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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바라보는 기성세대의 시선은 크게 2가지로 양분되어 있다. 미래사회의 주인공이자 핵심인재로 바라보는 긍정적 측면과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반항심과 욕구불만을 사회규범으로부터 일탈적 행동으로 표현함으로서 청소년비행, 위기의 청소년, 청소년문제 등으로 인식하는 부정적 측면이다.

 우리사회에는 청소년기의 과도기적, 부적응적인 요소들이 강하게 부각되어 청소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팽배해져 있다.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관심병사' 문제나 학교폭력의 문제 등도 사회부적응 청소년문제의 일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청소년문제는 이제 단순히 생애주기에서 누구나 경험하고 지나가는 시기이므로 시간이 지나면 해결된다는 인식이나 개인적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청소년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관심을 바탕으로 사회적 차원에서 개선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이와 관련하여 울산시의 사회부적응 청소년에  대한 실태와 지원대책에 대해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청소년이란 '청소년기본법'제3조에서 "9세 이상 24세 이하인 사람"으로 정의하고 있다. 청소년은 흔히 어린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해 가는 생애주기의 일정 기간에 해당하므로 '청소년기'라고 부르고 있다. 청소년기는 아동도 성인도 아닌 양 집단 사이에 존재하는 주변인의 특징을 가지며 신체적 성숙과 더불어 불안, 갈등, 고민 등으로 매우 조급한 정서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오늘날 청소년들은 과거 전통사회와 비교할 때 가족의 규모는 축소 또는 핵가족화되고 경제적 문제, 이혼 등 사회적 요인으로 인해 한부모가정, 조손가정 등으로 가족구조가 다양화돼고 더불어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 감소하고 가정의 자녀 양육보호 기능이 약화되어 소속감을 잃어가고 있다. 또한 가부장적 권위의 약화로 사회의 가치규범을 제시받지 못하고 서양의 물질주의와 개인주의 그리고 저속한 대중문화에 여과 없이 노출됨에 따라 가치의 혼란과 자아정체감의 위기를 맞고 있는 실정이다. 청소년과 성인세대의 단절 및 대립, 사회적 연대감의 결여, 자아정체감의 위기, 가치관의 부재, 물질주의와 찰나주의의 비판 없는 수용 등으로 인해 우리의 청소년들이 병들어 가고 있다. 특히 입시위주의 현실 교육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학교를 떠나는 청소년들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2013년 12월말 기준 울산지역의 청소년인구는(9세~24세)는 24만8,798명으로 전체인구(114만9,742명)의 21.6% 이며,  이 중 초중고등학교 재학 청소년은 총 16만1,619명이고, 학업중단 청소년은 1,206명으로 재학생의 0.75%를 차지하고 있다.  2013년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울산지역의 학업중단 청소년은 초등학교 229명, 중학교 294명, 고등학교 683명이며, 학업중단의 유형별로는 의무교육인 초중등학교에서는 유예 387명, 면제 136명이고, 고등학교는 자퇴 678명, 퇴학 3명, 유예 2명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통계자료에 따르면 초중학교에서는 학력미인정유학이 178명으로 가장 많았고, 해외출국 131명, 장기결석 126명, 질병 17명 순인데 반해 고등학교에서는 부적응으로 인한 자퇴가 444명으로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재학생 중 잠재적 사회부적응 성향을 지닌 청소년을 포함하면 그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청소년정책은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을 중심으로 투트랙(two-track)으로 운영되고 있다. 교육청 학교를 중심으로 수업의 연장선에서 추진되는 청소년정책과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방과후 여가시간을 지원하는 일반청소년정책이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진하는 일반청소년정책도 그 대상이 대부분 학교제도권 안에 있는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어 학업중단 청소년들을 비롯한 학교 밖 청소년들이 다소 소외되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지난 5월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학업중단 청소년에 대한 제도적 지원의 근거를 갖게 되었으며, 내년 5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이보다 앞서 울산시는 2013년에 '울산광역시 학교 밖 청소년 지원 조례'를 제정하여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지원 사업을 추진하여 왔다.

 울산시에서도 내년 5월 본격적인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의 시행에 앞서 사회부적응 및 학교 밖에 있는 청소년들에 대한 기존의 지원시책을 점검하고 개선대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우선적으로 관내 청소년 문화를 선도하고 청소년들이 모여 놀 수 있는 청소년복합문화센터와 같은 전용 공간을 비롯하여 사회적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소년들을 위하여 건전한 놀이문화 프로그램 개발, 잠재적인 사회부적응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예방 프로그램 개발 등 청소년의 다양한 욕구와 눈높이에 맞춘 종합적인 대책들이 하드웨어 측면과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중장기적 계획 및 대책이 수립돼야 할 것이다. 아울러 청소년이 미래사회의 건전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청소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고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청소년 또래문화를 바라보고 존중해 주는 사회 분위기 조성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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