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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2주 전 아이를 낳았다. 아이를 낳기 전부터 겁이 나지만 설레기도 하면서, 걱정 반 기대 반으로 하루하루를 기다렸다. 그렇게 아이를 낳을 시간은 점점 다가왔다. 그러나 예정일이 돼도 아이가 태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더 기다려야 할까 하는 복잡한 심정 끝에 유도분만으로 아이를 낳기로 결정했다. 마음의 준비가 채 되지 않은 상태에서 19시간이란 기나긴 진통 끝에 출산을 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무통 주사를 맞기 전까지 온 몸에 경련이 일어날 정도의 진통을 느꼈다. 길고 고통스러웠던 진통 때문인지 무통주사의 효력이 남아있었기 때문인지 낳을 때는 정작 소리도 지르지 않고 아이를 낳게 됐다.


 의사선생님 지시에 따라 힘을 주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아기의 머리가 나오기 시작하고 미끄러지듯이 아기가 태어났다.
 우여곡절 끝에 아이를 낳은 후 산후조리원에서 몸조리를 했고 그곳에서 만난 비슷한 시기에 아기를 낳은 산모들과 교류를 하게 되었다.
 어느 날은 BCG 예방접종에 관련된 화두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보건소와 병원을 두고 어디서 예방접종을 할 것인가 선택의 문제에 대한 것이었다. 두 곳의 주사법이 달라 경피용과 피내용으로 나누어지는데 병원에서 접종하는 경피용은 9개씩 18개의 자국의 주사로 시간이 지나면 없어진다고 한다.
 반면 보건소에서 접종하는 피내용은 왼쪽 어깨에 작은 흉터가 생긴다. 결론은 두 주사 모두 효과는 비슷하므로 선택은 엄마들의 몫이다.
 BCG 예방접종의 경우 병원에서는 7만원, 보건소에서는 무료로 시행하고 있다. 물론 두 예방접종의 종류가 다르다.
 돈 주고 맞는 것(경피용)은 흉터가 덜 남는 다는 장점이 있고, 무료인 접종은 흉터가 남을 수는 있지만 오히려 예방효과는 크다고 입증돼 있다고 한다. 엄마의 마음은 여자아이일 경우에 별다른 고민 없이 흉터가 없는 것으로 선택하겠지만, 남자아이를 가진 엄마로서 비교적 고민이 되는 문제였다.
 이렇게 아이를 낳으면 주사 하나에도 신경을 다 쓰게 되는 것이 모든 산모의 똑같은 마음이라고 생각된다. 결과적으로 병원에서 경피용 예방접종을 하게 됐다.
 이 같은 선택을 주저 없이 한 까닭은 아이가 자라서 학교에 가면 BCG 흉터를 보고 돈이 없어서 불주사를 맞았냐고 놀린다는 이야기를 듣고서다. 부모로서 아이가 그러한 놀림을 받을까봐 마음이 쓰이는 것은 당연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러한 사실들에 마음이 무겁기도 했다.
 요즘은 아이들이 돈에 대한 것을 너무 빨리 알아가는 것 같다. 아이다운 순수함을 간직하기 보다는 돈의 유무에 따라서 차별하는 행동이 어른들의 세계에 너무 빨리 물든 게 아닌가 싶다.
 아파트의 평수에 따라서 노는 부류가 달라지는 아이들, 오늘날 아이들에게 흔히 볼 수 있는 현상들이다.
 아파트의 평수, 부모님의 월급 등 보여지는 수치화 보다는 얼마나 행복하게 사는지, 얼마나 일에 대한 즐거움과 보람을 가지는지에 대한 가치가 더 크게 부여되어야 할 나이이다.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경제교육을 시킬 때 타인의 돈이 많고 적음을 캐치하도록 하는 교육 보다는 돈을 절약하는 마인드와 올바르게 돈을 쓰는 방법을 배워 올바른 경제관념을 습득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어른들부터 경제적 부유함이나 지위로  사람을 평가하기 보단 그 사람의 내면을 더 중히 여기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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