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전성 확보 불구 막연한 불안감에 저평가
LPG·도시가스처럼 사람들 인식개선 절실
울산, 유화공단 풍부한 부생수소 자원 확보
미래 효자산업인 수소산업 메카 자격 충분

이치윤 ㈜덕양 대표는 수소산업협회와 그린수소포럼 공동대표로 활동하는 등 수소산업 활성화를 위한 그린 전도사로 나서고 있다.
지난 27일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특별한 모임이 있었다. 그린수소포럼이다. 이채익 국회의원과 이치윤 한국수소산업협회장(덕양산업 대표이사)이 공동대표를 맡았다. 그린수소포럼은 창조경제를 이끌 수소산업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 세계적인 수소강국으로 도약키 위해 결성된 전문가 모임이다. 이 모임의 중심에 수소 전도사인 이치윤 ㈜덕양 대표이사가 있다. 그는 올해 초 출범한 수소산업협회장도 맡고 있다. 28일 ㈜덕양 사무실에서 이치윤 대표를 만나 수소산업 전반에 대한 인터뷰를 했다.


△ 일반인들은 '수소'가 폭발성 때문에 위험하다고 인식하고 있는데 정말 안전한가?
- 수소의 산업화가 더딘 이유 중 하나가 수소의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이라 할 수 있다. 수소가 공기와 접촉해 급격한 반응을 일으키며 폭발할 수 있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는 게 현실이다. 심지어 수소폭탄을 말하기도 하는데 이는 분명 잘못된 표현이다.

 수소는 친환경성·안정성이 확보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막연한 불안감을 가진다고 해서 안타깝다. LPG나 도시가스처럼 생각하는 수소에 대한 인식개선이 절실하다. 지난해 7월부터 가동하고 있는 울산수소타운은 가정용 수소공급이 핵심인데 효과가 얼마나 큰가.

△ 수소연료 자동차도 생산되고 있으니 일상에 가까이 온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 수소 경제시대가 곧 온다.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지차를 상용화해 세계로 수출하고 있다. 수소차 시대가 열린 것이다. 올해부터 판매에 들어가 2020년에는 대중화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투싼 수소연료전지차는 국내 판매도 개시됐다. 6월 광주시 15대 등 올해만 40대를 지자체 등에 판매할 계획이라고 알고 있다.

 수소연료전지차는 물 외에 이산화탄소와 같은 배기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고, 배터리만 장착한 전기차에 비해 항속거리가 길어 '진정한 친환경 차'라 할 수 있다. 또 최고속도 160㎞, 정지상태에서 100㎞에 도달하는 시간은 12.5초로 내연기관 자동차에 견줄 수 있는 가속 및 동력 성능을 갖췄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415㎞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는 수준이다.

△ 가격이 너무 비싼 게 흠이다.
- 지금은 1대당 1억 5,000만 원 정도지만 2020년께 5,000만 원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때가 되면 당연히 '대중화 시대'에 진입할 것이다.

△ 우리나라 최대의 수소 공급업체를 맡은 이 대표가 본 울산의 수소산업은 어떤가?
- 울산이 미래 먹거리 창출과 창조경제를 이끌 수소에너지 산업의 메카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울산의 수소 관련 산업은 국내 70%, 전 세계에서 2%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수소산업은 분명 미래의 효자 산업이다. 울산은 전국최대 수소생산, 세계최초 수소전지 자동차 양산, 수소타운 조성 등 수소산업이 발전할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언론에 자주 소개됐지만 울산은 석유화학공단에서 발생하는 풍부한 부생 수소가 있다. 이는 수소를 직접 생산하지 않더라도 부생 수소를 받아 순도 가공만으로 초기 수소산업을 일으킬 자원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 수소에너지를 상용화하려면 결국 안전하고 치밀한 저장기술이 핵심 아니겠나.      
- 수소산업 활성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우선 2차 에너지원인 수소를 석탄, 석유, 가스와 같은 화석연료나 풍력, 태양광, 수력과 같은 재생에너지원을 통하여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값싸게 만들어 낼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둘째는 수소는 단위 질량 당 에너지 함량이 가장 높지만, 단위 체적당 에너지 함량은 가장 낮은 분자이기 때문에 고압(350기압 이상) 실린더나 극저온의 액체수소 혹은 저장매체를 통하여 안전하고 치밀하게 저장할 수 있어야 한다. 실제로 연료전지 자동차에 안전하게 탑재하기 위해서는 우선 저장매체 자체의 값이 싸고 가볍고 작아야 하고 단위 질량 당 저장 밀도가 높아야 한다. 

