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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씨 40도를 오르내리는 유래 없는 폭염과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때 아닌 산불이 발생하여 산림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8월 들어서만 전국에서 6건의 산불이 발생하고 1.5ha의 산림이 소실되었으며 17~18일 주말에만 3건의 산불이 발생하였고, 경주에서는 폐농지에서 쓰레기소각을 하다 농지일부가 불에 타는 화재가 발생했다. 발생초기 신속한 진화로 산림피해는 없었지만 불볕더위와 화마의 열기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구슬땀을 흘리면서 진화작업을 해야 했다.

 무더위 폭염 속에 비가 오지 않아 산림내의 지표가 바짝 메마르고 있어, 여름철 이라고 산불로부터 안전한 계절이 되지 못하고 있다. 금년 여름 특히 남부지방은 마른장마가 계속되어 강수량이 부족하고 고온 건조한 관계로 산불이 일어나기 쉬운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우리는 불과 몇 달 전인 금년 3월 포항, 울주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 산불로 인해 인명피해는 물론 가옥 53채 소실과 350ha가 넘는 산림소실 등 물적 피해 등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모두 인적요인으로 인해 발생 하였는데, 이는 일어나지 않아도 될 재난이 계속되고 있다는 현실을 돌이켜 보아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지구촌 곳곳에서도 여름 산불이 발생하여 많은 산림이 소실되는 등 산불재난이 잇따르고 있다. 8.18 미국 북서부 아이다호 주에 거대한 산불이 발생하여 이틀째 여의도 면적의 45배 372㎢의 면적을 태우고 있고, 8월 7일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집 15채를 태우고 주민과 소방대원 등이 많은 수가 다치고 3000명의 이재민이 발생하였으며 여의도 면적의 5배에 달하는(20㎢)의 면적을 태우고 3일만에야 진화할 수 있었다.

 지난 7월에도 캘리포니아 휴양도시 팜스프링스 인근에서 산불이 발생하여 4일간 산불이 지속되어 주민 6천여 명이 대피하고 산림소실 면적만 해도 90㎢로 여의도 면적의 10배나 되었다고 보도된바 있다.

 한번 산불로 잃어버린 산림을 다시 복구하는 데는 적어도 50년에서 100여년의 세월이 소요된다. 하물며 되돌릴 수 없는 인적손실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 등 우리 앞에 현실로 다가오는 환경변화를 직시하고 산불재난 예방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나라의 산림녹화 역사를 기억한다면 더욱 그렇다.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겪으면서 완전히 황폐화된 산림을 온 국민의 피와 땀으로써 오늘의 푸른 녹음을 이룩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1960년대 UN은 "한국은 산림의 황폐화가 고질적이라 도저히 어찌할 수 없다"고 했었다.

 그러나 70~80년대 정말 숨 막힐 정도의 녹화에 대한 열망과 노력 끝에 "한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산림 복구에 성공한 유일한 국가"라는 평이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보고서에 담기게 되었고, 세계 환경정책 분야의 석학인 레스터 브라운은 "한국의 산림녹화는 세계적 성공작"이라며 유래가 없는 모범사례로 인정하는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된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이러한 우리나라의 녹화 성공기술은 이제 동남아, 중국, 몽골 등 많은 지역에 종묘·육림기술 전수, 사막화 방지를 위한 조림기술 전수 등의 일환으로 세계 각국에 수출되고 있다. 2010년도 10월 'UN사막화방지협약 세계총회'개최를 유치한 것도 우리의 산림녹화 성공사례가 있기 때문에 UN회의 개최가 가능했다. 이처럼 세계 산림환경 관련 주요회의 유치와 같이 다양한 활동이 수반되는 등 그동안의 산림녹화 노력이 여러 방면에서 결실을 맺고 있다.

 이와 같이 각고의 노력 끝에 얻어진 푸르른 산림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리는 일은 없도록 해야겠다. 세계적으로는 한해에 한반도 면적 이상의 땅이 사막으로 변해간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지구 온난화로 사막화 가속에 따른 산림면적 축소 등 심각해져 가는 상황을 조금이나마 완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무더운 여름 비가오지 않아 산림내의 지표가 바짝 메마른 상태에서 피서를 위해 찾아간 산과 계곡에서의 불법 취사행위가 비일비재하게 성행하고 있는 지금 여름이라고 산불에 대한 경각심을 잊어버린다면 소중한 산림을 태워버리고 후회하게 된다. 산불은 우리 모두의 관심과 노력을 통해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다. 항시 여름이라고 산불에 대한 경각심을 늦추어서는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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