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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 남목에서 주전으로 넘어가는 길이 새로 뚫렸습니다. 하지만 시간에 쫓기지 않는다면 쇠평 마을을 거쳐 가는 옛길을 권합니다. 장마의 초입에 든 지금 옛길은 녹음이 절정입니다. 짙푸른 녹음 속에서 맞는 장맛비는 사뭇 다릅니다. 골짜기를 부딪쳐 들리는 빗소리는 자연이 빚는 오케스트라 연주입니다. 주전앞바다 하늘에 깔린 장마구름도 오케스트라 무대로는 그만입니다. 옛길을 내려가다 보면 주전 바다가 와락 안길 듯합니다. 때론 거친 파도가 마을을 삼킬 듯합니다. 하지만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주전 바닷가 곳곳엔 마을을 지켜주는 할배, 할매들이 떡하니 버티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주말 우산하나 챙겨들고 주전마을을 찾아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글=강정원기자 mikang@·사진=유은경기자 usyek@

   
▲ 사을들이라는 넓은 들을 끼고 있던 주전 번덕 마을 제당터를 지키고 있는 400년 수령의 곰솔. 농업이 가장 흥성했던 이 마을을지키는 제당엔 육지의 들을 관장했다고 믿은 할배신을 모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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