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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6·4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김두겸 남구청장은 "시장으로 일할 기회가 생긴다면 지역 국회의원들부터 챙겨 이분들과 함께 울산의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있도록 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활력 남구 만들기
직원 명함마다 '제가 바로 구청장' 문구
구민 마음 움직이는 공무원되라는 속뜻


울산 남구는 고래 천지다. 문수로 초입부터 장생포 해안선과 맞닿은 곳까지 고래는 온갖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다. 그 남구에 '고래구청장'이 있다. 재선 구청장으로 내년 6·4 지방선거에 울산시장에 도전하고 있는 김두겸 청장이다. 그는 '고래구청장'이라는 별칭답게 국내 최초로 '우리나라 고래산업의 현황과 과제'이라는 논문으로 고래 박사가 됐다.

 그의 논문은 예사롭지 않다. 그저 그런 논문이 아니라 우리나라 포경역사와 고래자원현황, 고래관광산업현황, 고래산업의 문제점 등을 전제하고 이를 통해 고래산업의 발전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고래에 대한 그의 철학이 담긴 논문이라는 이야기다.

 김두겸에게 고래는 무엇일까. 언젠가 언론에서 그에게 던진 질문이다. 그는 단박에 '고래는 꿈'이라고 답했다. 고래는 참 묘하다. 대부분이 그림으로 먼저 만나는 고래는 사실성보다는 상징성이 강해 어린 날 묘한 친근감으로 다가온다.

 그 친근감이 자신보다 수십 배가 넘는 덩치로 다가오면 고래는 어느덧 친숙한 대상에서 외경의 대상으로 바뀌고, 대자연의 상징적 대리물로 자리한다. 그래서 고래는 꿈을 좇는 자들에게 희망봉이고 꿈꾸는 자에게는 등대가 된다. 바로 그 고래를 울산의 아이콘으로 만들어가는 일에 선택과 집중을 하는 인물이 김두겸이다.

 한때 그는 구청장직을 수행할 수 없는 직무정지라는 아픔을 겪었다. 바로 '제삼자 뇌물수수 혐의'이다. 대법원에서 이미 무죄로 확정됐지만, 여전히 그에게 그 사건은 아프다. 재판부는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라기보다 주민들이 지역사회 이익을 위해 공익적 견지에서 누각을 기부받았고 피고인이 이 과정에서 부당하거나 부정한 행정처분을 한 사실이 없는 점이 인정된다"고 밝힌 사안이다. 공익을 위해, 주민을 위해 당당하게 행한 일은 불편부당함이 없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고래의 꿈
국내 최초 고래산업 논문으로 박사 학위
울산 아이콘 고래 만들기에 선택과 집중


 평일 오전, 김두겸 남구청장을 만나기 위해 찾은 남구청은 분주하다. 청사에 들어서면 고래가 인사한다. 입구부터 층계까지 고래가 뛰놀고 파도를 넘고 수평선 위를 솟구친다. 인터뷰에 앞서 잠시 기다리는 동안 구청 직원 몇 사람과 이야기를 나눴다. 남구청 공무원의 명함에는 '제가 바로 남구청장입니다'라는 문구가 있다.

    스스로 구청장이라는 자세로 책임을 갖고 업무에 임하라는 구청장의 발상이 흥미롭다. 책임을 다하고 최선을 다하는 공무원은 구민의 마음을 움직인다. 공무원이라면 '복지부동'을 연상하는 사람들에게 그래서 남구청 공무원들의 명함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몇 가지 결제를 막 끝내고 특유의 미소로 맞는 김두겸 청장과 마주했다.

 

   
 

 
▲ 울산시장에 대한 도전은 언제부터 해왔나
- 지방화 시대가 되면서 대학 4학년 때부터 선출직에 대한 꿈을 꾸었다. 그 뒤로 지방의회 3선 구청장 재선을 거쳤다. 거대한 남구를 이끌어보면서 행정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느꼈다. 광역시장은 특히 행정적 경험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 울산시장이 된다면 어떤 울산을 만들겠나?
- 울산은 정체된 느낌이 있다. 지난 50년간 울산은 공업도시로서의 이미지가 굳어져 있다. 현재 상황에서는 울산의 산업구조는 열악하다. 노동 집약적이고 환경문제가 존치하는 업종은 후발주자에 먹히게 돼 있다. 앞으로 20년 이후 울산의 주력업종은 중국이나 인도 등에 뒤질 가능성이 크다. 그런 구조적인 문제를 놓고 울산의 미래를 그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울산은 변화가 필요하다. 젊은 울산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젊다는 것은 나이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공업도시로 정체된 울산을 새롭고 활기찬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새로운 50년을 준비하는 울산을 만들고 싶다. 그 속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지고 울산의 미래를 만들어 가겠다.

