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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미 이치로의 저서 '미움받을 용기'는 최근 읽은 책 중 단연 인상깊었던 책이다. 제목에 먼저 이끌려 산 이 책은 용기의 심리학이라고도 불리는 아들러 심리학을 한 청년과 학자의 흥미진진한 대화로 풀어냈다. 무엇보다 와닿았던 부분은 후반부였다.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부분이다. 저자들은 끊임없이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인정욕구'가 인간을 불행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우리는 얼마나 어릴 때부터 주변에서 원하는 '착한 사람'으로 살아왔던가. 그러면서 책은 이를 해소하려면 타인과 내 과제에 선을 긋는 '과제 분리'의 태도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는 다른 이들이 원하는 대로 살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여기서 필요한 게 바로 '미움받을 용기'다. 세 다리 건너면 아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좁은 취재영역을 가진 지역 신문기자들에게, 그중에서도 취재원이 한정된 문화부 기자만큼 이 용기가 필요한 직업이 또 있을까.


 15일자 보도한 '울산예총 특혜시비' 기사만 해도, 보도 후 다양한 얘기들이 주변에서 들렸다. "예술단체 규모나 역사에 비례한 지원인데 뭣 모르고 썼다" "당사자 얘기를 더 담았으면 좋겠다"는 비판이 우선 있었다. 반면 "후련하다, 이 기회에 문예예산이 시민 문화향수권 확대와 직결되도록 편성 방침부터 개선하는 기회가 되도록 심층보도 해달라"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면서 애초 대안을 제시하며 시리즈를 마무리하려 했던 스스로를 반성하게 됐다. 그래서 마음을 다잡고 좀 더 시민 입장에서 사안을 바라보기로 했다. 그동안 이 부분은 예민한데…라며 취재를 게을리했던 부분도 더 꼼꼼히 파고들기로 했다. 그것이야말로 시민이 알고 싶은 혹은 알아야 할 것이며, 기자들에게 원하는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문화부는 사실 타부서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판기사를 덜 써도 된다. 때문에 눈 먼 돈이 가장 도사리는 곳이 문예예산일지 모른다. 정치, 사회, 경제에 비해 보도 우선순위에서 밀리며 규모도 크지 않아 건축, 토목 등에 비해 크게 다뤄지지도 않는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 중요성마저 낮다고 볼 수는 없다. 문예예산은 지역 문예계를 돌아갈 수 있게 하는 자금줄이자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이에 기자는 잘못된 게 있으면 스스럼없이 보도할 수 있는, '미움받을 용기'를 갖자고 오늘도 되새긴다. 그리고 이 용기는 비단 기자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을 행복하기 위해서는 누구나 가져야 할 용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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