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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은 현대 고전으로 인류의 영원한 화두인'사랑'에 대한 예리한

통찰과 정신분석학적 해석을 담고 있어 성숙한 사랑을 꿈꾸는 모든 이들이 읽어야 할 우리 시대의 필독서가 되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단순한 감정만이 아니라 결의와 판단, 그리고 약속이 동반된다. 그만큼 사랑은 어렵고 힘겨운 것이 사실이다.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비너스)의 에로틱한 사랑이야기가 주는 교훈으로 사랑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을 것이다. 신화에 의하면, 우라노스의 잘린 성기가 바다로 던져 지고 그 거품속에서 아프로데테(비너스)가 탄생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그녀의 탄생은 극적이다. 그래서 일까, 그녀는 성애(性愛)와 미(美)의 여신으로 다산을 상징하고, 동방의 사수로부터 인화성이 높은 '관능의 엔진'을 물려받았다. 눈부시게 아름다웠던 아프로디테는 그만큼 얼굴값을 톡톡히 했다.

 그녀의 첫 남자, 헤파이스토스와의 불행한 결혼, 아레스와 위험한 불장난, 헤르메스와는 원나잇 스탠딩, 포세이돈과 폭풍같은 사랑, 디오니소스와 쿨한 로맨스, 아도니스와 불같은 사랑, 앙키세스와는 금지된 사랑도 나누었다.
 그럼, 아프로디테가 가장 사랑했던 연인은 누구였을까?, 아르포디테의 연인 중에서 누가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을까? 겉으로 보기엔 아네모네의 전설을 가진 아도니스가 1위로 꼽히겠지만 사실은 다를 수 있다.

 로맨티스트였던 디오니소스가 유력하게 꼽힌다. 그리고 그 다음이 포세이돈, 아도니스의 순이었을 것 같다. 누구나 아쉬운 사랑에 더 많이 집착하기 때문이 아닐까.
 산드로 보티첼리(1445∼1510)가 그린 비너스의 탄생은 조개껍데기를 타고 해변에 도착한 비너스와 이를 환영하는 여신 플로라가 등장한다.

 후대 미술가들은 비너스의 8등신 비율과 뛰어난 균형미와 섬세한 표현력에 감탄을 한다.
 바다의 물거품서 태어난 비너스가 조개껍질 위에 서 있다. 조개껍질은 여성을 상징한다고 한다. 일렁이는 바다 물결은 실제로 물결을 그리지 않고 V자 무늬로 나타내고 있다. 서쪽바람의 신 제피로스가 얼굴이 벌개지도록 봄바람을 불어주고, 제피로스에게 엉켜 있는 여자는 요정인 클로리스다. 제피로스와 결혼한 클로리스는 꽃의 여신인 플로라가 된다.

 바람에 날리는 장미꽃들 신화에서는 장미를 비너스의 꽃이라고 한다. 장미의 아름다움과 짙은 향기는 사랑을 뜻한다. '비너스의 탄생'은 르네상스의 중심지 피렌체에 일고 있는 새로운 황금시대의 모습을 제시하고 있지만 보티첼리는 초기 르네상스의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의 엄숙함과 차갑운 대리석 조각같은 이미지를 뛰어넘고 싶어했다.
 바람에 나부끼는 듯한 우아한 자세와 발랄한 운동감의 표현은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표현 방법으로 그녀가 나누었던 수많은 사랑을 경험이라도 해보라는듯 우리를 유혹하고 있다.

 

 

 

사진 - 산드로 보티첼리 作 '비너스의 탄생'(The Birth of Venusc). (Tempera on canvas, 172.5 x 278.5cm, 1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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