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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끔찍한 사고들이 연일 신문에 오르내린다. 가깝게는 얼마 전 울산에서도 우영진군이 계모에 의해 사망한 일은 우리 모두를 슬프게 만들었다. 본인은 우군이 남긴 그림과 글을 살펴볼 기회가 있었다. 따듯한 사랑을 갈구하고 있고, 자신감없이 위축되어 있는 그림과 글을 좀 더 빨리 알아볼 수 있었다면 이러한 비극을 예방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니 안타까웠다.


 지구가 한 마을이 되고 정보화로 교류가 활발해 지는 것이 추세인 반면 아이러니칼하게도 우리 사회는 공동체 의식을 잃어 가고 있고 우리 주변의 일에 무관심하다. 그러나 우리가 나, 우리 가족만 생각하며 살 수 있을까? 우리 사회의 도움이 없이 우리 아이들을 유괴범과 학대자 등 각종 범죄들로부터 안전하게 키울 수 있을까?


 지금 한참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여 미국민을 설득하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은 백악관시절 한 아이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여 많은 인정을 받았다. 부모만이 아이를 키우는 것이 아니며 또한 키울 수도 없다. 이웃과 지역사회 그리고 국가가 함께 키워야만 한다.


 국가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아동을 올바로 키우고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예로 아동전문보호기관을 만들어 학대를 예방하고 보호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국가적으로 영유아기부터 발달진단과 심리평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그러한 맥락이다. 또한 작년에는 재난 피해자 심리지원 경감대책협의회가 구성되었다. 사고를 예방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지만 피하기 어려운 자연재난이나 사고가 발생한 후 충격과 상처를 받은 이들을 신속히 그리고 전문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 아동의 경우는 이러한 배려에 더해 아동의 발달에 대한 지식을 지닌 전문가가 필요하다. 우주선이 폭발하는 장면을 지켜본 사람들, 더구나 눈앞에서 부모가 사고로 죽는 모습을 본 어린 아동의 상처는 아동발달에 대한 지식과 상담에 관한 지식을 모두 갖춘 사람이 전문적으로 돌보아야 이들이 올바로 성장하고 사회인으로 기능을 할 수 있다.


 필자는 경남울산 지역의 재난피해자 심리지원 경감대책위원으로 특히 어린 아동이 자연 재난으로 인한 정서불안과 심리적 충격이 있은 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을 경감하고 중재하는 일에 관심을 두고 있다. 성인이나 나이든 청소년에 비해 재난이 어린 아동의 정서와 발달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장기적이며 전반적이기 때문이다. 어제부터 뉴스에 오르내리는 여아납치 미수사건의 희생자인 아이가 가정에서 부모의 따듯한 사랑으로 치유가 되고 있겠지만 사건후 즉시 전문가의 손길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러한 사건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일은 무엇인가? 무엇보다도 아동에게 지원이 쉽게 이뤄지도록 사회 단체, 교육기관, 부모간의 네트워크가 형성되어야 할 것이다. 국가적인 제도와 조직도 중요하지만 우리 아이 교육은 우리 부모가 함께 한다는 생각으로 주변을 살펴볼 때다. 부모, 교육기관의 종사자들은 아동의 외모뿐 아니라 마음의 상태또한 읽을 수 있는 마음과 지식이 필요하다. 또한 직접 이러한 일을 하기 어려울 경우 주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들을 알고 접촉해야 한다. 복지 울산을 추구하는 울산광역시와 각 자치단체에서는 이러한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원활히 운영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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