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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전국의 수험생들은 인생의 큰 언덕을 하나 넘었다. 그 언덕을 넘기 위해 학생들은 12년을 달려왔다.
 성적이 어떻든 일단은 모든 수험생들이 박수를 받아 마땅한 일이다.
 학력고사 폐지 후 94년에 처음 도입된 수능은 큰 문제를 갖고 있다. 해가 갈수록 기형적인 문제들이 출제되고 있고, 매년 수능을 전후로 많은 학생들이 죽음을 선택하고 있다.
 올해에도 수능 하루 전날 저녁에 두 명의 수험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울산에 거주하는 학생은 자신의 방에서 목을 맸고, 경기도 양주에 거주하는 학생은 17층 아파트에서 투신했다. 수능을 친 후에도 17일, 울산의 고3 여학생은 자신의 집에서 목을 매 숨졌고, 18일에는 대학을 휴학하고 수능을 친 창원의 20살 대학생이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수능으로 인해 못다 핀 꽃이 떨어지는 이 문제는 청소년 자살 예방 상담을 강화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이 문제의 가장 주된 원인은 한국 사회에서 '대학'이 가지는 의미가 지나치게 크다는 것이다. 어떤 대학에 입학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바뀌고, 주변의 시선이 달라지는, 대학서열화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이 문제는 계속될 것이다.


 수능이 끝난 수험생은 지나친 긴장감을 느끼고 난 후 모든 것이 끝났다는 허탈감을 느끼거나 가채점 후 결과에 낙담해 무기력감에 빠질 수 있다. 결과에 대한 비관적인 생각이 깊어지거나 자신에 대한 실망감, 부모님에 대한 죄송한 마음이 커지면 우울증에 걸릴 수 있다. 우울증이 심해지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게 된다.
 수험생이 이런 정신적인 고통을 겪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시험 전에 격려해주고 응원을 해주는 것이 중요한 만큼 시험이 끝난 뒤에도 학생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화 시간을 늘려 학생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학생의 의견을 존중해주는 자세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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