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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으로 빚는다 막걸리가 익는다 한가위 情이 솟는다
[울산의 재발견] 울산 전통주
2014년 09월 04일 (목) 21:19:04 김주영 uskjy@ulsanpress.net
   
36년간 막걸리를 빚어온 장인 조봉래씨가 웅촌명주막걸리 생산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이창균기자 photo@ulsanpress.net

물맛 좋아 술맛도 좋은 웅촌양조장 막걸리
오랜 역사만큼 전국서 찾아오는 단골 많아
매순간 최선 다해 제조…옛맛 그대로 간직

지난 1일 오전 8시 찾은 웅촌양조장. 제조장에 들어서니 쌀을 찌는 증기가 사방에 가득했다. 고두밥을 짓는 이는 이곳에서 36년간 막걸리를 빚어온 장인 조봉래(71) 씨. 조 씨는 "밥을 쪄서 바로 식히는 작업이 중요하다"며 묵묵히 밥을 퍼내기 시작했다. 삽으로 80㎏에 달하는 밥을 퍼내는 데다 찐 밥에서 나오는 뜨거운 열기까지 더해져 어느새 윗옷이 땀으로 흥건했다.

   힘드시지 않으냐는 질문에 조 씨는 "힘이야 들재. 그래도 요즘 쪼매 기계화가 돼 예전보단 마이 수월해졌지. 잘나가던 때보단 일도 줄었고"라고 말했다. 몇 년 전부터 막걸리 붐이 일기 시작했지만 사실 800개가 넘는 전국 막걸리 양조장 중에는 수요가 줄어 경영난을 겪고 있는 곳이 적지 않다. 울산에서도 일 년 전쯤 역사가 깊었던 남창양조장이 문을 닫았다.

 1935년 설립된 것으로 알려진 이곳은 다행히 오랫동안 살아남아 지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술은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그래서 오래된 양조장을 보면 왠지 믿음이 간다. 오래됨이 노련함으로 이어져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조 씨는 젊은 시절 웅촌 초천마을에서 과수원 일을 했다. 하지만 한 해 농사가 끝나야 임금을 준 과수원과 달리 양조장은 때마다 월급이 나왔다. 그렇게 일을 시작한 게 1978년. 당시 월급은 9만 원으로 일반 회사원 봉급과 맞먹었다고 했다. 그는 한결같았지만, 후에 여러 닥친 상황들에 양조장 주인도 몇 번이나 바뀌었다.

   
조봉래씨가 사입실에서 발효 중인 막걸리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3년 전 새 주인으로 온 이는 손진용 씨. 손 씨는 은퇴하면 막걸리 제조일을 제대로 배울 생각이라고 했다. 손 씨는 "이곳 양조장 물은 수질 검사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어예. 좋은 물은 좋은 술을 만들지 않겠습니꺼"라며 자랑했다. 실제 그의 말을 뒷받침하듯 예부터 초천에는 초천약수터가 있을 정도로 물맛이 좋았다. 한창 울산에 개발 바람이 불었던 시기에는 온천으로 개발될 뻔도 했다.

 막걸리 맛의 비결로 암반수·약수·탄산수 등 물맛을 드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막걸리 맛 좋기로 유명한 곳에는 좋은 물이 있다. 웅촌양조장 역시 그렇다. 그가 사장으로 오면서 웅촌막걸리에도 조금씩 변화가 생겼다. 우선 바뀐 것은 막걸리 이름. 손 씨는 웅촌 막걸리를 더욱 알리기 위해 '웅촌 명주막걸리'로 이름을 바꿨고 포장 등의 과정은 현대화 공정으로 대신했다. 최근엔 연예인 허참이 출연하는 TV·라디오 광고도 하고 있다.
 
#  인내로 빚어낸 술, 막걸리
그러나 술빚는 과정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발효주인 막걸리는 4~7일간의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 웅촌명주막걸리도 마찬가지다. 우선 술 만드는 원료인 주모를 만들기 위해 밀가루를 찐다. 웅촌명주막걸리는 '쌀 8:밀가루 2'의 비율이다.

 찐 밀가루는 식혀 입국(곰팡이)을 넣고 섞은 후 입국상자에 넣는다. 이때 전통방식 그대로 나무로 만든 입국상자를 이용한다. 1~2일 두면 입국이 띄워져 주모가 만들어진다. 다음은 고두밥을 찐다. 갓 쪄낸 고두밥을 식히고 그동안 1단 사입된 통에 물을 채우고 누룩을 넣어 섞는 2단 사입 과정을 거친다. 열기가 빠진 고두밥을 2단 사입한 커다란 통에 넣어 젓는다. 4~5일간 주모와 고두밥 반죽이 발효되면서 스스로 열을 내면서 섞이고 차츰 막걸리에 가까워진다.
 
# "올 추석 친지들과 소박한 술상으로 추억 만들어요"
   
1935년 설립된 웅촌양조장. 웅촌면 곡천리에 위치해 있다.
특히 막걸리가 발효되는 곳인 사입실은 양조장 구경의 하이라이트. 시큼한 향이 후각을 자극하고, 톡톡 소리 내며 터지는 거품들은 막걸리가 익는 소리 그 자체다. 그렇게 5일간 발효를 거친 예비 막걸리는 재생을 거친다. 여기에 물을 넣어 희석하면 막걸리가 완성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어디일까. 조 씨는 "모든 과정이 다 중요하다. 고두밥 온도, 물의 배합, 주모, 거르는 시간 중 하나라도 잘못되면 그 술은 망친다"고 했다. 우문현답이었다. 얘기를 듣고 보니 술 빚기도 인생사와 다를 바 없었다.

