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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소개

   
오소희 작가와 그의 아들 중빈이.

197년 서울 출생.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광고회사를 두루 거쳤으나, 한 번도 삶에 안착하지 못하다 20대 후반, 계룡산 자락에 3년간 정주하며 자연을 알게 되고 아이를 낳아 유년을 두 번 살면서 비로소 삶에 닻을 내렸다. 아들과 여행을 다녀올 때마다 그 이야기들을 책으로 펴내며 여행작가로 등단했다.
 

 '오소희'라는 이름을 세상에 알린 건 기저귀를 갓 뗀 세 살 아들과 떠난 터키배낭기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겠지>라는 에세이. 이 책 한 권으로 그는 많은 엄마들의 로망이 됐고 세간에 이름이 오르내리게 됐다. 이후 라오스와 아프리카를 아들과 여행하며 에세이 <욕망이 멈추는 곳 라오스>, <하쿠나 마타타 우리 같이 춤출래>를 썼고 올해 1월에는 남미여행기를 담은 <그러므로 떠남은 언제나 옳다>, <안아라 내일은 없는 것 처럼>을 냈다.
 

 그가 태어나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어떻게 세 살 아이와 배낭여행을 떠날 결심을 했느냐'는 것. 평범한 엄마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자 감히 욕심낼 수 없는 사치다. 그러나 그의 첫 번째 여행은 지금 나에게 새로운 게 필요하다라는 마음의 소리를 외면하지 않고 실천한 것이었다. 아이가 세 살이 되니 인생이 되돌아봐지더란다. 어떤 사람은 '엄마와 함께 배낭여행을 하기에 아이가 너무 어리지 않았느냐'고 말하지만 어린이가 여행을 하기에 적당한 나이는 정답이 없다. 물론 아이가 클수록 여행의 속도가 붙고 여정은 수월해지겠지만 그때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었다. 행복은 유예할 수 없으니까.
 

#에피소드
콜롬비아에서 만났던 엄마들의 행복은 다른 모습이었다. 해질 무렵 아이를 데리고 집에서 나온 엄마들은 하나 둘 동네 놀이터에 모였다. 놀이터 가운데 움푹 파인 모래밭에서 아이들을 놀게 하고 남편을 기다렸다. 그리고 주변 시선에 상관없이 퇴근해 돌아온 남편과 놀이터에서 열정적인 키스를 나누었다. 이 여인들의 인생목표는 딱 하나, '오늘치의 행복을 오늘 느끼는 것'. 내일을 위해 오늘의 행복을 유예하지 않는다.
 

   남미 여자들은 아이를 낳았다고 행복의 기준이 바뀌는 게 아님을 분명하게 알려주었다. 아이에게 당당히 너를 위해 나를 희생하지 않는다. 내 행복을 통해 너도 행복하게 해준다는 게 그녀들의 태도다. 그녀들은 아이만 바라보지 않고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도 기꺼이 노력한다. 오소희 씨가 엄마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 또한 '자신을 희생하지 말고 엄마가 행복해지라'는 것이다. 행복감에 젖어 자주 웃고 다정한 엄마 밑에서 자란 아이가 행복해지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라오스에서 만난 한 가족은 그에게 평생 잊지 못할 인상을 남겼다. 각종 짐더미로 발 디딜 틈 없는 버스 바닥, 운전사 외에 차장 두 명이 있었는데 부부 사이였고 돌이 안 된 사내가이가 있었다. 아빠는 차를 고치거나 짐을 싣는 일을 하고 엄마는 차비를 걷었다. 엄마는 돈을 세면서 동시에 아이를 어르고 과자를 주거나 노래를 불러주었다. 버스가 출발하고 아이가 크게 울어대니 이번에는 아빠가 아기를 번쩍 안았다. 그렇게 버스가 달리는 3~4시간 동안 아이는 쉬지 않고 칭얼거리다가 울어댔다.
 

   엄마라면 충분히 이성을 잃을만큼 긴 시간이었지만 그들 부부는 시종일관 다정한 표정과 목소리로 흔쾌히 아이를 주거니 받거니 했다. 그렇게 행복은 물질이 아니라 마음에 달려있다는 사실을 여행지에서 만난 수 많은 엄마들에게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인기작 -  <안아라 내일은 없는 것처럼> <그러므로 떠남은 언제나 옳다>

   
남미 여행기 <안아라 내일은 없는 것처럼>, <그러므로 떠남은 언제나 옳다> 세트. (출처: 예스 24)

행복을 미루지 않는 라티노들의 삶 담은 여행기

올해 발표한 여행서 두 권 <안아라 내일은 없는 것처럼>, <그러므로 떠남은 언제나 옳다>는  지난 2010년 여름 아들 중빈이와 함께 세 달 동안 페루와 볼리비아, 브라질, 콜림비아 등 남아메리카의 6개국을 여행한 나날을 섬세하고 깊은 울림으로 담아 냈다.
 

 남미 여행기 1부를 담은 <안아라 내일은 없는 것처럼>은 우리와는 정반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내일을 위해 오늘의 행복을 미루지 않는 라티노들의 삶의 방식을 보면서 우리의 행복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마련하며,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남미 침략과 지금까지도 남미대륙에서 이어지고 있는 폭력과 저항의 역사에 대한 저자의 친절한 설명은 낯선 대륙에 대한 이해를 넓혔다.
 

 남미 여행기 2부인 <그러므로 떠남은 언제나 옳다>는 낮은 곳을 향한 저자의 애정 어린 시선이 더욱 깊어졌다. 특히 갈라파고스군도 방문마저 마다한 채 에콰도르 현지의 학교를 방문해 봉사활동을 하며, 현지 아이들과 눈을 맞추던 일주일 동안의 이야기를 통해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무엇인지, 상하 없이 열린 자세로 가르치고 배운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깨닫는다. 한 번의 만남과 사람과 떠남이 소중해지는 따뜻한 여행으로 안내한다.  김은혜기자 ryusori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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