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의 출구전략이 우려되면서 금융시장에서 금리인상을 기대한지도 벌써 1년이지났으나, 글로벌 금리는 시장의 기대와는 정반대로 움직여왔다. 특히 우리나라는 한국은행이 3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역사상 최저수준인 1%대 기준금리 시대를 열었으며, 지금도 금통위가 열리면 추가 금리인하를 예상하는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기대가 있다. 또한 중국이 3개월만에 금리를 인하하는 등 시장의 예상과 달리 금리가 오히려 하락하고 있는 최근의 금융시장을 살펴보면서, "금리는 어떻게 예측하는가? 금리가 왜 오르지 않는가? 우리나라 금리 수준은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 수준인가? 금리는 언제 오를 것인가? 금리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은 없는가?"라는 질문에 답해보자.
 

 먼저 금리는 어떻게 예측하는가? 금리예측기법 관련 자료들을 살펴보면 주요 경제변수 뿐만 아니라 채권의 발행과 상환 등 채권수급 측면,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마인드 등 심리적 요인, 정책당국자들의 정책방향 등 많은 변수들이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미래의 금리를 정확히 예측한다는 것은 신의 영역이나, 일반적으로 '명목이자율(금리) = 경제성장률 + 물가상승률'이라는 간단한 산식을 통해 금리를 예측하기도 한다. 즉 앞으로 경제가 얼마나 좋아질 것인가 또는 미래 물가가 얼마나 오를 것이냐에 따라 금리가 결정된다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미래의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정확히 예측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금리예측의 신뢰도가 낮을 수 밖에 없다. 다만 금리의 큰 방향성에 있어서는 의미 있는 예측방법론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금리는 왜 오르지 않는가? 먼저 앞에서 언급한 산식에 의하여 우리나라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살펴보자.
 지난 2월 6일 IMF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0%에서 3.7%로, 3월 23일에는 한국경제연구원이 3.7%에서 3.4%로, 3월 24일에는 ADB가 3.8%에서 3.5%로 하향 조정했다. 또한 2월 물가상승률도 전년 동월대비 0.5%로 1999년 7월(0.3%)이후 15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3개월 연속 0%대에 머물고 있다. 이렇게 우리나라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의 전망치가 낮아지고 있는 경제여건 하에서 금리가 상당기간 오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렇다면 저성장의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경제성장은 생산성 향상과 인구증가로 이뤄진다고 볼 수 있는데 생산성 향상을 기술진보와 관련해 논외로 한다면 인구 증가가 경제성장을 이끄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는 노령화와 저출산의 구조적 함정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생산가능인구(15세~64세)의 전체인구대비 비율이 2013년 정점을 찍고 하락하고 있으며, 2017년에는 생산가능인구 자체가 줄어들게 된다. 단일 민족을 강조하는 사회문화적 특성 때문에 미국처럼 이민 활성화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저출산은 우리나라 경제의 미래를 더욱 우울하게 만들고 있으며, 특단의 정부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나라 금리 수준은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어느 수준인가? 저금리 기조는 전세계적 추세이며, 최근 대다수 나라들의 국채금리가 하락했다. 3월 중에만 태국, 인도, 중국, 파키스탄, 폴란드가 금리를 인하했다.
 

   그러면 앞으로 우리나라 금리는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 그동안 우리는 미국의 출구전략 및 금리인상과 이에 따른 금리 상승 우려에 너무 많은 무게중심을 두어 온 것은 아닌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미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들만 금리인상 시기 등을 저울질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국가들은 아직도 금리 인하를 고민하고 있고, 금년 들어서도 18개 국가가 금리를 인하했다. 단순히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고 이에 따라 시장금리도 올라갈 것으로 보는 시각은 무리이며,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 여부가 더 중요한 변수라고 생각한다.
 

   금리가 올라 갈려면 일단 경제가 좋아야 하고 물가가 올라야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 경제사정은 이와 정반대이며, 오히려 정책당국은 금리 인하 시기와 폭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소비자물가상승률이 41년 만에 일본보다 낮아졌으며, 지난 2월 물가상승률이 담배가격 인상을 제외할 경우 0.06% 상승이라는 통계자료를 보더라도 상당기간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이에 따라 이자소득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금융소득 생활자들에게 봄이 오기에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또한 금리 인하를 통해 가계부채 이자부담 감소 및 부동자금의 부동산시장 유입을 통한 부동산 가격 하락방지 등의 정책 효과와 이자소득 생활자들의 소비 감소 효과 중 어느 쪽이 더 바람직한 정책방향인지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도 있지 않을까? 다만,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글로벌 투자자금의 국내 금융시장 대량 이탈 현상이 발생한다면 국내 시장금리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외국인투자자금 동향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