 다음 달 수소산업 관련 세계대회가 광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제20회 세계수소에너지대회(WHEC: World Hydrogen Energy Conference) 2014'가 열리는데 수소에너지 분야의 세계 석학들의 정보교류 장이다. 기술 개발 등 새로운 아이디어와 연구 결과가 많이 나올 것으로 큰 기대를 하고 있다.

△ 회사 경영과 대외 활동이 온통 수소가스에 집중된 걸 보면 수소산업 전도사가 다 된 것 같다.
- 아버지가 창업한 지 50년이 지났다. 지금의 덕양은 가스 회사다. 창업주도, 종사자도 오직 '가스'라는 한우물만 파고 있다. '집중할수록 발전한다'는 '한우물 정신'을 우직하게 실천해 왔다. 그 세월이 50년이다. 1964년, '울산산소' 창업 당시 덕양은 구멍가게 규모의 가스 충전 판매 업소였다.
 1964년 창업 이래 덕양은 '한 우물 정신'과 '진인사대천명'의 길을 달려왔다. 그리고 오는 7월 1일 창업 50주년을 맞는다. 산업용 종합가스업체를 맡고 있으니 수소는 내 생활의 전부다. 수소산업 활성화를 위한 활동에 매진할 수밖에 없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 최대 수소공급 업체인 ㈜덕양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덕양은 울산에 1·2·3공장을 가동 중이고 서산·여수·군산·화성에도 수소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공장이 있다. 경산 LPG 충전소도 운영 중이다. 이들 공장에서 생산된 수소 관련 제품은 삼성, 현대, SK 등 대기업군의 전 사업분야에 공급하고 있으며 액화탄산, 산소, 질소, 알곤, 헬륨 등 산업용 고압가스를 주로 생산한다.            김잠출기자 uskjc@

■ 수소의 정체에 대한 Tip
수소는 원소 주기율표 맨 앞에 있는 원소(H)이다. 수소는 우주에서 가장 가벼운 원소로 냄새와 색깔이 없다. 너무 가벼워 잘 날아다니며 우주에서 가장 많이 존재하는 원소이다. 수소는 가장 작다. 그래서 어디라도 통과할 수 있다. 종이도 통과하고 플라스틱도 통과하고 유리도 통과한다. 우리 몸에도 침투할 수 있다. 산소와 수소는 쉽게 결합하기 때문에 질병 중 90%를 차지하는 생활습관병(암·고혈압·당뇨)의 유일한 해결수단으로 주목되고 있다. 또 수소는 모든 에너지의 근원으로 미래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 에너지의 흐름은 탄소 시대에서 수소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수소는 석유정제 분야에서 생산량의 약 40%가 사용되고 미래형 자동차, 태양전지, 금속 세정과 스마트 그리드 등 신산업 분야까지 그 용도가 광범위하게 증가하고 있다.


■ 울산수소타운
수소연료전지 발전 시범 마을 친환경 전기로 요금 60% 절감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 덕신리 LS-니꼬 동제련 사택 주민들은 수소 연료전지 발전 전기를 사용한다. 청소기 사용부터 온수 등을 전기나 도시가스 대신 사용하니 평소 전기요금의 60% 가까이를 절약하고 있다. 지난해 7월 9일부터 가동에 들어간 '수소타운' 시범사업 덕택이다.

 수소타운은 울산시가 산업통상자원부와 에너지관리공단의 지원을 받아 총 88억 원(정부 52억 원·울산시 19억 원·민간 17억 원)의 사업비로 LS-Nikko동제련 사택과 인근 온산읍사무소에 구축했다. 궁극의 에너지라 불리는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전기를 발전해 사용하는 친환경 마을이다. 수소는 보일러처럼 생긴 연료전지에 투입돼 전기를 생산하고 산소와 반응해 온수로 배출된다.

 수소 연료전지는 LS-Nikko동제련 사택 240가구 중 140가구(1㎾급 140대)·기숙사(5㎾급 7대)·체육관(10㎾급 1대)과 온산읍사무소(5㎾급 2대)에 총 195㎾ 규모로 보급됐다. 소형인 가정용과 중형인 공공용이 혼용되면서 그동안 세계 최대 규모로 여겨졌던 일본 후쿠오카 이토마시보다 발전량(113㎾)이 82.5㎾ 많게 구축됐다. 전 세계에 운영 중인 수소마을은 일본 후쿠오카현 수소타운과 덴마크 롤란드, 캐나다 토론토, 이탈리아 베네치아, 영국 런던에 소규모로 운영 중이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