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가 지날수록 결혼을 연기하거나 혼자 사는 사람들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 기준으로 2002년 남자 29.8세, 여자 27세였던 평균 결혼 연령은, 10년 만에 남자 32.1세, 여자 29.4세로 평균 2년 이상 늦어졌다. 결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임신 시기도 늦어져 임신 시 발생할 수 있는 질환들의 발생빈도도 높아지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임신성 당뇨다. 임신성 당뇨란 임신 전에는 당대사 장애가 없던 임산부에서 임신 중에 당대사 장애가 생기는 경우를 말한다. 전체 임신부의 10%정도에서 발견되나 최근 고령의 산모들이 많아지면서 빈도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울산제일병원 내과 전문의 김동현 과장에게 임신성 당뇨의 개념, 증상, 치료법 등에 대해 들어봤다.

임신 중 생긴 당 대사 장애 태아에 치명적 영향
대부분 산전검사 때 발견…인슐린 치료가 원칙
체중유지 위해 식이 조절하고 주기적 혈당측정
합병증인한 사망률 높아 분만후 정기검진 필수

# 임신성 당뇨의 원인
임신 시에는 태아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에 의해 인슐린 저항성, 즉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의 기능이 떨어져 세포가 포도당을 효과적으로 연소하지 못하는 현상이 생기면서 2형 당뇨의 발병률이 증가하게 된다. 임신성 당뇨의 위험인자로는 비만, 2형 당뇨병의 가족력, 이전 임신성 당뇨, 공복혈당장애, 내당능 장애의 과거력, 거대아 출산의 과거력, 소변검사에서 당이 검출된 경우, 다낭성 난소 증후군 등이 있다.

# 임신성 당뇨의 위험성
산모가 당뇨병을 가지고 있는 경우 태아의 출생 전 사망률이 높아지는데, 특히 임신초기 (8주 이내)의 고혈당은 태아의 선천성 기형 가능성을 높인다. 임신기간에 비해 태아가 큰 편이지만 산모의 당뇨병이 매우 심한 경우에는 태아 성장이 지연되고, 태아가 저산소증에 노출된 위험성이 커지며, 태아의 사망률이 높아진다. 또한 모체의 고혈당이 태아의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켜 출생 후 신생아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다. 산모의 경우에는 자궁태반의 기능부전이 나타나고, 양수과다증으로 인해 출산 후에는 출혈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난산 가능성이 높아지며, 각종 감염에 대해 매우 민감한 상태가 된다.

 # 진단과 치료
임신성 당뇨는 피로감, 쇠약감 외에 다른 특이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산전검사를 통해서 발견된다. 일반적으로 임신 24~28주 사이에 50g 경구 당부하 검사를 시행해 1시간 후 혈당이 >140㎎/dl이면 추가적으로 100g 경구 당부하 검사를 시행한다. 단, 앞서 말한 위험인자 (고도 비만, 임신성 당뇨의 과거력, 거대아 출산의 과거력, 다낭성 난소 증후군, 2형 당뇨의 가족력)가 있는 산모는 임신 후 바로 당뇨 진단 검사를 시행한다.

    진단은 100g 경구 당부하 검사로 진단하며, 다음 중 2개 이상에 해당되면 임신성 당뇨로 진단한다.     
□ 공복 혈당 >95㎎/dL               □ 당부하 1시간 후 >180㎎/dL
□ 당부하 2시간 후 >155㎎/dL     □ 당부하 3시간 후 >140㎎/dL

# 임신성 당뇨의 치료 원칙
치료 목표는 식전 혈당 <95㎎/dL, 식후 1시간 혈당 <140㎎/dL, 식후 2시간 혈당 <120㎎/dL로 설정한다. 임신 중에는 경구 혈당강하제는 금기이므로 인슐린 치료를 원칙으로 한다. 일반적인 당뇨 조절의 경우와 다르게 태아의 영양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체중감량은 하지 않는다. 단, 급격한 체중 증가도 조심해야 한다. 하루 30~35kcal/㎏ 정도로 식이 조절을 시행하며 탄수화물 60%, 지방 20%, 단백질 20% 정도의 비율을 맞추는 것이 좋다. 주기적으로 혈당측정도 시행해 '식전혈당 >105㎎/dL, 식후 2시간 혈당>130㎎/dL'이면 인슐린 치료를 시행한다.

# 분만시기와 방법
분만은 원칙적으로 만삭에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당뇨의 정도나 합병증 발생 정도에 따라 조절하는 것이 좋다. 혈당 조절이 잘 되고 있는 경우는 32주부터 주2회씩의 자궁수축검사를 시행하고, 이상 소견이 없을 경우 38~40주에 분만을 시도한다. 혈당 조절이 불량한 경우, 거대아를 출산하거나, 양수과다증이 발생할 위험이 있으므로 37~38주에 조기분만을 시도한다.

# 예후
혈당조절이 잘 되면 임신성 당뇨 산모와 태아의 이환률과 사망률은 정상인과 차이가 없다. 하지만 30~60%는 출산 후에도 당뇨병 발생의 위험이 높다. 임신성 당뇨 병력 여성에서 당뇨가 발생한 경우, 임신성 당뇨가 없던 환자에 비해 만성 합병증의 발생 빈도가 높다. 특히 심혈관계 합병증에 의한 사망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분만 후에도 정기적인 검진과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리=최나영기자 uscny@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