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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체절명의 순간에 놓인 '울산고래축제'가 재도약을 위한 기지개를 켠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고래축제에 4년간 '유망축제'라는 타이틀을 쥐어주면서도 마지막까지 '우수 축제'로 뛰어오르는 것은 허락하지 않았다.


 고래축제는 지난해 결국 '계급정년'에 걸려 '불명예 전역'한 셈이 된 후 올해 축제를 앞두고 '숙고'의 시간을 보냈다. 이제 초심으로 돌아가 '변태'에 성공한 완성체의 면모를 보여줄 때가 돌아왔다.
 재단이 태화강을 떼어내고, 고래테마의 본산인 시골마을 장생포로 축제를 일원화하기로 한 것도 여기에 대한 고민의 흔적을 말해준다. 그러면서 우선 안으로 축제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대신 셔틀버스를 대대적으로 운영해 밖으로는 접근성도 높여보겠다는 복안이다. 전세계 어느 도시와 견주어도 지지 않을 만큼 고래도시로서 유서가 깊은 장생포의 '정통성'을 복원해보겠다는 프로젝트로 풀이된다. 장생포가 고래전진기지로 첫발을 내디딘 지 벌써 100년을 훌쩍 넘어섰다.
 조선시대인 1899년 러시아와 포경기지 설치 계약을 체결한 것이 단초였다. 70년대 활황기때는 '개도 지폐를 물고 다닌다'는 우스개 소리가 나돌만큼, 고래는 곧 부(富)의 상징기도 했다. 그동안 고래축제는 포경금지 이후 '뒷동네'로 전락한 장생포의 본태성 의미를 일단 알리고보자는데 진력했다. 그렇다보니 눈길을, 발길을 잡는 것이 우선이었다. 


 어설펐지만 이 노력은 유망축제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배경이 됐다. 이제는 시민들에게 고래도시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주고, 지역사회 통합도 이끌어내는 역할까지 더해야한다. 이는 과거 활황기 고랫배가 들어올때마다 마을 인구가 모두 모여 벌였던 잔치만큼 질펀한 참여의 물꼬를 틔울 때 가능하다. 그때야 비로소 전국 단체장들이 '속성재배'한 여타 천 여개 축제와 차별화하는 계기가 열릴 것이다.
 올해 축제에는 과거 전성기때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고래문화마을'이 모습을 드러낸다니 고래도시의 진정한 가치를 발휘할 적기가 아닐 수 없다. '위기는 기회'다. 올해 축제는 유망축제 4년 구력으로도 뛰어넘을 수 없었던 한계를 실감한 덕에 오히려 '완숙'해진 축제와 배가된 가능성을 보여줄 '골든타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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