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알코올 중독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최근 3년 사이 24%나 늘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알코올 중독 진료청구 등의 자료에 따라 이 같은 통계가 나왔는데 특히 노년층 환자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이 중 50대 환자의 총 진료건수가 가장 많았고 40~50대 등 중년환자 비중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60대 이상 노년층 알코올 중독 환자는 2010년 6만 5,000여 건이던 것이, 지난해 8만 5,000여 건으로 40% 가까이 급증했다. 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알코올 중독을 치료하고 재발을 예방하는 법에 대해 울산 마더스병원 김경승 병원장에게 들어봤다.

병원 퇴원후 12%만 2년이상 단주 유지
감정·성격 등 미묘한 재발 징후 나타나
강한의지로 금주노력하면 충분히 완치

# 술 마시지 않으면서 회복해 나가는 것이 관건
많은 알코올중독자와 회복자들이 쉬우면서도 어려운 것이 회복이라고 한다. 병식이 있더라도 재발을 경험하는 회복자를 볼 때면 더욱 그러한데, 이것은 알코올중독의 특성 때문이다.

 알코올중독은 만성적인 병의 특성으로 인해 회복을 해나가더라도 평생 재발의 가능성이 존재하는 질병이라고 김경승 병원장은 설명했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서 재발하지 않고 회복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 관건이다. 그래서 중독치료에서 재발예방과 회복을 위한 노력들이 중요하다.

 중독치료의 목표는 첫째, 치료 동기를 갖도록 하는 것, 둘째, 재발을 방지하는 것, 셋째, 단주를 하며 건전한 생활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알코올중독에 대한 '국내연구'에 따르면 88.1%가 3개월 이내, 대부분이 6개월 이내 재발하며, 퇴원한 환자의 14.5%만이 1년 이상, 12.4%만이 2년 이상 단주를 유지한다고 한다. 재발과정은 중독성 음주가 시작되기 이전에 일어나며, 중독성 음주가 시작되는 것은 이미 발생한 재발과정의 결과로 재발은 경고 없이 저절로 발생하지 않는다.

 스스로 감지할 정도의 경고신호는 재발 과정이 한참 진행된 뒤에 나타나며 이미 자신을 통제할 수 없는 상태이므로 이때 경고신호를 인식하여 효과적으로 해결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효과적인 치료와 재발예방 계획을 실천하면 오랫동안 금주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재발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살펴보면 결국 과도한 스트레스가 그 원인이 되는데, 재발 과정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중독자가 내적인 어려움과 외적인 생활의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중독자는 회복 프로그램을 활성화시켜 똑같은 한계 상황에 도달할 때까지 회복을 진행시킨다. 그러나 재발의 악순환은 다시 시작된다. 불완전한 회복상태에 있는 사람은 재발을 일으키는 통제 능력의 점진적인 상실을 인식하지 못하므로 불완전한 회복상태를 초래한 '한계상황'을 알아내어서 이를 회피하지 말고 극복해야만 완전한 회복에 도달할 수 있다.

 그리고 만성금단증후를 경험하면서도 이를 효과적으로 처리하는데 필요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결국 재발증후군이 생긴다. 통제 능력이 상실되기 전 미묘한 경고신호, 사고, 감정, 성격상의 변화가 출현하며 이로 인해 술을 마시고 싶은 욕구에 의해 압도되는 과정을 일컫는 말이다. 재발증후군은 금주 기간에 생기는 중독증 증후의 일부분이며, 단순히 술을 다시 마시는 행동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최상의 방법은 만성금단증상을 치료하는 것이며 현재의 위기와 음주로부터 보호해 줄 수 있는 적절한 통제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조용하고 안정된 환경에서 스트레스 주는 상황과 사람에게서 떨어져 지낸다거나 입원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경고신호가 뚜렷해지기 전에 재발의 진행을 막을 수 있는데, 재발신호는 무의식의 수준에서 점차 발달하여 경고신호가 표면적으로 떠오를 때까지는 모르며, 분명한 신호가 감지된 때에는 이미 판단력과 행동에 대한 통제력이 상실된 상태다.

 그러나 재발과정단계를 인식하는 방법을 배운다면 대부분의 재발은 피할 수 있고, 재발예방계획은 재발의 위험성을 최소화시키고, 안정감을 주기에 이를 위한 재발중재전략을 짜서 습관이 될 때까지 반복해서 실행해야 한다.

 재발예방계획은 회복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하나의 과정이며, 가족들과 A. A.(알코올 중독환자 재활 프로그램)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알코올중독에 대해 알고 자신의 재발증후를 검토하여 꾸준하게 예방을 위한 노력들을 해 나간다면 알코올중독으로부터 해방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 알코올 중독 재발 치료, 마라톤 모임

   
마더스병원은 알코올중독 환자들이 입원치료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하기 위해 매년 'T.A. 마라톤 모임'을 진행 중이다. 올해 모임은 마음 속에 있는 응어리를 풍선에 담아 터뜨리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알코올 중독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스스로 삶에 대한 목표를 정해야합니다.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로 균형있는 식사를 하고, 술을 마시지 않는 등의 작은 노력들을 한다면 언젠가 목표에 도달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입니다."

 지난 25일 오후에 열린 '제8회 T.A. 마라톤' 모임에서는 알코올 중독으로부터 회복한 한 50대 남성이 경험담을 들려주는 시간을 가졌다. 140여 명의 알코올중독 환자들은 회복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할 수 있다는 의지를 다지는 듯 했다.

 의외로 여성환자들도 여럿 발견할 수 있었으며 20대로 보이는 젊은 남성도 볼 수 있었다. 이들은 준비한 수첩에 일일이 메모해가며 내일의 새로운 자신을 그려나가고 있었다. 이날 모임은 풍선을 터뜨리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마음 속에 있는 응어리를 풍선에 담아 터뜨리는 방법인데, 풍선 이외에도 신문지 등을 찢으며 마음치료를 진행한다고 한다.

 마더스병원은 입원환자들이 회복자와 적극적으로 교류해 자신의 알코올문제에 대한 통찰력을 가지고 입원치료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매년 'T.A. 마라톤' 모임을 진행 중이다.

 T.A.(Today Awakening)는 깨어있는 온마음이란 삶의 매순간 온마음을 다해 충만하게 살아가기 위해 자신의 온 마음을 지금 여기에 집중해,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는 내 몸과 마음의 모든 현상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임으로써 지금 여기를 가장 소중하게 여기고 습관적인 반응에서 벗어나 순간순간 선택적이고 창조적인 반응을 할 수 있는 마음의 상태를 말한다. 

 알코올중독으로 입원한 환자들과 회복자, 가족 및 지역사회 연계기관들이 회복을 위해 긍정적으로 교류하고 참여하고 있으며 환자들은 스스로 자신의 회복에 적극적인 주체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김은혜기자 ryusori3@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