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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유명한 그림이기에 굳이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왜 거꾸로 걸어놨을까? 오늘의 이야기 '좋은 그림과 잘 그린 그림'을 생각해 보기 위해 이와 같이 걸어봤다.

 얼마 전 부산항부터 오륙도가 내려다보이는 47층 펜트하우스 갤러리(부산)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바다의 사계'를 주제로 한 개인전이었는데, 전시기간동안 특강도 했다. 미술에 관심 있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미술감상 및 이해'에 도움을 주고자 한 것이었는데 호응이 좋아 예상보다 더 많은 내용을 가지고 긴 시간동안 진행했다. 당시 준비했던 강의자료의 기초는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당시 여러 매체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화제가 되었던 내용을 내 나름대로 새롭게 편집했다. 이곳 지면의 제한으로 내용을 모두 담기는 어렵고 그 중 특정 부분만 짧게 소개하고자 한다. 내용의 전체 구성은 5가지로 구분된다.
 

첫째는 화가들의 성적표다. 둘째는 좋은 그림과 잘 그린 그림이며 셋째는 미술시장과 대중매체 바로보기다. 넷째는 작품소장 및 콜렉터들에 대한 이야기이며 끝으로 다섯째는 작가 프로필 바로보기(화단의 정치 권력화, 개인전·단체전·공모전의 겉과 속)이란 주제다. 위 다섯가지 내용을 모두 공개하기에는 지면도 제한되지만 내용의 민감성으로 매우 어렵다.
 하지만 '좋은 그림이란?'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선 많은 부분을 곰곰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 30여년 미술계에 몸담으면서 피부로 느낀 솔직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한마디로 '좋은 그림'은 작가의 진정성과 전문성이 녹아든 것이어야 한다.

 '좋은 그림'과 '잘 그린 그림'은 공통점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달리(초현실주의)가 매긴 화가들의 성적표'-출처: '20세기 미술의 모험'(도서출판(주) 에이피 인티내셔날, 1990)를 보면 흥미롭다. 살바도르 달리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몬드리안 등 세기의 화가라고 할만한 뛰어난 화가 11명을 9가지 항목(기법, 영감, 색조, 데생, 천재성, 구성, 독창성, 신비감, 진실성)을 20점 만점으로 각각 합산했다.

 미술에 대한 자신의 논리와 생각이 명확하고 깊을수록 판단기준은 구체적이고 전문적이다. 전문성을 갖춘 감상자/작가/화랑은 작품의 예술적 가치(질적 차이)에 대해 분명한 논리적 확신에 따라 등급(가치평가)을 매길 수 있어야 한다. 훌륭한 콜렉터/감상자는 자신의 안목에 따라 작가/작품에 따라 등급을 제대로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오늘 매긴 등급/평가가 내일 다르고, 내일 매긴 등급이 모레 다르면 전문성이 얕다고 볼 수 있다. 무엇이? 어떻게? 왜? 좋고 가치 있는지 구체적이고 명쾌하고 일관성 있는 대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위의 '달리'가 매긴 화가들의 성적표와 비교되는 본인의 '화가들의 성적표'를 다음 번(9월 10일자) 내용에 실으면서 '좋은 그림'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한다.

# 거꾸로 걸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77x53, 유채(油彩) 패널화, 1503∼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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