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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의 계절이다. 간월산(1,083m), 신불산(1,209m), 영축산(1,059m), 재약산(1,108m), 천황산(1,189m), 가지산(1,240m) 등 영남알프스의 광활한 평원에는 지금 억새가 깃털 같은 꽃을 피우고 있다. 한창 물 오른 억새를 무대로 영남알프스에는 갖가지 행사들이 진행된다. 깊어가는 가을 억새의 울음 속으로 떠나보자.

   
▲ 3일 신불산 간월재에서 산상음악회인 2013 울주 오디세이 '영남알프스 - 영혼의 소리를 품다' 행사가 열렸다. 행사장을 찾은 등산객을 비롯한 많은 시민들이 은빛억새가 물들어가는 억새평원에서 풍류피아니스트 임동창씨, 오카리나 연주 명인 노무라 소지로씨, 경기명창 김영임씨의 공연을 감상했다. 유은경기자 usyek@press.net

간월재~신불산~신불재~영축산 억새바람길
신불재~영축산 사이 100만평 신불평원 장관
국내최대 고산습원 단조늪 희귀동식물 보고
억새대축제·산악마라톤·트레킹대회 등 풍성

영남알프스 억새의 중심은 역시 간월재를 중심으로 한 간월산과 신불산 구간이다.
 그러나 '하늘억새길'을 걷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해발 1,069m에 이르는 간월재에 오르는 일이 문제다. 배내골에서(사슴목장, 또는 신불산자연휴양림) 차량으로 진입하는 구간이 있지만 산림보호를 위해 양산국유림사무소가 길을 막아 놓았다.
 이 때문에 산행은 등억지구 간월산장에서 홍류폭포를 거쳐 간월재에 올라야 한다. 아니면 상북면 배내골 초입인 배내재(680m)에서 배내봉(966m)을 거쳐 간월산에 이르는 길과 신불산지연휴양림에서 간월재로 오르는 길을 잡아야 한다.
 

# 등억리 간월산장서 간월재 가는길 쉬워

   
▲ 간월재는 은빛장관으로 인해 화가들의 좋은 소재로 인기를 끌고 있다.

간월산장 입구에서 열리는 억새관련 행사가 많은 만큼, 이 곳에서 홍류폭포를 지나 간월재로 오르는 길이 가장 수월하다. 간월산장을 지나 계곡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오르면 된다.
 은빛 향연이 펼쳐지고 있는 간월재는 지금이 절정이다. 사람들의 키만큼 자란 억새들이 골바람에 흔들리다가도 끝내 일어서는 모습은 장엄 그 자체다.
 간월재에서 간월산과 신불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 갈린다.
 북쪽방향으로 길을 잡으면 간월산, 남쪽으로 갈을 잡으면 신불산, 영축산 능선길이다.
 신불산(해발 1,209m)은 울주군 상북면과 삼남면, 양산의 하북면 일대에 걸쳐있다. 특히 산정상부에 넓은 벌을 형성하고 있는 신성하고 밝은 산이다. 정상에서는 동쪽으로 언양과 울산시가지가 한눈에 보인다. 남쪽으로 계속가면 신불평원이다.  신불재와 영축산사이의 330만㎡(100만 평)의 억새 군락지는 재약산의 사자평, 양산 천성산 화엄벌과 더불어 영남알프스의 억새능선을 대표한다.
 신불평원을 지나 영축산쪽으로 좀더 가면 가을 내내 은빛물결로 넘실댈 거대한 평원, 단조늪이다. 이 평원 한쪽에 쌓인 수많은 돌들은 단조산성(丹照山城)의 잔해들이다. 단조늪은 해발 940~980m에 위치한 국내 최대 규모의 고산 습원으로 각종 희귀 동·식물이 자라고 있다. 늪의 크기는 습지부가 약 7,000㎢이고 습지부 주변의 고산 초원 지대를 포함하면 약 30만㎢로 정족산 무제치늪의 3~4배이며, 지금까지 보고된 것 중 가장 크다. 이곳 에는 억새 말고도 식물 183종과 동물 64종이 서식하고 있다.  억새군락지 곳곳에 미로 같은 오솔길이 만들어져있다. 사람 키만큼 자란 억새들 때문에 길은 보이지 않지만 사람이 지나는데 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단조늪 억새밭에서 되돌아나와 신불재에서 삼남면 가천리 쪽으로 내려올 수 있고, 상북면 이천리 자연 휴양림 쪽으로도 갈 수 있다.
 가지산과 신불산 억새를 보기위해 배내재에서 출발해도 된다. 배내재에서 간월산 정상까지는 줄곧 등억리 온천 지구를 굽어볼 수 있다. 온통 억새와 철쭉, 참나무 숲으로 이루어진 멋진 길이다. 오솔길 왼쪽으로는 깎아지른 암벽이다. 배내봉에서 1시간 조금 넘게 경사도 낮은 봉우리를 몇 개 지나면, 길은 다시 가팔라지고, 오솔길의 양편의 나무도 작아지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억새가 드문드문 보인다 싶더니 느닷없이 정상이다. 간월산 정상은 신불산 영취산 재약산 봉우리들에 비해 소박하다.
 간월산 정상에서 간월재로 내려가는 길도 온통 억새다. 멀리 신불산 칼바위 공룡이 장엄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칼바위 능선은 멀리서 보기에 마치 물고기 등지느러미처럼 날카롭고 뾰족하다. 10여분 빠른 걸음으로 내려가면 하늘억새길의 시작점인 간월재다.


   
▲ 가을정취를 만끽하며 산행을 즐기는 등산객들.

 

 # 전국 산악인 총집결 할듯
신불산과 간월산 일원에서는 3일 울주 오디세이를 시작으로 10월 내내 억새와 관련된 행사가 열린다.
 울주군이 주최하고, 울주문화예술회관이 주관하는 명품산악음악회인 2013울주오디세이'영남알프스 억새 대축제' 행사의 일환으로 '영남알프스, 영혼의 소리로 품다'라는 주제로 펼쳐졌다.
 이번 공연은 자유로운 영혼의 풍류가객인 피아니스트 임동창과 영혼의 소리를 내는 악기 오카리나 연주의 전설 소지로(SOJIRO)가 함께했다. 또 영혼을 깨우는 소리꾼으로 알려진 국악 명창 김영임이 그 흥응 돋구었다.
 6일에는 '2013년 영남알프스 억새 대축제'개막식이 열리고, 이어 '영남알프스 억새 대축제 산악마라톤대회 및 등산대회'가 전국 산악 동호인 등 1,100명이 참가한 가운데 개최된다. 
 26일부터 27일(무박 2일)까지는 '영남알프스 억새대축제 천고지 종주대회'가 열려 전국 16개 산악연맹 회원 등 총 150여 명(남성부 35팀, 여성부 15팀)이 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 49.5㎞(1 ~ 6구간) 구간에 도전한다. 
 27일 오전 9시에는 신불산 공영주차장에서 간월재까지 3개 코스로 진행되는 '하늘억새길 트레킹'대회가 열리고, 오전 12시 간월재 정상 특설무대에서는 '하늘 그리고 山상 음악회'가 열려 은빛 억새 가득한 영남알프스를 음악으로 물들인다. 이밖에 패러글라이딩, 산 사진전, 산행 기초 교육, 특산물 판매전, 포토존 등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되며, 산 길 쓰레기 Zero운동 캠페인도 전개된다.

   
▲ 2013 울주 오디세이에서 경기명창 김영임씨가 풍류피아니스트 임동창씨가 반주에 맞춰 공연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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