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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원 作 '감나무 0851 설악' (100x100㎝, Oil on canvas, 2008)


화가 김상원 선생님의 2008년 작품 '감나무 0851 설악' (100x100㎝, Oil on canvas)은 내 마음속의 이상향으로 기억되는 명작이다. 이 그림은 철저한 현장사생으로 살아있는 자연의 생동감과 작가의 풍부한 감정을 담은 자연주의적 아름다움도 충분히 느낄 수 있지만 일정한 회화의 표현영역에서 어떤 경지를 보는 듯하다.

 즉, 회화의 구성요소인 화면구성/데생 그리고 형태/색채/붓질은 아카데믹한 표현의 이상(理想)에서 고도로 숙련된 모습을 보는 듯하다. 이러한 것은 어린 시절 수많은 실기대회에서 입상했고 오랜 세월 미술대학 입시지도를 한 이력을 보면 이해가 간다.

 이 그림은 2006년 개인전 때 작가가 말한 '자연을 통해 내 어릴 적 꿈과 추억을 찾고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는 중이다'라는 말처럼 그리운 고향으로서의 향수를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철저히 몸에 배인 아카데믹한 그림의 구성요소를 완벽하게 소화시키고 있다.

 또한 이 그림은 다른 '설악산/소나무 시리즈'와 달리 다소 미완성한 듯 덜 세련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곰곰이 살펴보면 오히려 너무 열심히 그리고 많은 것을 담아서 넘치는 부담감보다 넉넉하고 편안하게 와 닿는 매력이 있다. 그것도 아주 세련된 매력으로….  즉, 멀리서 전체를 보면 허전한 듯 하지만 가까이서 살펴보면 각각의 공간을 구성하는 내용들이 변화무쌍하다.

 예를 들면, 무채색과 유채색의 적절한 변화, 나무와 배경의 표현에서 느껴지는 직선과 곡선 혹은 긴 것과 짧은 것의 변화무쌍하면서도 안정감 있는 균형감, 심지어 감 크기/숫자에서 마저도 가장 이상적인 상태로 표현한 것이 설악의 감나무를 뛰어 넘어 회화의 본질적인 면에 접근한 그림으로 느껴진다.

 마치 서양미술사에서 후기인상주의의 3대 거장 중 한사람인 세잔(1839~1906)의 대상의 영구불변하는 본질을 추구한 대표작 '생 빅투아르 산'에서 처럼 자연과 그림의 본질을 통찰한 그림으로 와 닿는다.

 

☞김창한 서양화가는 홍익대 미대 서양화과, 홍익대 대학원 서양화과를 졸업했으며 2010년 개인 작품집을 발간했다. 수십 차례 개인전과 국제교류전을 열었다. 현재 울산예술고등학교 미술 교사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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