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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가 대표 도서관으로 건립해 2012년 문을 연 서울도서관 내부. 연간 200만명, 하루 평균 6~7,000명이 이용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특히 이 곳은 구 서울 시청사를 리모델링해 도서관 건축이 차별화 될 뿐 아니라 접근성이 좋다. 내부 시설도 역사적 장소임을 감안하면서도 변화하는 수요에 맞게 현대적으로 꾸며 국내 도서관 건축과 운영의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

도서관이 변화하고 있다. 오늘날 도서관은 단순히 책읽고 공부하는 지식의 전당을 넘어선다. 책과 사람과의 유쾌한 만남이 가능한 소통의 공간, 끊임없이 진화하고 확장하며 한 도시와 국가를 문화적으로 전환시키는 동력이 되고 있다. 울산의 문화와 지식의 백년대계가 달린 첫 대표도서관, 울산시립도서관의 미래상을 국내외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이런 곳이 됐으면…"하고 꿈꿔본다. 편집자
 

#카페·쇼핑몰 같은 도서관 속속 등장
오늘날 도서관은 마치 슈퍼마켓이나 쇼핑몰, 까페처럼 편안하고 일상적인 공간이 되고 있다. 국내외 각광받는 도서관들은 사람과의 소통과 교류를 강조하는 즐거운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최근 완공된 영국 런던타워 햄리츠의 '아이디어 스토어'는 아이디어를 판다는 도서관 이름부터 흥미롭다.
 선진화된 도서관 정책으로 유명한 이 곳은 까페인 줄 알고 들어가니 도서관인 곳이다. 기존 도서관 건물을 증축, 재개관 한 이후 방문자 수가 3배나 늘었다. 이용율을 높이는데 공간 환경의 중요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입증하는 성공사례다. 쇼핑몰을 연상시키는 아트리움과 에스컬레이터, 디스플레이 방식이 인상적인 알메르 공공 도서관도 있다.

▲ 서울도서관 생각마루.

 
#자유롭게 배치된 서가·1인용 공간도
대표도서관은 도시의 관문이자 '거실'이다. 거실이 가정의 모든 공간을 이어주듯, 도서관은 도시가 내부로 들어오고 내부가 도시로 확장하는 도시의 거실로 변해가고 있다.
 울산시립도서관 역시 시민들이 타 도시, 타 국가와 교류할 수 있는 외부로 나가는 발판이 되는 한편, 내부적으로도 울산에 관한 정보를 만날 수 있는 곳이 돼야 할 것이다.
 미국 시애틀 공공도서관 내부 혼합실(Mixing Chamber)에서 내려다본 접지층의 거실(Living Room) 풍경은 자유롭게 배치된 서가와 1인용 책 공간이 인상적이다.
 
▲ 서울도서관 2층 일반자료실 내부.

#대표 복합문화공간인 디오케이 중앙도서관
미국, 영국과 더불어 발빠른 도서관 정책으로 유명한 네덜란드는 도서관이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곳 도서관들은 박물관, 미술관, 아카이브센터 등을 통합적으로 결합했다. 한국과는 딴판이다.
 도크 아키텍텐이 설계한 델프트의 '디오케이 중앙도서관'은 대표적 사례다.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현대적인 25개의 도서관(2008)에 뽑히기도 했다.
 2012년 개관한 서울도서관도 이같은 추세를 반영, 국내 도서관의 획기적인 사례로 꼽힌다. 서울도서관의 트레이드 마크인 로비는 어딘지 디오케이 무대형 계단의 느낌과 비슷하다. 벽면서가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 혁신적인 도서관 건축을 보여주는 네덜란드 렐리스타트 공공도서관의 신간 전시용 트롤리.

#쇼핑에 착안한 도서관 이용방법도 신선 
혁신적인 도서관 건축을 보여주는 네덜란드 렐리스타트 공공도서관의 신간 전시용 트롤리. 쇼핑몰 상부에 위치한 이 도서관 내부는 라이프스타일별로 테마화된 '스포츠', '취미생활', '예술' '신문 및 잡지' 등으로 나눠진 서가 구성방식을 적용했다. 또 슈퍼마켓에 쓰이는 책바구니와 셀프서비스 부스, 쇼핑몰 조명 및 신호체계를 사용해 방문자들에게 친숙함을 더한다.
 이런 풍경들은 현재 울산을 비롯해 기존 국내 도서관 건축물들이 갖고 있는 일률적이고 정형화 된 틀을 어떻게 벗어나게 해야할지, 향후 울산시립도서관의 가장 큰 숙제로서 고민을 던진다. 김주영기자 usk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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