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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화강 수중을 걷다보면 물속에 이끼와 물떼로 미끄럽고 끈적거려도 철새들은 바위에 앉아 물고기 사냥하느라 눈을 떼지 못하고 그것도 모르는 물고기들은 구정물을 일으키며 그 앞을 지나가다 철새들 밥이 되고 만다.


 환경순찰을 돌면서 수중을 관찰하다보면 참 다양한 수생식물들이 자생하고 어패류도 다양하게 서식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또한 기후변화에 따라 강물이 누렇게 뒤집혀 위아래 수질이 변색되면 물고기들은 산소가 부족한지 수면위로 팔딱팔딱 머리를 들이밀며 올라왔다 내려가기를 반복하고 나면 울산에 비가 온다. 3년을 관찰한 결과 빗나간 적이 없었다.


 낚시금지구역에서 낚시하는 시민들을 만나면 "이곳은 금지구역이라 낚시를 할 수 없다"고 설득하면 이해하는 시민들은 자리를 거둬 일어서고 할 때 협조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와 더불어 늘 기억에 남는 반면 어떤 분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고 "낚시한다고 강물이 오염 될 것이 뭐가 있느냐"며 비협조적일 때 과연 울산에 거주하는 시민인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러나 태화강 환경감시원들은 포기하지 않고 태화강을 순찰하면서 금지구역 안내를 게을리 하지 않은 탓으로 지금은 낚시금지구역에서 낚시하는 분들을 거의 만날 수가 없게 되었다.


 2004~2006년 까지는 수변과 수중에 널린 것이 생활쓰레기로 가득했었는데 요즘은 둔치에 농사짓는 곳이 없어서인지 하천에서 유입되던 오수를 차단해서인지 도로변 청소를 부지런히 해서 그런지 강가에 너덜너덜 거리던 농작물 쓰레기, 생활쓰레기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관리소홀로 인하여 태화강이 죽음의 늪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었던 것도 시민들의 무관심이 아니었나 싶다. 환경감시원이 바이러스처럼 곳곳에 펴져 너도나도 울산의 모든 강과 하천 그리고 바다의 지킴이가 되어 지난 날 울산 소도시 빈민촌 경관은 찾지 못하더라도 역사에 묻혀버린 문화적 전설을 찾아 복원하여 울산관광자원화에 양념으로 첨가하도록 지켜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필자의 욕심이다.


 태화강 삼호교 아래는 작은 섬이 따개비처럼 붙어 있다. 썰물에는 하나로 연결되었다가 밀물에는 셋도 되고 넷이 되기도 한다. 수중에는 갯버들이 자라고 있지만 관리가 부실하여 태풍에 넘어지고 홍수에 잡동사니들이 나무를 덮쳐 제대로 성장을 못하고 있었다.


 지금이라도 삼호교 아래 자생하는 갯버들을 잘 관리해준다면 주산지 못지않게 수중에 갯버들 공원하나 그냥 얻어질 것이 분명하다. 썰물에 수중을 걸으면 마치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신비의 바닷길을 떠올리게 된다.


 태화강 수심이 드러나는 태화동 불고기단지 앞에서 삼호까지 섬을 이용하여 걸어가도 깊은 곳이 그의 없었다. 작년 누치가 왜 죽었는지 강바닥을 확인하며 걸어보니 이해가 되기도 했다. 바닥이 드러나니 물고기들이 수면위로 올라와 산소부족에 미생물이 없으니 뜨거운 태양열에 의해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고기 역시 상처를 입고 물속을 헤매다 반나절도 못되어 몸을 비틀며 수면위로 허옇게 떠오른다. 이는 다름 아닌 낚시 바늘과 새들의 부리에 긁힌 흔적들이었다.


 물 흐름이 빠른 곳은 바닥이 깨끗하고 물 흐름이 느린 곳은 바닥에 이끼와 물때가 많이 앉았고 수온차이도 변화를 보였다. 유압 속도가 빠른 구간에는 물고기들이 보이지 않고 느린 곳에는 물고기 양어장이다. 물고기도 수온변화에 따라 이리저리 은신처를 옮겨 다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물반 고기반이라 했던 태화강에 이제는 물보다 물고기들이 더 많이 놀고 있다.


 수질이 맑아지고 수변정리가 잘되고 수중에 장애물이 없으니 물고기도 늘어나고 미생물이 많아지니 각종 새들도 태화강에 터를 잡고 떠나질 않는데 언론에 의하면 태화강 옆구리마다 회오리바람이 몰아친다니 꽃피는 봄날에 시민의 손으로 살려 놓은 태화강 또다시 죽음의 늪에 빠지는 것은 아닌지…. 삼산배수장에 골프연습장 건립 바람이 불고 삼호에 장례문화시설 바람이 불고 있으니…. 울산시민으로 태화강환경감시원으로 자연이 살아야 수질이 맑아지고 환경이 좋아져야 지구 안에 인간이 존재한다. 더 이상 도심을 흐르는 태화강을 죽이지 말았으면 한다. 태화강이 살아야 울산이 좋아지고 경제발전에 한몫을 하는 울산연안에 해양문화 꽃을 피우리라 도시미관을 생각하여 관에서는 신중한 재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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