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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오후 3시 울산박물관 대강당에서 울산의 전통놀이문화 매귀악에 대한 심포지엄이 있었다. <울산매귀악의 민속사적 가치와 의의는 안동대 민속학과 한양명 교수가 기조 발표를 했다. <매귀악 복원에 접근하면서는 이상도 울주향토사연구소장이 주제 발표를 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도 중요 관심은 역시 매귀악의 주요어 즉 어떤 문장을 이해하거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되는 말은 등광궐아괘보살 일곱 자의 해석에 있었다. 한교수는 등광궐아궤보살을 이두식으로 읽는 타당성을 국어국문학과 안귀남 선생의 도움을 받아 접근했다. '등광걸아'에서 '광'은 무의미한 말이고, '아'는 호칭의 뒤에 붙는 말이므로 '등광걸아'는 곧 '등걸아'가 된다. '궤보살'의 '궤'는 '鬼'의 방언식 발음. 즉 기, 구, 괴 등으로 다양하게 발음 될 수 있는 가능성을 포함하는 것으로 보았다. 또한 보살의 뜻을 알기위해서는 12세기에 만들어진 鷄林類事의 白米曰漢菩薩을 참조하였다. 여기서 '살'을 '殺'과 마찬가지로 '사르다'로 보았다. 그 결과 "등광궐아궤보살은 등걸아! 귀신을 태워 없애버려라! 는 뜻으로서 결국 등궐살과 같은 의미를 가진 말이다"로 풀이했다.


 그러나 중국 송나라 손목은 우리나라 쌀 즉 백미를 한자 보살로 적었을 뿐인데 '薩'을 '殺'로 보아 '사르다'로 억지로 접근한 것은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토론자로 참석한 울산대 국어국문학과 박경신교수의 등광궐아괘보살 해석에 대해 "한자의 글자 뜻을 따라 해석하고자하면 바른 해석에 이를 수 없다고 보는 것이 옳을 듯하다. 오히려 비슷한 상황에서 불리어지는 인근 지방이나 다른 지방의 민요 사설을 면밀하게 검토하는 것이 답을 얻는 바른 방법일 듯하다"라고 한 제언을 깊이 되새길 필요가 있어 보인다.


 매귀악을 언급하는 학술적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병영서낭치기 1차 자료집(2009), 병영서낭치기 2차 자료집(2010), 울산병영서낭치기의 가치 재발견(2012) 등 울산 중구문화원 부설 병영치기보존회의 자료에서 이미 언급되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등광궐아괘보살 7자의 해석은 "등광궐아괘보살이라하는 가사는 바로 궁중나례 때 역신을 쫓으며 나인들이 외우던 주문의 한 축소판 그것이라 할 것이다"(이유수,'매귀악의 연구와 복원', 울산향토사연구논총, 1996), "송신 절차 가운데 '등광궐아 궤보살(등광걸아개보살)'라는 주문이 전승된다. 군나의 잔재로 보인다.(서연호,'울산병영서낭치기의 역사적 가치', 2012 울산병영서낭치기 심포지엄 및 발표회), "등광궐아괘보살의 출처와 의미를 현우경 빈녀난타의 빈자의 일등 설화와 연결시켜 등광궐아대보살로 추론하였다"(김성수,'매귀악 가사 등광궐아괘보살 일고', 『울산의 매귀악』, 울산중구문화원, 2011)등 다양하다. 결론적으로 이유수와 서연호는 글자풀이로 등광궐아괘보살이 주문이라 했으며, 김성수는 불교설화에 등장하는 빈녀난타가 등불의 보시로 석가모니로부터 미래 등광불이될것이라는 수기를 받은 등광(燈光)이라는 보살의 이름이라했다. 이번 한교수의 발표 "등광궐아궤보살은 등걸아! 귀신을 태워 없애버려라!(한양명, 울산매귀악의 성격과 민속사적 의의, 2013)는 이유수와 맥을 같이하면서 등걸이를 이름으로 보는 견해에서 등광궐아괘보살의 본질을 규명하는 좋은 선행자료로 남을 것이다.


 한편 등광궐아개보살은 이론적으로 병영서낭치기와 관계없는데 뒷풀이 과장에 등걸이 살이에 등장하기도 한다. 이는 이유수가 '매귀악의 연구와 복원'에서 제시한 절차를 그대로 수용한 것이어서 아쉽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감명 깊은 것은 토론자로 참석한 박경신이 복원에 대한 조목조목 어려움의 지적 및 조언은 매귀악뿐 아니라 병영서낭치기, 마두희 등 복원에 힘쓰는 관계자들이 귀담아들을 충분한 가치가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는 마땅히 학자 등 전문가의 지속적인 학술적 세미나, 심포지엄 등을 통한 본질규명의 학술적 배경을 바탕에서 접근해야 된다는 당위성을 역설했다. 앞으로 울산 향토사 및 전통놀이복원의 현장에서 반드시 선행되어야할 것으로 명심해야할 것 같다. 그동안 울산의 향토연구는 선행연구물을 맹신하는 경우와 연출의 사례가 적지 않았다. 그 결과 학문적 재해석이라는 말을 이해 못할 뿐 아니라 금기시되기까지 하였다. 처용에 관한 수백편의 논문은 학문적 발전은 가져왔다. 수백편의 논문은 판단과 그것에 모순되는 판단, 그리고 그 두 개의 판단을 종합한 보다 높은 판단을 이르는 변증법적 논리의 세단계인 정반합(正反合)을 염두 했기에 가능하다.


 <울산매귀악(煤鬼樂)의 소리말 등광궐아대보살(燈光厥兒大菩薩)〉(경상일보·2008. 9.3),<울산'병영서낭치기'연행에 대한 제언〉(경상일보·2009.10), <'서낭치기' '지신밟기' '매귀악'의 차별성〉(울산매일·2010.12.8),  <울산속의 불교사상〉(울산신문·2012.4.23), <나례와 등궐살이단상〉(울산신문·2012.12.31),<'등궐살이'에 대한단상〉(울산신문·2013.12.11) 등의 기고글은 등광궐아괘보살의 본질 접근에 도움이되리라 생각한다.


 등광궐아괘보살의 의미에 천착하는 것은 보편적 전통놀이문화와 다른 분명 불교적 차별성이 내재돼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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