    성공이나 명예, 부처럼 우리는 인생의 어느 한순간과 목표를 위해 살기 쉽지만, 돌아보면 찰나의 매 순간이 모두 그 자체로 중요하다. 가족·건강 등 하나라도 소홀하다 보면 나중에는 후회할 일이 생긴다. 볼품없어 보이는 양조장에서 오랫동안 서민들을 위로한 좋은 술이 나올 수 있었던 것 역시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일한 누군가 때문은 아닐까.

 이날도 인근 건설현장에서 작업복 그대로 와 막걸리 세 말을 담아간 아저씨들, 식당 주인, 울산 온 길에 막걸리 생각이 나 들렸다는 여행객 등을 볼 수 있었다. 한 아저씨는 "요즘 막걸리들은 너무 달아. 술은 달면 못 써. 웅촌막걸리는 옛날 농주 딱 그 맛"이라고 했다. 평소 막걸리 예찬론자인 카메라 기자도 "웅촌명주 막걸리 맛은 어디 가서 뒤지지 않는다"고 평했다.

 이런 칭찬에 손사래를 치던 조 씨는 이윽고 "한 때는 건천·안동 등 인근 지역뿐 아니라 전남 순천, 충청도에서도 막걸리 맛보러 오곤 했다"며 "20년째 이곳을 찾는 단골도 있을 정도"라고 털어놨다. 술을 맛보니, 술을 잘 모름에도 왜 그들이 단골이 됐는지 이유를 알 듯했다. 달짝지근한 듯하면서도 맑은 느낌이 쉽게 잊힐 것 같지 않았다.

 이번 추석,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선조들의 소박함과 가장 잘 어울리는 지역 막걸리로 풍성한 한가위를 보내는 건 어떨까. 가벼운 주머니로도 누릴 수 있는 술 한잔의 호사, 우리 술 막걸리로 누릴 수 있는 행복이다. 농협하나로마트, GS마켓 등에서 구매 가능. 1병 1,000원. 문의 010-4190-8683   


울산대표 막걸리 우리도 있어요

현재 울산에는 웅촌양조장을 비롯해 전통주 점유율 90%의 '태화루'를 만드는 울산탁주 공동제조장, 전 과정을 전통방식으로 만드는 '복순도가', 3대째 '가지산 막걸리'를 만들어오고 있는 언양양조장 등이 있다.

■ 전 과정 전통방식 그대로 '복순도가'
막걸리는 이름 그대로 '막 걸러 신선할 때' 마시는 것이지만 다소 저렴한 이미지도 있었다. 이를 탈피한 술이 있으니 '복순도가'다. 울산의 김정식(61) 박복순(56) 부부가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머슴술'을 상업화했다.
 이들은 두 아들과 함께 항아리 자연발효와 수작업을 고집하고 있다. 지역에서 농사한 햅쌀과 지하수로 담고, 삼베로 누룩을 직접 짜 제조에 3~4주 걸린다. 하루 생산량도 200병을 못 넘긴다. 가장 큰 매력은 누룩이 발효되면서 생성된 '탄산'이다. 이 덕분에 한 입 들이켜면 톡 쏘는 청량감이 강렬하게 다가온다. 달짝지근해 남녀노소 입맛에 맞고 뒷맛이 깔끔하다. 1병(1L) 8,800원. 문의 1577-6746.
 
■ 지역 점유율 90% 차지 '태화루'
울산 옹기문화엑스포 공식 건배 주로 40년 전통으로 울산시의 전통주 90% 점유율을 자랑하는 생막걸리다. 특히 다른 막걸리에 비해 시큼하면서도 좋은 향을 갖고 있는데, 밥알을 씹는 즐거움도 맛볼 수 있다. 여기에 막걸리 특유의 달달하고 텁텁한 맛이 일품이어서, 막걸리를 좋아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한 잔 더 마시게 하는 술이다. 울산탁주 공동제조장에서 만들며 구입후 2~3일 숙성해 먹는 게 가장 맛있다. 흔들 시 탄산이 새어나오므로 주의해야 한다. 1병(750㎖) 1,000~2,000원대. 문의 052-287-5002
 
■ 3대째 내려오는 '가지산생막걸리'
울주군 언양읍 가지산 기슭에 위치한 언양양조장에서 만드는 생막걸리다. 이곳은 한승완(34) 대표가 부친인 한흥준(64) 전 대표의 도움을 받으며 양조업을 3대째 이어가고 있다. 1대 故 한복수 할아버지가 1959년 설립, 손자 승완 씨가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언양양조장은 장인의 술맛을 지키는 살아 숨 쉬는 공장이다. 
 '가지산생막걸리'는 우리 쌀을 써서 청량감과 톡 쏘는 맛을 느낄 수 있다. 한결같은 맛 덕분에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특히 가지산 천연암반수로 담기 때문에 천연조건을 갖추고 있다. 술맛 역시 깔끔한 게 특징이다. 탄산 맛이 구미를 당긴다. 1병당 1,000원. 문의 052-286-0225                                            김주영기자 usk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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