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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를 여는 시]다시는 그때 그 자리
2013년 09월 15일 (일) 20:26:55 울산신문 webmaster@ulsanpress.net
   
▲ 김명은

샛노란 노을이 산을 뒤덮고 있다
능선을 감고 돌아가는 산자락
등뼈를 곧추세워 천 년 은행나무를 쳐다본다
 
겨울새가 돌아오기 전이었다
열매들이 쏟아져 내려 은행잎 속에 파묻히던 때
 
부드러운 카페의 조명 밑에서 어둠이 들어있는
두 잔의 블랙러시안과 은행알이 담긴 접시와
당신과 내가 놓여있었다
 
당신 말에서는 은행냄새가 나기 시작했고
우리, 군더더기 없이 헤어지자
나를 빠져나오려고 안간힘을 쓰는
당신이 무수히 밟혔다 세상이 노랬다
 
나의 침묵을 듣고 있던 나무의 침묵이
잎이 없는 나의 기억을 관통하고 있었다
 
고생대부터 빙하기를 거쳐
지금을 견디고 있는 나무의 거대한 관절
나의 통증으로 흘러들던 천 년의 울음소리

벤치에 단정히 쌓여 기억을 넘기는
은행잎의 손끝이 가지런하다 가늘다

■ 바람의 체온이 떨어지면 은행잎은 노랗게 물들 것이다. 이별이다. 슬픔이 번져 눈물로 통증을 관통할 것이다. 안전지대는 없다. 무수히 밟히는 당신과 나, 너와 우리는 사랑이었다. ※약력-전남 해남 출생. 2008년 시와시학 등단. msmj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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