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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옥이 한류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최근 관광객이 부쩍 증가한 전주 한옥마을. 오목대 전망대에 오르면 전주 한옥마을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
# 서울대표 한옥마을 '북촌'
서울의 대표적 한옥마을인 북촌은 가회동, 삼청동 등을 어우르는 1,200여 개의 한옥으로 이루어진 곳이다. 2012년 기준 북촌을 찾은 국내외 관광객 수가 70만명을 훌쩍 넘었으며 외국인 관광객 수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다세대주택이 대규모로 들어서면서 한옥의 수는 대폭 줄었지만 부분적으로 양호한 한옥들이 남아있어 관광명소로 자리잡았다. 오밀조밀 붙어있는 한옥의 골목마다 사람사는 이야기가 녹아있고 저마다의 사연을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 사이사이 공방, 박물관, 찻집, 레스토랑 등이 소담하게 자리하고 있어 관광객들의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한다.
▲ 북촌 한옥마을 골목길. 저 멀리 서울타워가 보인다. |
북촌 전망대에 오르면 ㄱ자, ㄷ자, ㅁ자 등 빼곡하게 등을 맞대고 있는 한옥 기와지붕이 정겹게 모여있는 마을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 뒤로 펼쳐진 경복궁, 광화문 사거리, 멀게는 서울타워까지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진풍경이 오롯이 내것이 된다. 네온사인, 고층빌딩으로 대표되는 도심 속 이색공간, 한국의 전통이 살아숨쉬는 북촌한옥마을. 여기에 외국인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숨어있는게 아닐까 싶다.
# 전주 교동한옥마을
전주 한옥마을도 같은 맥락에서 최근 관광객의 수가 가히 폭발적으로 증가한 곳이다. 비빕밥, 콩나물국밥 등 먹거리로 발길을 잡아끌던 전주가 낡은 뒷골목쯤으로 분류되던 교동한옥마을을 내세워 사람들을 불러모으고 있는 것이다. 이곳을 찾는 주연령층이 20~30대 젊은이라는 사실에 한옥이 문화로서 갖는 저력을 느낄 수있다.
전주한옥마을의 시초는 일제점령기 늘어나는 일본식 주택에 항거하기 위해 마을사람들이 인위적으로 우리 전통가옥인 한옥을 짓기 시작한데서 유래한다. 700여채의 한옥이 군락을 이룬 도심 속 한옥촌으로 한국적 전통문화를 간직한 한국의 대표 관광명소 중 한곳이다. 아기자기한 한옥건물에 한지·민속체험관, 전통찻집 그리고 프렌차이즈 음식점까지 다양한 먹거리와 체험거리가 관광객을 맞이한다.
2011년 11월 27일 국제슬로시티로 지정된 전주한옥마을을 제대로 즐기려면 역시 골목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한다.
한옥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오목대 탐방로를 내려가면 쌍샘길이 있다. 한옥마을 내에서도 외진 곳에 위치해 있어 지금도 이웃끼리 음식을 나누는 정이 살아있는 길이다. 예전 마을의 공동우물이었던 쌍시암이 있던 곳이라하여 그리 불린다. 교동교회 옆 도로의 움푹 꺼진 자국이 우물이 있던 자리다. 이 길에 있는 양사재는 전주향교의 부속건물로 서당공부를 마친 재능있는 청소년들이 생원·진사 공부를 하던 곳으로 1950년대에는 가람 이병기 선생이 기거하기도 했었던 유서 깊은 곳이다.
▲ 우리의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전주전통문화연수원. |
# 베이비부머 '은퇴후 한옥생활 원해'
한 설문조사에서 베이비부머 60% 이상은 은퇴 후 전원생활을 원하고 그중 대다수는 어릴적 간직했던 향수로 한옥을 선호했다. 하지만 한옥은 자연재료라는 한계로 건축비가 비싸 일반화 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하지만 한옥전문건축업체 하루한옥이 모듈화를 통한 반값한옥을 선보이면서 1,000만원대이던 건축비를 3.3㎡당 400~500만원대로 낮췄다.
또 전북대, 명지대 등 대학에서도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학과를 운영하고 있고, 각 지역마다 사설 한옥학교도 증가하고 있다. 안동에 위치한 한옥학교 락고재가 대표적인데, 락고재는 2012년부터 안동 하외마을 내 한옥호텔을 건립 중에 있다. 기와 10동, 초가 10동으로 최고의 한옥 건축물인 창덕궁의 연경당, 낙선재, 부용정 등을 오롯이 재연하고 온돌과 누마루의 다양한 활용으로 한옥의 장점을 극대화해 관광객들에게 전통한옥의 진수를 선 보일 계획이다.
▲ 안동에 한옥호텔을 짓고 있는 락고재 안영환 대표. |
# 울산도 한옥마을 조성 탄력
이런 한옥열풍이 울산에도 불고있다. 울주군이 올해 역점사업으로 '전통과 문화가 어우러진 한옥마을 조성'을 적극 추진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입지의 선정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사람사는 이야기가 깃든 마을을 만들어내는 것이 관건이다. 대구 구암서원 가는 길이 그렇다. 대구시 중구 동산동에 위치한 구암서원을 찾아가는 낡고 좁은 골목 구비마다 소소한 그림이 가득 메워져 있다. 이 벽화에 골목의 이야기가 숨어있고 서원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것이다. 한옥도 단순히 한국 전통가옥이라는 양식만 추구하다간 또다시 시대의 퇴물이 될수 있다. 전통에 걸맞는 스토리를 만들어 갈 때 그것이 또하나의 역사가 되고 미래를 만드는 것이다.
바야흐로 힐링의 시대다.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추구하던 웰빙바람이 정신까지 치유하는 힐링으로 옮아갔다. 힐링 시대 마침맞은 아이콘 한옥. 아파트에 밀려서 퇴물 취급받던 한옥이 이제 때로는 문화로, 때로는 도시경쟁력으로 부활했다. 조윤희기자 dojo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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