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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즐겨 마시는 오렌지 주스의 가격이 오를 수도 있다. 미국 농부부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오렌지의 최대 생산지인 미국 플로리다의 오렌지 수확량은 199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감소되었다고 밝혔으며, 이러한 수확량 감소는 주스 가격의 인상으로 이어졌다. 이번 오렌지 수확량 감소는 세균병의 일종인 감귤 그린병(황룡병) 때문인데, 이 병은 오렌지 나무의 영양분을 고갈시켜 오렌지가 녹색을 띠고 쓴맛이 날 뿐만 아니라 오렌지가 채 익기도 전에 나무에서 떨어지게 만들기 때문에 생산에 큰 피해를 준다. 우리에게는 그저 오렌지 주스의 가격이 비싸지는 것 뿐이지만 피해를 입은 플로리다에서는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었으며 수천 개의 일자리가 감소될 정도로 심각한 문제이다.

감귤 그린병은 귤나무이(Psyllid)라는 작은 곤충이 매개하는데, 플로리다 지역은 10여 년 전부터 피해를 입었으며 지금은 조지아, 루이지애나, 텍사스, 캘리포니아 등지에서도 오렌지, 레몬, 자몽 등 다른 감귤류들을 위협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4월 북중미 지역에서 감귤 그린병이 발생하여 이 지역에서 수입되는 감귤류 묘목에 대한 긴급 수입금지 조치가 이뤄지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살충제를 대량으로 살포하고, 말벌과 같은 천적을 이용하기도 했지만 해충방제에 큰 효과를 보이지 못하자 생명공학기술을 통해 새로운 해충저항성 나무를 이용해 방제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최근 텍사스 A&M 대학의 한 연구팀은 시금치의 유전자를 감귤 나무에 도입한 유전자변형(GM) 오렌지 나무 개발에 성공했다. 이 감귤 나무는 시금치 유전자 이식을 통해 나무가 그린병 세균을 공격하는 단백질을 생산하게 되는데, 실험 결과 기존의 오렌지 나무들에서는 그린병이 발생했지만 시금치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300그루의 어린 나무들은 모두 건강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뉴욕 타임스 7월호에 소개 되었으며, 생명공학 기술에 의해 만들어진 새로운 꽃가루와 오렌지 주스에 대한 정부의 안전성 평가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위의 긍정적인 실험결과에서 보는 것처럼 생명공학기술은 식생활에서 경제까지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유전자변형생물(GMO)에 대하여 부정적인 사람들은 알레르기 유발 등 인체에 대한 영향이나 다른 과일, 곤충 등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하지만 생명공학기술이 도입된 먹거리들은 철저한 안전성 평가와 엄격한 심사를 거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앞으로 안전하고 유익한 생명공학 작물이 개발되어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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