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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원 내 장미원에는 활짝 핀 수십여종의 장미가 한창이다.
봄과 여름 사이. 사방이 온통 초록으로 변하는 계절이다. 도심에는 이미 뜨거운 여름이 찾아왔다. 한낮 내리쬐는 햇살이 따갑고 이마에 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이대로 여름을 맞이하기엔 아쉽다. 순간처럼 지나간 봄을 좀 더 즐기고 싶다면 자연으로 돌아가자. 울산 동구에 자리잡은 울산테마식물수목원은 자연 본연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지금은 특히 매혹적인 오색빛깔 장미가 한창이다.
 여유를 즐기고 싶은 어느 날의 오전. 그러기에는 눈부신 햇살이 과하게 비췄다. 동구 염포삼거리에서 남목1동사무소를 지나 주전바닷가쪽으로 가다보면 쇠평마을로 들어서는 좌회전 길을 만난다. 여기까지는 시원한 나무 그늘을 기대할 수 없다.

5만여㎡에 장미·허브원 등 20가지 테마 조성
식물 1,500여종·파충류·조류 한곳에서 감상
토피어리·화분만들기 등 각종 체험도 골고루
가족 소풍·아이들 자연생태학습장으로 제격

 


 하지만 쇠평마을 방면으로 들어서는 순간 생각은 바뀐다. 깔끔하게 포장된 도로는 아니지만 길가에 우뚝 솟은 나무들이 조그만 터널을 조성했다. 나뭇잎 사이사이로 비치는 햇빛이 이제는 반갑다. 도로 아래로 비친 그림자만 봐도 괜스레 행복해진다. 차량 오디오에서는 마침 딱 어울리는 음악이 흘러나왔다. 키쿠지로의 여름이라고 밝고 경쾌한 피아노곡이다. 어느새 수목원 입구로 들어섰다. 구 도로 곳곳에는 수목원으로 진입할 수 있는 안내판이 설치돼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울산테마식물수목원 휴게실.

#동구 동부동 산155-1번지에 자리
지난 2004년 8월 개장한 이곳은 전체 5만1,159㎡ 규모에다 유실수원을 비롯해 장미원, 단풍원, 무궁화원, 활영수원, 한반도테마정원(수생식물원), 체험동물원, 허브원, 관목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다 어린이놀이터를 갖춘 잔디광장, 암각화폭포원, 조각공원, 침엽수원, 화목원, 배롱나무원, 산림욕장, 전시온실 등 20여가지의 테마로 꾸며져 있다.
 테마식물원에는 교목류 250여종, 관목류 350여종, 초화류 600여종, 야생화 및 기타 300여종 등 1,500여종 이상의 식물과 수십종의 파충류, 조류 등으로 조성되어 있는 자연생태학습장으로 손색이 없다.
 이 날은 평일이라 나들이 온 사람을 찾아 볼 수 없었지만 사람을 반겨주는 새들의 지저귐은 그 어느 날보다 경쾌했다. 덕분에 잘 꾸며진 야외정원에 온 기분이었다. 
 
   
파충류체험학습장.

 그 무엇보다 사람의 눈을 이끌게 하는 곳은 장미원이다. 입구의 유실수원을 지나면 장미원이 나오는데 분홍빛 장미 터널이 입구를 장식했다. 인공적인듯 하면서 자연스럽게 꽃을 피운 장미터널은 누구든지 사진을 마구 찍게 만드는 곳이다.
 붉고 희며 노랗고 수줍게 핀 장미원의 중심에서 한 만화영화가 생각났다. 어릴적 봤던 베르사유의 장미다. 그 당시 베르사유 정원의 장미가 참 아름다워 보여서 친구들끼리 가상 놀이를 하며 귀부인 흉내를 낸 적이 있다. 딱 그 동심이었다. 원 안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분위기에 맞춰 품격있는 클래식 음악이 흘러 나온다. 장미라는 꽃은 동심과 여심을 마구 흔드는 매혹적인 존재다.


#10월까지 오전 9시~오후 6시 개방

장미원을 지나 단풍원과 무궁화원, 활영수원 등을 거치면 한반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수생식물원인 한반도테마정원인데 우리나라 지도를 수생식물과 나무로 표현해 놓은 곳이다.
 한반도테마정원은 한반도 지도를 입체 모형화해서 전국 시도별 나무와 꽃을 관찰 할 수 있도록 조성, 현장 학습장으로 활용하는 테마정원이다. 또 암각화 폭포원은 울산을 대표하는 국보인 반구대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을 탁본으로 제작해 학습교육과 휴식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어린이놀이터.

 그 바로 앞에는 체험학습장이 자리했다. 야생닭과 강아지, 앵무새, 뱀 등 어린이들이 책에서만 볼 수 있었던 동물과 파충류를 이 곳에서 한 눈에 볼 수 있다.
 앵무새들은 아이들에게 인기만점이다. 조용히 우리 안에 있다가도 사람이 지나가기만 하면 나 좀 봐달라며 소리를 낸다. 처음에는 적대감을 표시하는 줄 알았는데 안녕하고 인사하니 새들도 짹짹 울어댄다. 카메라 렌즈를 들이대며 자신들의 모습을 촬영하니 포즈까지 취해준다. 똘똘한 앵무새들은 입구에 자리하고 있어 방문하는 사람을 기쁘게 만드는 체험학습관의 마스코트다.
 특히 체험활동으로 직접 만져보고 느낄 수 있는 체험동물원, 이끼를 주재료로 만드는 토피어리교실, 다양한 식물을 직접 식재해 볼 수 있는 화분꾸미기, 천연비누 만들기 등 다양한 학습장도 골고루 갖추고 있다.


#인터넷 예약시 입장료 30% 할인
출구쪽에 위치한 전시온실은 아열대식물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온도·습도·광선을 조절해 수목이나 식물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열대와 아열대 식물을 보호하고 육성해서 교육전시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온대를 대표하는 바나나와 화려한 부겐베리아꽃, 이끼를 주재료로 만든 살아 숨쉬는 실내용 소품 모스토피어리 등 연중 다양한 수종으로 전시온실을 조성했다.
 이외에도 울창한 숲 속에서 나무의 향기와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호흡하면서 피로에 지친 심신의 활력을 되찾을 수 산림욕장도 갖추고 있다.
 

 테마식물원은 3~10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11월부터 2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장한다.
 입장료는 일반관람의 경우 어른 7,000원, 청소년 5,000원, 어린이 3,000원이다. 단체관람은 어른 4,900원, 청소년 3,500원, 어린이 2,100원이다.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하면 입장료를 30% 할인받을 수 있다.
 수목원 주변에는 정자와 주전 바닷가, 봉대산 공원, 주전봉수대, 일산해수욕장, 대왕암공원 등 동구의 대표적인 명소가 있어 하루 나들이를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싶다면 121번, 411번을 타고 쇠평마을에서 하차한 뒤 약 15분 정도 걸으면 된다. 글·사진=김은혜기자 ryusori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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