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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열린 울산웨딩거리페스티벌에서 모델이 웨딩패션쇼를 통해 예비부부들에게 드레스를 선보이고 있다.
웨딩업계는 지금 화창한 날씨만큼 눈부신 봄을 만끽하고 있다. 아름다운 신부에게 화사함을 더해줄 봄에는 매년 예식이 가득차 있지만 올해는 더욱 뚜렷이 이 계절에 몰리고 있다. 올 가을 윤달이 끼어 있기 때문이다. 올해 10월 중순부터 11월 중순까지가 음력 윤달로 예로부터 썩은 달이라고 해 결혼을 하면 좋지 않다는 속설이 있다. 윤달 특수로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웨딩업계와 함께 울산 남구의 웨딩거리와 웨딩테마공원이 지역의 핫플래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1995년 윤정인웨딩 개점 후 꾸준히 영업
울산웨딩거리는 세이브존을 중심으로 지난 1992년 11월 모드니백화점이 문을 열면서 서서히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후 주리원백화점(현 현대백화점)이 개점하면서 이 일대 유통업계는 호황을 그려나갔다. 그러나 1997년 주리원백화점이 경영악화로 인해 금강개발에 의해 인수, 현대백화점 울산점으로 개점하면서 백화점 고급 브랜드는 이곳으로 유출됐고, 모드니백화점은 백화점의 정체성을 잃게 됐다. 이에 지난 2001년에는 울산지역 마지막 향토백화점 모드니를 인수한 세이브존이 아울렛 매장으로 탈바꿈해 개점했다.


 웨딩거리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95년 윤정인웨딩이 이 곳에 개점하면서부터다.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도 이 일대 웨딩 업체들은 꾸준한 수요를 유지해왔다. 이후 여행사, 한복, 미용,예물 등 결혼 관련 업체가 잇따라 문을 열었고, 현재 50여곳이 성업중에 있다.
 울산웨딩거리는 울산 시민들에게 익히 알려져 특별한 광고를 하지 않아도 결혼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남구청이 웨딩테마공원을 조성하고 거리 일대를 꾸미면서 더욱이 명성을 높여가고 있다.

#소공원→웨딩테마공원으로 변신
남구청은 총 7억원을 들여 세이브존 일대 울산웨딩거리에 조형물을 설치하고 공원을 조성했다. 웨딩거리 도로 중앙에는 콘크리트 위에 붉은색 포장을 덧씌워 결혼식장 바닥에 까는 융단인 버진로드(virgin road)가 연상되도록 했다.


▲ 전통혼례절차를 담은 웨딩테마공원 내 안내판.
 거리 곳곳에 설치된 14개의 스피커에서는 결혼과 관련된 음악이 흘러나오고, 하트모양의 가로등도 설치됐다.
 세이브존 인근에 있던 도토리공원은 웨딩테마공원으로 모습을 바꿨다. 웨딩테마공원을 조성한 것은 울산이 전국에서 유일하다.
 2,896㎡ 규모의 공원에는 웨딩잔디광장과 웨딩로드, 포토존, 쉼터 등이 들어섰다. 야외결혼식장으로도 활동할 수 있는 웨딩잔디광장은 하객 3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조성됐다.


