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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미술관] 내 마음속의 풍경화2
김창한 울산예고 미술과 교사
2014년 11월 04일 (화) 20:06:28 김창한 화가 webmaster@ulsanpress.net
   
김창한 作 '사과나무' Oil on linen, 130.3x162.2cm(2004~2014).
   
 

최근 약 2개월 동안 봉화(상운면)에서 작업한 사과나무 시리즈는 특별한 기억으로 남는다.
 이번에 새로 시작한 작품도 있지만 대부분 과거에 그린 것을 덧칠하면서 작품에 깊이를 더했다. 2001년부터 2009년에 그렸던 그림에 새로운 생명과 깊이를 더함으로써 20년간 이곳에서 보았던 사과나무 시리즈에 새로운 미적 영감을 불어넣는 것은 가슴 설레는 일이었다.

 전체적으로 붉게 익은 홍옥과 부사에 초점을 두면서 사과나무의 건강한 생명력과 싱그러운 사과의 맛을 느끼게 하면서 그림 자체의 회화적 순수함과 밀도감을 더하고자 했다.
 작업 중 2009년 일본 NHK TV에 방송 후 일본전역을 감동케 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기무라 아키노리'라는 농부의 이야기를 담은 책 '기적의 사과'를 다시 생각했다.

 무농약 무비료 사과나무를 가꾸기 위해 8년간 아무런 수확도 거두지 못해 농부의 집안은 극도의 가난에 몰렸고 주변사람들로부터 미친 사람 취급당했다. 상식적으로 무농약 무비료로 상태에서 사과나무를 키운다는 것은 100%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모두들 믿고 있다.

 무농약 무비료 사과농사를 시작한지 몇 년 후 더 이상 견디지 못할 정도로 궁지에 내 몰려 죽음을 결심하고 그가 산에 올랐을 때 사과나무의 환영을 본 후 마음을 고쳐먹고 다시 산을 내려왔다. 산 속 나무들은 농약/비료를 주지 않았지만 매우 울창했고 그곳의 흙은 너무나 향기롭다는 것을 보고 크게 깨달았다. 이 책을 옮긴이는 "세상에 흔히 회자되는 신념, 목표, 꿈, 그런 것들을 끝까지 관철하는 것이 얼마나 고독하고 힘든 일인지를 새삼스레 깨닫게 해주는 '기적의 사과'를 통해 정말 자신의 삶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리는 사람이 많아지리라 믿는다"고 했다.

 필자의 사과나무 작품은 1994년부터 즐겨 그린 것으로 언제나 내 마음속의 고향이다. 그곳은 내가 어린 시절 자연의 풍요로움과 신비, 그리고 삶의 순수함과 건강한 모습을 가장 인상 깊게 보았던 마음속의 이상향이었다. 그래서 나는 사과 과수원을 찾으면서부터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편안한 휴식과 어린 시절 아름다운 추억들을 만끽할 수 있었다. 특히 한여름에 보는 풋풋한 사과의 터질듯 한 생명력은 언제나 내 가슴을 설레게 했다. 청년기에 접어든 사과나무의 유연하고 힘찬 자태는 살아 숨 쉬는 생명력 그 자체이다. 청록의 풋풋한 여름사과 나무의 짙푸른 잎들과 싱그럽게 주렁주렁 달린 푸른 사과는 동해바다의 검푸른 바다처럼 힘찬 생명력과 전율을 느끼게 한다.

 지난 2010년, 30여년 작품 활동을 담은 작품집을 발간하면서 미국인 작가 마샤 크루퍼 스트로가 작업현장에서 제작과정을 지켜본 후 쓴 글(김창한의 사과과수원 그림)을 남기면서 이야기를 마무리 한다.

 "사과나무의 에너지, 주변의 산, 풀, 야생화 그리고 대지는 창한 씨의 유화를 통해 캔버스로 옮겨졌다. 사과들이 나무를 통해 하늘과 땅의 달콤함을 빨아 모으듯이 창한 씨는 자신의 철학적 환경으로부터 자연의 영감을 흡수하고 있었다. 마치 공기, 햇빛, 비, 나무, 곤충들 그리고 흙은 그의 영혼이 그러하듯 함께 진동하는 에너지를 발산하는 것 같았다. 그의 머리는 이런 삶의 에너지를 대담한 색채의 붓놀림으로 캔버스에 옮기고 있었다. 그의 정신적 에너지는 그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과 조화되어 진동하고 있었다. 그는 이런 삶의 힘을 느낌으로써 자연의 이미지를 예리하게 재창조하게 되었고 그 결과 그의 작품을 보는 사람들 역시 각자 스스로 세상의 많은 경이로움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화려한 붉은 색과 대비되는 녹색은 마치 바람에 날리는 잎들과 가지로 인해 뒤섞이는 것처럼 소용돌이쳤다. 이 커다란 캔버스는 마치 그가 과수원에 서 있는 것처럼 실물크기의 잎, 사과 그리고 가지와 함께 보는 사람들 주위를 휘감았다. 그림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사실적임에도 불구하고 그림은 사진 같지가 않았다. 삶과 움직임의 느낌은 명백했다. 그의 스타일은 유럽의 인상주의 화가들을 떠올리게 함에도 불구하고 더욱 생동감 있고 드라마틱하고 대담하였다."

 "창한 씨는 앞으로 사과 과수원의 표현 영역을 확장하려고 구상하고 있다. 그는 신비적인 분위기로 전개되는 다음 그림을 마음속에 그리고 있다. 다시 한 번 사과 과수원에서 출생, 성장, 죽음 그리고 재탄생이 그려질 것이다. 삶의 순환은 새로운 창조적 분위기로 반영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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