공구와 염포로가 직각으로 만나는 지점이라 평소에도 과속차량이 직각으로 회전하면서 아찔한 장면을 연출해 오던 지역으로 밝혀졌다.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들은 상태가 이런데도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고 방관하고 있던 관계당국에 먼저 분통을 터뜨렸다. 사고 위험이 있다면 마땅히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를 사고에 대비해야 옳았다. 직각인데다 평소의 차량운행이 많지 않았다면 일차 과속방지턱으로 차량 속도를 제어하고, 사고위험지역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단속카메라를 설치함으로써 운전자들에게 경각심을 갖도록 했어야 했다. 그런데도 관할기관에서는 이를 차일피일하다 이런 끔찍한 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현장조사가 앞으로 더 진행되어봐야 정확한 원인을 알겠지만 운전자의 부주의 못지않게 우리사회 전체의 책임도 이번 사고를 통해 통감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신설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도로는 어디고 사고다발 위험지역이다. 때문에 이들 위험성이 높은 지역에는 보다 세밀하고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것만이 이날과 같은 희생자를 단 하나라도 줄일 수 있는 길이다. 더욱이 지방화시대를 맞아 각 지자체가 도로율 제고에 경쟁적으로 뛰어들면서 사고위험지역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대형교통사고 위험성도 어느 때보다 높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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