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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매년 만나게 되는 여름 더위도 점점 무서워진다. 그래서 나이 값을 하기 위해서는 슬기롭게 무더위를 극복하는 방법도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의 계절은 춘·하·추·동 사계절이 분명하며, 다시 24절기(節氣)로 나누며 이를 세분화하면 15일 간격이 된다. 그래서 사계절은 각기 6개의 절기가 있는데 이 더운 여름에는 입하(立夏), 소만(小滿), 망종(芒種), 하지(夏至), 소서(小暑), 대서(大暑)가 있다. 벌써 대서가 지났으니 이제는 가을의 시작인 입추가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가장 더울 때는 대서와 처서 사이인 8월이다.

 갑자기 더위를 먹었는지 이렇게도 더운 여름을 우리의 선조들은 어떻게 보내었는지 현명한 피서(避暑)법이 궁금해진다. 그러나 시대의 상황에 맞춘 피서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다르지 않을 것이다. 덥다. 이 더위를 피할 수 없으면 즐기는 수밖에 없다. 오늘을 사는 우리는 여러 가지 피서가 있지만 필자는 그 중 하나의 방법을 여기에 소개를 하고자 한다. 비록 지금의 우리의 현실이 힘들지만 다들 이 무더운 여름을 잘 극복하고 시원한 가을을 맞이하기를 빌어본다. 

 자, 이제 그 방법을 이야기 해 보자. 더운 여름에는 시원한 물가나 오싹한 공포이야기가 그만이다. 이 둘을 다 충족시키는 축제가 있다. 그 축제는 '제3회 밴프마운틴필름페스티벌 월드투어 울주상영회'인데, 8월 1일부터 3일까지 오후 8시부터 삼남면 작수천 수변야영장에서 상영되는데 흔히 볼 수 없는 영화로 험난한 자연과 인간이 하나가 되는 아름다운 영상이 담긴 풍경을 보며 더위를 한방에 날릴 수 있다.

 첫 영화는 맨 몸으로 절벽에서 협곡을 비행하는 윙수트 풀라잉을 타는 극도의 쾌감을 맛보는 순간은 찰나인데 철저한 준비와 용기가 없으면 도전이 불가능 한 이야기인 '찰나의 순간(Split of a Second : 스웨덴, 8분)'을 시작으로 총 24편의 영화가 상영되는데 이 영화들의 특징은 '누구나 볼 수는 있지만, 아무나 도전은 할 수 없다' 는 메세지를 전하고 있다.

 필자는 이미 1·2회에 개최된 영화를 관람 하였기에 울주밴프산악영화제에 상영되는 영화들의 특성을 알고 있다. 그래서 그 영화들을 보면 꼭 그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진다는 것을. 필자는 예전에 대한산악연맹울산등산학교에서 개최한 등산학교를 수료했는데, 그때 배운 것이 암벽 등반이었다. 처음에는 높은 암벽위에서 로프에 의지해 바위를 타는 것이 무서웠지만 시간이 지나자 바위를 타는 재미에 푹 빠졌다. 그래서 지금도 그 무더운 여름이 그립다.

 그래서 아직도 가보지 못한 많은 길을 가고 있는 영화 속 주인공들이 부럽다. 그 부러움은 결국 영화를 통해 대리만족을 하게 된다. 새가 되고 싶은 인간의 꿈에 가장 가까운 도구로 알려진 윙수트 플라이어들이 모여 아름다운 자연이 펼쳐진 프랑스·스위스의 알프스 자락을 비행한다. 계곡과 땅에 부딪힐 듯 아슬아슬한 비행이지만 그 순간을 위해 모든 것을 건 사람들의 이야기, 태양보다 더 높은 위도에 자리해 한낮에도 어둑한 그곳에서 차가운 북극해의 서핑을 즐기고 스키를 타는, 보고만 있어도 한기가 절로 느껴지는 영상에서 왜 그토록 극한의 자연에 자신들을 내던지는지 관객들은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는 이야기, 인간의 한계를 실험하는 두 젊은이들의 이야기로 이들은 자전거로 이동하며 캘리포니아의 1만 4,000피트급 봉우리들을 맨손으로 등반해가는 이야기는 심신의 고통이 극에 달한 와중에서도 모험을 이어나간 주인공의 희열을 그대로 느낄 수 있음에 관객들은 새로운 세계를 만나게 된다.

 이 영화들은 우리가 쉽게 가보지 못하는 곳, 해볼 수 없는 것에 대한 대리 경험을 하게 해 준다. 이런 세계를 경험하고는 감히 더위를 내 곁에 붙잡아 주지는 못한다. 3일간의 아름다운 풍경들을 상상만 해도 더위가 물려간다. 더구나 국제산악영화제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상영을 한다. 필자의 마음은 벌써 시원한 작수천 계곡에 가 있다. 이 더운 여름, 시원한 물소리를 듣고 새로운 세계를 만나보는 것도 새로운 피서법이 될 것임을 알기에 여기에 공유하고자 한다. 더위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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