 또 사랑을 테마로 한 벽과 조형물, 흔들의자, 사계절 내내 화사한 색을 뽐내는 초화 군락지도 마련돼 웨딩 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상견례에서 결혼식까지 결혼 준비 과정을 알려주는 결혼 준비 순서도 공원 한쪽 벽에 마련했다.
 남구청 관계자는 "이번 웨딩거리 준공은 울산만의 웨딩문화를 조성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울산웨딩거리가 전국 명소로 거듭나면 지역 웨딩산업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웨딩패션쇼·박람회 등 행사 풍성
최근 주말이면 이 웨딩거리에서는 삼삼오오 모여 있는 커플을 자주 볼 수 있다.
 결혼식에 가지 않아도 웨딩드레스와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신부와 턱시도를 멋스럽게 입는 신랑을 만날 수 있는 것. 울산웨딩거리가 꾸며지면서 지역 웨딩협회나 업체에서는 각종 문화행사와 축제를 잇따라 개최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울산 남구가 주최하고 울산웨딩연합회가 후원한 울산웨딩거리페스티벌이 이 곳에서 열렸다. 이날 웨딩테마공원에서는 웨딩패션쇼, 웨딩박람회 등이 열려 지역 예비부부들이 한 눈에 웨딩정보를 알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민간 웨딩업계에서도 연합으로 각종 웨딩 이벤트를 개최해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올 봄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과 커플 등의 올바른 결혼문화를 알려주기 위해 울산웨딩거리 일대에서 특별 체험전을 개최했다.


▲ 웨딩이벤트의 한복체험.
 함은정 한복과 리잉웨딩, 다이아몬드 전문 예물 브랜드 D102 울산점 등 지역 웨딩관련업체가 개최한 이 행사에는 울산과 부산지역 파워블로거와 페이스북 이용자 30여명이 참여했다. 평소에는 입어볼 수 없는 웨딩드레스와 혼수한복을 입어보고, 다이아몬드 반지 등도 끼워볼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었다.
 이날 함은정 한복에서는 한복 디자이너로부터 한복 소개 및 전통혼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소규모 한복 패션쇼를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D102 울산점을 방문해 예물 전문 컨설턴트로부터 예물에 대한 설명을 듣고 리잉웨딩 스튜디오 촬영장을 방문해 웨딩사진 촬영의 전반을 살펴보는 등 실속 있는 결혼 준비를 위한 노하우를 배웠다.

#참가자들 SNS 통해 자연스러운 홍보
무엇보다 이 같은 웨딩이벤트가 큰 의미가 있는 것은 단순한 일회성 체험이벤트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벤트에서는 체험과 함께 우리 한복소개와 전통혼례 등의 설명도 곁들여지고 있다. 이는 울산의 웨딩문화를 조성할뿐만 아니라 최근 잘못 자리잡은 우리나라의 결혼 문화를 바로잡는 자리이기도 하다.
 당시 결혼 준비차에 이벤트에 참여했던 김예나(30)씨는 "결혼 준비를 위해 이것 저것 알아보고 있는데, 대부분 웨딩컨설팅을 통해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를 한꺼번에 해야하는 경우가 많아 취향에 맞지 않을 때도 있었다"며 "웨딩업체가 집중돼 있는 울산웨딩거리에서 이같은 이벤트가 자주 이뤄지면 기호에 맞게 결혼 준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 웨딩이벤트에서 참가자들이 예물반지를 구경하고 있다.
 우연히 SNS를 통해 행사를 알게돼 참여한 이미영(27)씨는 "한복값이 비싸다고 생각해 결혼 할 때는 대여해야겠다는 생각을 내심 가지고 있었는데, 행사를 통해 우리 전통혼례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관심도 가지게 됐다"며 "남자친구와 반지도 직접 껴보며 미래를 약속하는 좋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각종 웨딩박람회 등 이벤트 행사는 참가자들의 SNS 홍보를 유도할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울산웨딩거리를 알리는 기회가 되고 있다.
 울산웨딩연합회 이경훈 사무국장은 "울산의 웨딩업체들이 힘을 모아 웨딩거리로 지정 받고, 이를 계기로 지난해에는 웨딩테마공원도 조성됐다. 여기를 활용한 지역 웨딩박람회 등 이벤트도 잇따라 열리고 있어 지금부터가 울산웨딩거리의 황금기라고도 할 수 있다"며 "울산을 비롯해 타지역 예비부부들이 편하고 쉽게 결혼을 준비할 수 있도록 웨딩거리를 더욱 활성화 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일부 울산웨딩연합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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