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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터전과 함께 잃어버렸던 '희망'을 다시 찾은 거죠"
 김장태(58·사진)씨는 바지락 채취를 재개하면서 웃음도 되찾았다.
 지난 세월이 혹독했던 만큼, 이틀 동안의 시험 채취 때 누린 감격도 컸다.


 태화강 하구에 자리를 튼 것은 30년 전이었다.
 바지락이 지천에 널렸던 때라 성수기인 10월~11월엔 제대로 된 배하나 없이도 2~3시간동안 15톤~20톤씩 캐냈다.
 강이 생명이었던 그에게 27년전 '조업 금지령'이 떨어졌다. 양심 하나로 버텨내기엔 너무도 길었다. 특히 두 아이를 둔 가장이었기에 더더욱 가혹했던 세월이었다.


 무허가 수상가옥을 짓고 '불법 채취'를 강행했던 것은 말 그대로 '살기 위해서'였다.
 그 사이 8~9차례 적발돼 1,000만원이라는 큰 돈을 과태료로 물었다. 당시엔 모두가 그랬다.
 단속의 눈을 피하기 위해 야간 채취에 나섰다 다리나 팔을 다치는 일도 허다했다.
 5~6년 전 부턴 감시가 강화되면서 강에 나가는 것 자체가 어려워졌다.
 작년 수상가옥이 철거될 때는 어민들이 마지막까지 버림받는 기분이 들어 원통했다.


 오랜 시련을 견뎌온 그에게 146㏊의 어장이 다시 열렸다.
 아직 상업채취가 본격화되지 않았지만 조업을 다시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설렌다.
 김 씨는 "3월부터 상업채취가 시작되더라도 바지락 채취량이 연간 400톤으로 제한돼있고, 다른 어종에 대해서는 여전히 채취가 금지돼 있어 어업 활동에 제약이 있다"며 "바지락 채취량이 차츰 늘어나거나 망둥어, 전어, 장어 등으로도 어업 허가가 확대돼 어민들이 안정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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