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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그림5-마르시아스
윤태희 갤러리 아리오소 관장
2014년 11월 18일 (화) 19:40:41 윤태희 webmaster@ulsanpress.net
   
애니쉬 카푸어 作 '마르시아스' 영국 테이트모던미술관 소장(2002).
   
 

인간관계에서 최고의 미덕이 겸손일 것이다. 세상에 스스로를 알리고 높이려는 본성을 참아내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위대한 인물들이 넘어서야 할 최초의 관문이 겸손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겸손은 말과 태도의 문제라기보다 자신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평가의 문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굴하지 않으며 또한 자신을 과대포장하지 않는 분별력에서 겸손은 나오는 것이다. 꾸미는 겸손은 진정한 겸손이 아니며, 오만은 겸손에 대치되는 악덕이다. 그리스 신화에서도 신에게 대항하는 인간의 오만을 벌했었다.

 후세에 이르기까지 기이한 반향을 일으킨 오만에 관한 특별한 이야기가 있는데 바로 '마르시아스'의 이야기이다.

 냇가에서 우연히 사슴의 뿔로 만든 피리를 발견한 마르시아스는 자나 깨나 피리에 몰두해 피리의 대가된다. 그러나 피리는 아테나 여신이 만든 저주받은 마술피리로 저주는 시작되고 피리의 대가가 된 마르시아스는 마음으로 움악의 신 아폴론보다 더 훌륭한 연주를 할 수 있다는 오만이 싹트기 시작한다. 마르시아스는 아폴론에게 도전을 했고 이긴 자는 진 자에게 어떠한 가혹한 벌도 내릴수 있는다는 내기를 한다. 신과의 싸움이 늘 그렇듯 마르시아스는 내기에 지고 만다. 내기에 진 마르시아스는 신에게 도전한 오만함의 대가로 나뭇가지에 거꾸로 매달려 산채로 껍질이 벗겨지는 끔찍한 일을 당한다. 아마 그리스로마신화의 여러 이야기 중 가장 엽기적인 장면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마르시아스 이야기는 신기하게 예술가들이 매우 좋아해 작품의 소재로 쓰이기도 했다.

 설치예술가이며 세계적인 조각가인 애니쉬 카푸어는 런던의 테이트모던미술관에 길이 150미터에 달하는 붉은 나팔관 모양의 작품, '마르시아스'를 선보였다. 붉은 나팔관은 마치 껍질이 벗겨져 피로 물든 마르시아스의 온몸에 실핏줄이 섬세하게 퍼져있는 듯한 느낌으로 껍질 벗김을 당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마르시아스의 예술혼과 조우하게 했다.

 인간은 우월하면 오만에 빠지고 부족하면 열등감에 시달린다. 그러나 인생은 배움의 연속이다. 그 속에서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의 과거와의 비교는 오만을 경계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인생의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오만을 성장의 에너지로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것이다. 이때 '신에게 닿을려는 마르시아스의 오만'이 강력한 에너지로 작용되는 것이다.

 오만은 파멸을 부르기도 하지만 인간의 창조적 진보를 계속하게 하는 걷잡을수 없는 에너지의 원천이기도 한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삶에 자부심을 가지고 삶을 바쳐 또한 삶이 빛나도록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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