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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아동미술 부문에서 전국 대상을 받은 학생을 배출했고, 성인 수강생들도 전국 규모 미술대전에서 입상해 작가로 등단하도록 지도했다. 이런 교육적 성과는 미술교육에 대한 보람을 느끼게 한다. 스스로도 관련 기술을 습득하고, 강의를 하거나 미술평론을 쓰는 등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미술을 배우고자 하는 성인들이 많다. 학령기를 지난 나이에 무엇인가 적극적으로 배우려는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본다. 취미로 배우려는 분들도 있다. 반면 상담을 하다보면 대부분 취미를 넘어서 상류층을 동경하고 미술로 문화자본을 확보하여 그 세계에 속하고자 하는 경우가 많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미술을 배워 작가로서 활동을 하고 작품전시회를 하며, 지인들을 초대해 오프닝 파티를 여는 등으로 사회적인 인정을 받는 것이다.

 상류사회에 대한 동경만큼 미술 강사에 대한 인식도 높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예로부터 미술교과는 타 교과에 비해 레슨비가 비싸지 않다. 대학 진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각급 학교에서도 미술교육이 등한시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인식이 성인 미술교육에 까지 뿌리내리고 있다.

 이러한 풍조로 인해 "다른 미술 강사는 서울 유명대학과 대학원을 나오고 알아주는 분이 있다. 본인이 잘 아는 강사인데 레슨비는 아주 적은 금액밖에 받지 않는다고 하더라." 라는 얘기들도 나온다.

 이를 통해 아직도 우리 사회는 실력보다는 겉으로 보이는 출신 대학 서열별 줄 세우기 풍토와 그에 따른 금전적 가치를 평가하는 부동의 정서가 만연해 있는 듯하다. 이론상 적은 금액으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면 경제적으로는 타당하다. 그러나 이렇게 수강료 때문에 강사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언행은 불필요하다. 본인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원하는 대학과 대학원 출신 강사를 원하는 금액에 배울 수 있는 곳에 가서 배우면 된다.

 필자는 평소 미술교육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수강생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열정적으로 지도한다. 하지만 서로가 불편하게 되면 더 이상 교육을 지속하기가 어렵다. 정서적 친밀감이 중요한 미술교육에서 수강생과의 관계가 의무적으로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미술교육을 고차원적으로 바라보면 수강생이 바라는 문화자본의 확보와 그에 따른 상류층의 진입은 단순히 그림을 그리기 위한 기술의 습득, 그 이상의 고급문화인 것이다. 개별적 아이덴티티를 찾아 작품의 주제를 선정하는 동안 사제시간 많은 대화와 인간적 이해가 필요하다. 수강생이 기본기를 익힌 다음 단계는 작품에 개인의 성향이 반영 되도록 해야 한다. 표현하고자 하는 스타일이 개인별로 다르기 때문에 획일적인 교육보다 스스로가 가진 특유의 심상을 표출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교육이 필요하다. 모두 똑같은 그림은 작품으로서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작품을 마무리하는 성향에 있어서도 세심한가 대범한가에 따라 교육이 달라진다. 교육의 목적마저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제각각 다르다. 미술 대학원 진학, 작가 등단 등 개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목표를 달성 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교육은 상품이 아니다. 때문에 의무적인 관계는 단순기술 습득 이상의 교육적 가치는 얻기 어렵다. 보다 미술과 관련된 꾸준한 영향을 주며 긍정적 관계형성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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