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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소개
1973년 출생.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한 작가는 대학원 시절 답사의 매력에 빠져 기업체에 여행 칼럼을 기고하면서 글쓰기를 시작했다. 이후 프리랜서 사보 기자와 방송국 모니터를 거쳐 한국방송작가협회에서 드라마를 공부했다.


 여행과 영화 보기가 취미이고, 틈틈이 세밀화로 물고기나 식물 그리는 것을 즐기며 햇살 좋은 날 도서관에서 빈둥거리는 시간을 행복해 한다. 첫 장편동화인 <으랏차차 뚱보 클럽>으로 제19회 황금도깨비상을 수상했다.
 
#에피소드
"뚱뚱한 친구도 있고, 잘 어울리지 못하는 친구도 있습니다. 나와 다른 친구들을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봐달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최근 <으랏차차 뚱보클럽>을 펴낸 전현정(40) 작가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유치원 때부터 외모를 고민하는데 외모 때문에 움츠러드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게 마음 아팠다"고 말했다.


 "딸과 함께 병원에 갔는데 거식증에 걸려 걷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마른 초등생 여자 아이를 봤습니다. 충격이었습니다. 아이들의 세계는 어른 세계의 축소판입니다. 외모 때문에 상처받는 아이들을 계속 이렇게 바라보기만 해야 하나 안타까웠습니다"


 그의 소설속 주인공 은찬이는 뚱뚱하다고 놀림을 받아도 절대 기죽지 않는다. 오히려 "뚱뚱한 게 뭐 어때서"라며 당당하다. 살을 빼라고 잔소리하는 엄마에게도 되레 엄마보다 더 어른 같은 말을 한다. "엄마는 내가 뚱뚱한 게 창피해? 나는 내 몸이 부끄럽지 않아. 몸이 뚱뚱하다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고 병을 옮기는 것도 아니잖아. 그냥 몸무게만 조금 더 나갈 뿐이라고"(102쪽)


 작가는 "난 앞으로도 쭉 행복한 뚱보로 살고 싶다"는 은찬이를 통해 세상을 향해 긍정의 에너지를 뿜어낸다.


 "비만은 겉으로 드러난 이야기의 소재이고 본질적으로 말하고 싶었던 것은 다양성을 인정하자는 것입니다. 외모뿐 아니라 생각 등에서 나와 다른 친구들을 인정하고 '옳다 그르다'를 떠나 그 자체로 봐달란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은찬이가 자기 꿈을 찾아가는 것을 보면서 엄마도 변해갑니다"


 '다름을 인정하자'는 것은 저자 자신이 세상을 향해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 이사를 자주 다녀 친구를 제대로 사귈 기회가 없었습니다. 지금으로 치면 '은따'였는데 저도 은찬이처럼 꽁해 있지 않았습니다"


 이 작품은 작가 본인에게 상을 받은 것 이상의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초등학교 2학년 딸을 위해 쓴 작품이기 때문이다.


 "평소 책을 읽고 독서록을 쓰는 것을 힘들어하는 딸에게 동기 부여를 해줄 게 없을까 고민하던 중 독서록을 쓰면 엄마가 읽을 만한 이야기를 써보겠다고 딸에게 덜컥 약속했습니다. 딸과의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썼는데 이렇게 상까지 받게 됐습니다. 아이들의 세계를 들여다보기 힘들 때 딸이 좋은 취재원이 되어주었습니다. 딸과 호흡할 수 있는 동화를 계속 쓰고 싶습니다"


 "꼬챙이에 꿰인 닭튀김 조각들이 쏙쏙 입속으로 빨려 들어가듯 내 앞으로 딸려와 맥없이 고꾸라지는 아이들" 같은 속도감 있고 유머러스한 문장이 읽는 맛을 더한다.


   
 
#최근 인기작
출판사 비룡소가 뛰어난 신인 작가에게 주는 19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인 '으랏차차 뚱보클럽'은 뚱뚱한 자신의 모습을 긍정하며 꿈을 키워가는 은찬이의 이야기를 통해 비만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통쾌하게 하이킥을 날리는 내용이다.


 초등학교 5학년 은찬이의 별명은 '십인분'이다. 키 159cm에 몸무게는 79kg. 햄버거는 큰 걸로 세 개가 기본. 몇 끼 굶었다 싶을 땐 삼겹살 십인분은 먹어야 '배가 좀 차는' 은찬이는 학교에서 은찬이라는 이름보다 십인분으로 더 잘 통한다.


 뚱뚱한 몸매로 '비만 전문 모델'인 엄마는 이런 아들이 걱정이다. 은찬이를 비만 교실에 보내고 줄넘기 천 번 뛰기도 시켜보지만 은찬이의 먹성은 여전하다. 역도를 하면 살을 빼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들은 은찬이는 역도부에 들어가게 되고 역도의 매력에 빠지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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