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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신한울원전(1~4호기)건설을 위한 정부와 울진군간의 대타협의 소식이 전해졌다. 1999년 신한울원전 부지로 울진군이 지정된 지 무려 15년만이다.

 울진지역주민들은 더 이상 님비(Nimby)보다는 정부가 자신들의 요구를 포함해 풀어낸 자율형사립고와 의료원 건립 등 2,800억원 지원 등에 마음을 연 것은 다행이다. 

 이를 보면서 지난 2005년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리장 논란이 드셌던 우리 울산의 모습이 데자뷰처럼 스쳐지나간다.

 헌정 66년사 첫 울산 국회부의장으로 선출되는 영광을 120만 울산시민들께서 만들어주셨다. 그러나 이 자리에 오기까지 큰 위기도 겪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방사성폐기물처리장 유치'를 주장했던 일이다.

 당시 거의 모두가 'NO'하던 방폐장시설을 '한전이전'이라는 조건을 달고 혼자 울산에 유치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그러자 지역의 민심은 싸늘했다. 후폭풍이 거셌다. 사무실 앞에선 연일 시위가 벌어졌고, 지역에서는 '정갑윤의 정치는 끝났다'라는 얘기마저 나돌았다. 정치적인 타격이 적잖이 컸다. 그러나 '방폐장 유치'의 소신에는 변함이 없었다. 울산의 미래를 생각했기 때문이다.

 훗날 경주 확정과 이에 따른 정부 지원방침 등을 보면서 울산은 후회했다. 2005년 11월 2일, 주민투표 결과 89.5%의 찬성으로 경주는 방폐장 유치에 성공했고, 정부는 62개 사업에 국비4조4,000억 원 지원을 심의·확정했다. 그리고 지난해까지 51개 사업에 약 1조1,000억 원에 이르는 국비가 지원됐다.

 울산이 유치했다면 요소요소에 투입되었을 막대한 국비인 것이다. 끝까지 당위성을 가지고 시민들을 더 설득했더라면...하는 아쉬움은 지금도 여전하다.

 최근 '원전해체기술 종합연구센터'의 유치경쟁이 뜨겁다. 8개 지자체가 유치의향서를 제출한 상태다. 그 중에서 울산을 비롯해 부산, 경북 간 각축전이 치열하다.

 우리 울산은 시의회 안에 원전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 11일 '원전센터 울산유치 촉구결의안'을 채택하는 등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다. 부산시 역시 지난 24일 기장군 유치를 위해 부산대를 비롯한 15개 산·학·연·관이 연구센터 유치를 위한 협력 협약(MOU)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경북지역 역시 동해안 원자력클러스터 완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유치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이처럼 '원전해체연구센터'를 왜 유치하려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원전해체기술분야는 새로운 블루오션이기 때문이다. 지역의 '미래먹거리'로써 놓칠 수 없는 엄청난 메리트를 가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운영 중인 원전 435기 가운데 30년 이상 가동 중인 것은 212기, 영구 해체를 앞둔 원전은 135기다. 노후 원전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들을 해체하기 위해 2050년까지 1,000조원대를 훨씬 상회하는 거대한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고리1호기(2017년), 월성1호기(2022년), 고리2호기(2023년), 영광 1호기(2025년) 등 2030년까지 설계수명을 다한 원전도 12기에 이른다. 원전기관 등은 1기당 해체비용을 6,000억원에서 최대 2조원까지 추산하고 있다. 이에 따른 경제적 유발효과 역시 고리1호기 해체를 기준으로 보면 생산유발효과 5,682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2,069억원 등 7,000억원 이상이며, 고용창출 3,798명, 세수 539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뿐만 아니라 원전해체사업은 최장 20년이 걸리는 장기사업으로 연속성이 큰 것도 우리가 놓칠 수 없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울산은 '원전해체센터'의 다른 곳에 견주어도 손색없는 최적지이다.
 원전해체기술을 뒷받침하는 기술, 인력 등의 역량은 으뜸이다. 특히 UNIST와 울산대 등 원자력공학과 기계기술분야에 대한 강점은 타 시도를 압도한다. 연구기반을 이미 갖췄다. 또한 울산 30km 반경 내 16기의 원전이 있는 최고의 밀집지역이다.   '원전해체센터'가 울산에 유치되어야 하는 당위성은 충분하다.
 2005년 방폐장시설유치 실패에 따른 뒤늦은 눈물을 이번만큼은 되풀이 돼선 안 될 것이다.

 120만 울산시민이 하나 된 결집으로 '원전해체기술 종합연구센터'를 반드시 울산에 유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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