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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현대중공업 출신 이원건 전 노조위원장의 강연이 있었다. 울산노사발전연구원이 주최한 '노동운동 이제는 변해야 한다'라는 주제로 울산상공회의소에서 열렸다.
 이원건 현대중공업 전 노조위원장은 1980년대 한국노동운동의 대부로 알려진 인물이다. 현재 민주노총의 기반이 있기까지는 이원건의 공로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1988년 12월 5일부터 128일 간 벌어진 총파업과 골리앗 투쟁을 주도한 그는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영국의 BBC, 일본의 요미우리, 미국의 언론을 비롯, 전 세계가 이원건을 주목했다. 세계적인 시사지인 미국의 '타임'지는 이원건을 표지 인물로 싣기도 했다. 현대중공업 정몽준 사주는 공·사석에서 "이원건은 나보다 더 유명하다. 그는 타임지의 표지에도 나왔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오늘 정병모 현대중공업노조 집행부가 회사로부터 환대를 받게 된 원동력은 이원건의 힘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정주영 창업주가 노조 태동을 극렬하게 반대했을때 이원건은 인간답게 살고 일한만큼 대가 좀 달라며 회사와 맞서 싸웠다. 그의 피눈물 나는 용기가 있었기에 노조는 쉽게 탄생할 수 있었다.
 '회사가 망하게 생겼는데 노조가 자기몫만 채우려 한다'며 '이제 노조도 자기 주장만 고집하지말고 양보해야 한다'라는 이원건의 울산노사발전연구원 주최의 강연 내용이 지방지와 중앙언론과 방송에 대서특필됐다. 파업을 하고 있는 회사의 전 노조위원장 출신의 발언이기에 더욱 조명을 받기에 충분했다.
 보도가 나가고 이원건은 현대중공업노조뿐 아니라 노동계 후배들로부터 비난과 질타에 사면초가 위기에 처했다고 하소연 한다. 이원건 전 위원장이 노동운동을 했던 시기는 재벌과 기업이 일한만큼 노동자들에게 돌려주지 않았다. 인간적 대우도 받지 못했다. 그러나 고대 기업과 맞서 용기있게 싸우는 노동자는 아무도 없었다. 이원건은 노동자들의 불평, 불만을 해소해주기 위해 모두가 뒷전에 있을 때 회사와 맞서서 대항했다. 그는 노동자에게는 영웅이었고 회사에는 골치덩어리였다. 그는 동료 노동자들에게 인권과 권익을 찾아준 대단한 인물이다,
 

 지금 현대중공업은 부도 위기의 직전까지 몰렸다. 세계 제1의 조선업체의 위상이 끝없이 추락했다. 그런데 노조는 억지 주장만 고집하며 회사에게 부당한 요구만 지속 하고 있다. 회사야 망하든 말든 자신들만 살겠다고 아우성이다.
 권오갑 사장은 취임 초부터 회사를 살리려고 월급도 반환한 채 노조와의 대화에 혼신을 쏟는다. 결국 노조는 대화를 거부하기에 이르고 회사는 감원이라는 고육지책을 펼친다. 이는 노조의 아집과 고집이 만들어 낸 부산물이다.
 회사의 강압과 탄압에 맞선 그 용기와 기백으로 이원건은 노조를 강하게 비판했다. 물론 회사 측에게도 강성노조를 수용해 달라고 호소했다. 회사가 살길은 오직 화합이고 대화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가 노조를 비판할 수 있었던 것은 노동운동을 했기에 가능했으며, 명분도 있었다. 울산시민들이 불안해하고 있을 때, 그리고 울산의 지성인들과 토박이 세력들이 노조의 파업을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을 때 울산의 전직 노조위원장들이 모여 노조의 잘못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나라는, 그리고 울산은, 노조의 나라이고 노조의 울산이다. 노조의 권세와 세력이 하늘을 찌르는 듯 한다. 이들 못된 조직에게 정부나 판·검사도 수수방관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이들 나쁜 노조와 싸우는 이는 아무도 없다. 정말로 너무나 잘못된 울산의 지식인과 토박이들이다.
 오늘 지금 이 시간에도 회사와 기업주는 밤잠을 설치며, 가정도 등진 채 회사 살리기에 온 힘을 쏟는다. 이와는 달리 노조는 고급 승용차에 가족들과 휴일을 만끽한다. 누구 덕분인가를 노조는 생각해야 한다. 세계 최고의 조선소답게 노조도 세계 최고의 지성인이어야 한다. 부자도시 울산이 노조에 의해 빈곤도시로 전락해서는 안된다.
 현대중공업노조는 하루빨리 현장으로 복귀해야 한다. 그것만이 살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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