◆행정 느낌 아니까…
지방의회 3선 거쳐 구청장 두 번이나
광역시장 역할대해 제대로 공부한 셈


▲ 그동안 '고래'를 문화적 아이콘으로 만들고 이를 통해 도시 브랜드화에 박차를 가해온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앞으로 이 '고래'를 어떤 식으로 울산의 먹거리로 만들고 싶나.
- 우리나라는 고래를 자원으로 이용한 세계 최초의 민족이자 지리적으로 아주 중요한 위치에 서 있을 정도로 고래와 관련이 깊은 나라다. 자원의 보존과 효율적인 이용에 대해 다른 나라의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연구하고 개발해 우리의 정서에 맞는 고래산업 정책을 펼쳐 나가야 한다. 특히 울산은 고래 문화의 본고장이다. 반구대 암각화는 세계 어디에도 없는 울산의 자산이다. 반구대 암각화를 기점으로 고래 문화의 모든 것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위에 새겨져 있는 고래를 살아 움직이고 수면 위로 치솟게 하는 힘이 문화라고 생각한다.
 
▲ 시장 선거와 관련해 울산에서 많은 설이 난무하고 있다. 본인의 생각은?
- 선거에서는 여러 가지 전략이 있기 마련이다. 현재 박 시장의 지지를 고려해 여러 가지 맞교환 설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 보궐선거 출마설도 그 때문에 나온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시민이 뽑아준 시장이 중도사퇴하는 일은 있을 수 없는데도 여러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각종 설이 난무하는 것은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고 근거가 없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강길부 의원은 연세가 있어 한 번만 하고 김기현 의원이 그 뒤를 맡는다는 단발 빅딜설도 말이 되지 않는다. 울산 시장이 거래의 대상일 수 없다. 김기현 의원만 해도 100년에 한번 나올만한 중요한 인물이다. 빅딜할 정도의 인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김기현 의원은 중앙정치를 통해 울산의 위상을 키우고 있다. 빅딜의 대부분은 현재 판세가 그만큼 치열하므로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상대를 견제하고 의식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설들이 난무하고 있는 것 같다.
 
▲ 항간에 본인의 '12월 사퇴설'이 나돌고 있는 것을 알고 있나.
- 어이없는 이야기지만 그런 이야기가 돌고 있다고 들었다. 나는 공개적으로 시장선거 도전의사를 밝혔다. 행정은 재선이 적절하다는 소신이 있다. 새로운 철학을 가진 분이 맡아야 새로운 활력이 생긴다고 본다. 그래서 오래전에 스스로 출마의 뜻을 밝혔고 그대로 추진할 것이다. 12월 사퇴설이 어디서 어떤 경로로 나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전혀 사실무근이다. 나에게 시장 출마의 힘이 되는 것은 무엇보다 110만 울산시민이다. 마지막까지 구정에 최선을 다하고 일정에 따라 내년 3월 5일 구청장직을 사퇴하고 출마를 통해 시민의 의사를 묻고 싶다.

◆마지막까지 區政 매진
당내 경쟁상대 모두 울산의 귀중한 자산
선거는 일정따라 진행… 조기 사퇴 없어

 
▲ 전략공천 등 변수가 생긴다 해도 출마할 것인가.
- 새누리당이 울산을 전략적으로 공천할 정도로 불필요한 일을 벌일 것으로 보지 않는다. 그런 부분은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시민의 뜻에 따를 생각이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출마를 선언한 사람이다. 어떤 경우에도 출마할 것이다.
 
▲ 여권 내 공천 경쟁 상대로 강길부 의원과 정갑윤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두 분에 대한 생각은.
- 강 의원님은 온화한 인품을 갖춘 분이다. 오랜 정치 경험과 행정관료 출신으로 인맥이 넓고 다양한 분이다. 연세에도 불구하고 열정까지 가진 분이고 존경할 분이다. 고향 선배인 정갑윤 의원은 울산 유일의 4선 의원이자 친박의 원조다.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공이 큰 분이니 현 정부와 연결이 잘되는 분이라 생각하고 울산의 귀중한 자산이라 생각한다.
 
▲ 울산의 인맥 키우기에 대한 의견이 많다. 어떤 복안이 있나?
- 문화의 시대는 무엇보다 사람이 자산이다. 울산은 어느 도시에 뒤지지 않는 인재를 배출한 도시지만 그에 비해 인적 인프라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도시다. 중앙 정부와의 교류나 협력을 위해서라도 울산의 정치인들이 중앙무대에서 더 폭넓은 활동을 하는 것이 미래를 위해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 시장으로 일할 기회가 생긴다면 지역 국회의원들부터 챙겨 이분들과 함께 울산의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있도록 해나갈 생각이다. 특히 역대 시장과 원로를 제대로 활용해 어른이 있는 도시, 인재를 사랑하는 울산을 만들어 나갈 생각이다. 결국, 울산의 미래는 울산에 사는 사람들의 애정으로부터 모든 것이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대담=편집국장·사진=이창균기자 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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