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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바람·이야기가 전하는 힐링의 풍경
[울산의 재발견] 북구 당사해양낚시공원
2014년 04월 24일 (목) 21:34:54 김주영 uskjy@ulsanpress.net

   
▲ 넘섬과 당사해양낚시공원의 풍경. 바람이 세찬데도 낚싯대를 든 낚시꾼은 고기와 세월을 낚고 있다.
주전에서 정자, 강동을 잇는 국도 31번 해안도로 구간은 울산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꼽힐만큼 해안경치가 좋다. 그 경치에 취해 아뿔싸, 정자가는 길로 들어야 했는데 주전가는 길로 넘어오고 말았다. 길을 빙 둘러 돌아가야 하지만, 자연 그대로가 느껴지는 해안마을의 따스한 정취를 보자 마음이 느긋해져 그런 것쯤은 안중에도 없다. 하루가 멀다하고 변해온 탓에 제모습을 많이 잃은 울산 시내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자연이 고스란히 속살을 내보이는 곳. 볼수록 평온하고 아름다운 동해의 풍경이다.


# 멋드러진 용바위와 첫 대면
지난 18일 길을 돌고 돌아 도착한 당사항 입구. 멋드러진 용바위가 입구를 장식하고 있는 당사해양낚시공원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다. 바위사이로 작은 구름다리가 이어진 용바위는 MBC드라마 '눈의 여왕' 촬영지로도 유명한데, 아쉽게도 사유지라 들어가서 볼 수는 없었다.


 아주 오랜 옛날, 옥황상제로부터 벌을 받아 당사마을로 쫓겨난 뱀이 긴 수행 끝에 용으로 승천했다는 유래를 가진 용바위는 보기에도 꽤 역사가 깊어 보인다.
 특히 바위틈에 멋지게 자라고 있는 곰솔은 객의 눈길을 붙든다. 바닷바람을 맞고 큰 탓인지 기괴한 형상을 지닌 곰솔. 소나무는 아무리 거센 바람 속에서도 꺾이는 대신 굽이쳐 자라는 길을 택했을 테다. 우리네 삶 역시 그 굴곡에 주목할 것이 아니라 굴곡을 이겨 낸 의지에 집중해야 하는 게 아닐까. 가만히 제자리에 서 있는 그대로의 모습만으로 많은 것을 가르치는 자연. 그 의연함에 착잡했던 마음이 조금씩 풀어지는 듯하다. 자연이 그대로 살아있는 길을 걷는다는 건 어쩌면 우리 자신 안으로 걸어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 당사항 주변 대밭마을 트레킹에 나선 일가족.
# 220m 다리 위에서 즐기는 짜릿한 손맛
용바위를 지나자 드디어 지난해 개장한 당사해양낚시공원이 모습을 드러낸다. 다리를 걷다보면 산사의 풍경소리 같은 맑고 고운 소리가 귓가를 스쳐온다. 다리 양쪽에 매달린 가리비 껍데기들이 바닷바람에 흔들려 서로 맞부딪쳐 내는 소리다. 바닷바람이 더해진 그 소리가 너무 청량해 가리비 껍데기를 가만 들여다보니 연인, 가족들이 남긴 사랑의 메시지들이 빼곡하다. 이곳에 추억의 흔적을 남기고 싶다면 입구 매표소에서 2,000원에 구입해 매달 수 있다.


 바람이 세찬 날이라 낚시꾼들의 모습은 많이 보이지 않았다. 매표소를 지키고 있던 당사 주민에 따르면 평일에는 100여명, 주말에는 하루 평균 300여명 정도의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다고 했다. 낚시공원은 긴 다리로 이어져 있는데 총 길이만 220m에 이른다. 교량바닥은 구멍이 숭숭 뚫린터라 발끝 아래로 바다가 훤히 보인다. 바람이 많이 부는터라 아찔한 느낌마저 든다. 한 걸음 내딛고 바다를 보고, 또 한걸음 걸으며 수평선에 맞닿은 하늘을 보자 가슴 속 깊이 상쾌함이 전해진다.
 멀리서 볼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이런 날씨에도 낚시를 하고 있는 이들이 있어 슬쩍 그물통을 보니 바다장어 몇 마리가 퍼덕거리고 있다.
 그리고 다다른 다리의 끝은 작은 섬 넘섬. 섬으로 내려갈수도 있지만 이날은 바람이 세차 내려가진 못했다. 쪽빛 파도가 무시로 넘섬바닥에 부딪쳐 하얗게 부서지는 위로 용바위 조형물이 설치돼 설화를 떠올리게 한다.

   
▲ 연인, 가족들의 소망이 적힌 가리비가 교량에 매달린 모습.
# 추억의 학교·우가산 봉수대 등 볼거리 가득
당사해양낚시공원 인근에는 볼거리, 이야깃거리가 제법 많다. 강동사랑길 5~6구간에 해당하는 이 곳 인근에는 긴 세월 마을의 안녕을 빌던 500년 산 느티나무가 있는가 하면, 울산의 마지막 봉수대였던 우가산 봉수대도 위치해 있다.
 파란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진 등대와 초록의 잔디구장, 자연학습장도 가족단위 관람객을 끌만한 매력거리다. 공원 건너편에 있는 까치골 대밭마을과 금천아름마을도 마찬가지다. 특히 대나무가 많아 마을에 들어서자마자 사그락거리는 댓잎소리가 귀를 붙잡는 대밭마을을 걷노라면 바다를 잇댄 산길의 고즈넉한 평온이 그대로 전해져 온다.


 또 폐교된 학교를 리모델링한 '추억의 학교'도 있다. 60~70년대 지어진 추억 속 학교의 모습과 당시 교복, 근대교과서 등 다양한 소품이 전시돼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들은 공원부터 이 주변 전체를 돌아도 길게 잡아 두 시간이면 끝나는 코스이기 때문에 최근 울산의 새로운 걷기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이곳을 조성한 북구청 역시 이러한 장점을 살려 이곳에 온 가족이 해양레저를 즐길 수 있는 바다체험장도 더할 계획이다.
   
▲ 당사항에서 조금 더 가면 만날 수 있는 정자 몽돌해안.
 윤종오 북구청장은 "당사항 해양낚시공원은 단순히 낚시객뿐 아니라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가족휴양형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며 "강동사랑길, 직거래회센터, 가족캠핑장 등 주변 관광자원과의 연계로 해양관광의 차별화는 물론 어촌관광 활성화 등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당사 자연산직판장
여행의 백미는 바로 별미를 찾아먹는 일 아닐까. 당사에도 당사 어촌계가 운영하는 자연산직판장이 있다. 이곳에는 참가자미 등을 비롯해 해녀들이 강동 앞바다에서 직접 채취한 전복과 소라, 해조류 등을 판매하는 식당들이 있다. 흔히 말하는 초장집 형태로 운영된다. 사진제공=북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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