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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잇단 어린이 성범죄로 우리 사회가 들끓고 있는 가운데 울산에서도 유사 범죄를 시도한 사례가 드러났다고 한다. 중구 성안동 모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이 사건은 한 여학생이 부모에게 자초지종을 알려 사건이 알려지면서 드러나게 됐지만 경찰이나 학교, 또 일부 학부모들의 초기대응 태도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납치나 성폭행 등 결정적인 피해를 당할 수 있는 정황이었는데도 학교는 학교대로 경찰은 경찰대로 사건무마에만 관심을 가지고 이를 전 시민에 알리고 예방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은 여전히 문제로 남는다 하겠다. 이번 사건은 이 학교 정문 앞에서 낯선 남자가 여자아이들에게 현금을 건네며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고 내일 다시 나오라"고 했다는 것이 전부다. 물론 이 같은 사실만으로 납치 성폭행 기도라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철부지 어린이들에게 그것도 모자를 쓰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40대 남자가 돈을 주며 유혹하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정상적인 남자로 판단하기 어렵다. 이번사건을 신고한 학부모는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 "마음이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교사들과 경찰관이 단순히 아이들의 이야기가 와전이 돼 일이 불거졌을 뿐이라고 말했다"며 불안해했다고 한다.
 전국적으로 아동납치 성폭행 사건이 빈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작은 일도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 요즘 부모들의 마음이다. 문제는 일부 학교에도 있다. 학교측에서는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조사하기는 커녕 아이들의 말이 와전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학부모를 안심시켰다니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울산시교육청은 최근 잇단 초등학생 납치살해 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어린이 유괴 및 납치 예방대책을 일선학교에 내려 보내는 등 예방교육에 나서고 있다. 그런데도 현실은 여전히 미온적 대처로 나타나고 있으니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모든 범죄가 그렇지만 특히 어린이와 관련한 범죄는 예방차원의 사회안전망 구축이 무엇보다 우선이다. 특히 학교나 경찰, 그리고 학부모들의 협조체제가 이뤄져야 이같은 범죄자들이 서성거리지 못하게 된다. 사고가 터지고 문제가 발생하는데도 이를 숨기기에 급급하거나 학교 이미지 실추만 생각하는 당국의 태도라면 언제 또다시 우리의 어린 아이들이 '짐승'같은 어른의 손에 희생될지 모른다. 다행히 이번 사건은 미수에 그쳤지만 이를 계기로 경찰과 교육당국은 우리 어린아이들과 불안한 학부모의 마음을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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