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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느끼지 못하지만 유전자변형(GM) 작물이 경제활동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실례로 GM 옥수수, 콩, 또는 유채는 마트에서 구입하는 식용유의 원재료, 가공된 올리고당(물엿), 두부 및 콩 가공품, 애완동물 및 가축의 사료 등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2012년 기준으로 한국에 수입되는 GM작물(알곡식)은 약 800만 t에 달하며, 식품(가공)용으로 수입되는 옥수수의 54%(약 100만 t)와 콩의 77% (약 90만t)가 유전자변형(GM) 작물이다. 사료용의 경우 수입되는 옥수수의 94%(약 580만 t)와 콩의 98%(약 15만 t)가 GM작물로서 이들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현재 상업화된 GM작물은 과학적 실험에 입각하여 엄격한 위해성평가 절차를 거친 후 재배 또는 판매가 허용되지만, GM작물에 대하여 크고 작은 문제가 제기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이들 GM작물에는 전통적인 육종에 의하여 생산된 재배종 또는 야생종에는 존재하지 않는 외부(주로 미생물)에서 인위적으로 도입된 유전자, 단백질, 화합물질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대개의 경우 GM작물에 대한 거부감은 이들의 안전성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사회적 경제적 요인, 문화적 종교적 요인 등의 복합적 원인에 기인한다. 가끔, 이들 GM작물의 안전성 논란을 증폭시키는 여러 실험보고서들이 공개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제초제저항성 옥수수(NK603) 사료를 실험동물에게 먹인 실험에서 종양유발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 보고, 제초제내성 옥수수 재배지에서의 제초제내성 슈퍼잡초 발생의 증가현상, 초등생을 대상으로 수행한 황금벼(비타민A 쌀)의 실험의 윤리적 문제, 해충저항성 Bt(살충성 단백질)벼에 의한 재배지의 곤충 구성(다양성)의 변화, 화분이동에 의한 GM작물과 다른 종과의 자연교잡 가능성 및 비의도적 유출에 의한 GM작물의 잡초화 등이다.
 최근의 과학기술 발달에 따라 이른바 식물육종신기술(Novel Plant Breeding Techniques. NPBTs)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식물육종 방법이 거론되고 있다. 대표적인 기술로는 첫째, 염색체의 특정부위에 아주 짧은 DNA의 삽입 또는 결실을 유도하여 유전자의 기능을 변화시키는 방법(Site-Dirtected Mutagenesis, SDM). 둘째, 특정 염기에 돌연변이가 유도된 아주 짧은 유전자조각(oligonucleotide)을 식물의 DNA와 치환하여 단일염기 돌연변이를 유발하는 기술(Oligonucleotide Directed Mutagenesis, ODM). 셋째, 진화적으로 가까운 종(또는 아종)의 유전자를 동종 또는 근연종의 식물에 도입하여 도입된 새로운 유전자와 원래의 유전자의 구별이 거의 불가능하게 만드는 기술 (Cisgenesis) 등이 있다.
 

 SDM 기술은 염기서열(DNA)의 특정부위를 선택적으로 찾아가서 지정된 염기서열을 정확하게 절단하는 단백질복합체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대표적인 단백질복합체는 징크핑거뉴클리아제 (Zinc Finger nuclease)와 테일런(TALEN)이 있다. 이들 단백질 복합체는 특정한 배열의 염기서열을 정확히 읽고 그 자리에 붙는 결합단백질과 그 위치의 DNA를 잘라주는 절단단백질로 구성되어 있다. 결합단백질이 인식하는 염기서열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염색체 상의 원하는 곳은 모두 자를 수 있는 기술이다. DNA가 절단된 이후 세포가 갖고 있는 자연적인 복구시스템에 의하여 잘려진 DNA가닥이 다시 연결 되는데 이 과정에서 적은 수의 염기서열이 새로 생겨나거나 잘려나가는 변화가 일어난다. ODM 기술은 인위적으로 식물체의 원래 유전자와 다른 단일염기 돌연변이가 유도된 짧은 가닥의 DNA(염기가 공유결합으로 연결됨, oligonucleotide)를 원래의 정상적인 DNA와 치환하여 돌연변이를 만드는 기술이다. 이러한 미세한 염기수의 변화가 유전자의 활성을 변화시키고 나아가 식물의 특성(형질)을 변화시키게 되며, 필요한 기능을 갖는 식물을 선별하여 GM 작물로 개발하게 된다.
 이와 같이 국제사회의 흐름이 보다 안전하고 소비자 친화적인 GM작물을 개발하려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 특히, 한국과 같이 GMO 이슈에 민감한 국가에서 새로운 작물 개발에 중요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며 GM작물의 인체안전성 논란과 환경위해성 논란을 감소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다. GMO 개발의 후발주자인 우리에게는 합리적인 선택과 대안이 될 수 있으리라 여겨지고 새로운 작물 개발의 방향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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