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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동안 울산과 대한민국 경제를 지탱해온 수출주도형 산업구조가 붕괴하고 있다. 사상 최대의 실적 악화에 이어 중국과 인도, 일본으로의 수출 성장판도 닫히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울산 수출은 내리막을 걷는 것도 모자라 두자리 수 하락폭은 고착화됐고, 급기야 지난달에는  50억달러 대로 추락했다. 월 평균 70억~ 90억 달러를 시현해 오던 울산 수출이 50억 달러대로 곤두박질 친 것이다.

 지역 산업계는 중국 기술과 일본 가격 사이에 낀 '신 샌드위치' 상황을 현 울산 경제의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엔저와 기술력에선 일본에, 가격 경쟁력에선 중국에 밀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울산지역 주력산업인 석유화학·조선·자동차는 중국에 추월당한 상태나 마찬가지다. 일본도 '아베노믹스'를 시작으로 수출 주력산업이 다시 살아나는 등 무섭게 우리를 압박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거센 추격은 울산산업에 상당한 도전이다.

 중국은 지난달 '중국제조 2025' 전략을 발표하고 제조업 고도화에 착수했다. 기존 가격·물량에서 질적 경쟁력 중심으로 옮겨가는 중국 정부의 제조업 육성책이다. 이는 한국 정부가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제조업 혁신 3.0'과 유사하다. 특히 해양장비 및 첨단기술선박, 에너지절약 및 신에너지 자동차, 신소재 분야는 울산지역 주력산업의 고도화 전략과도 겹치면서, 지역 산업계에 큰 위협이 될 수 밖에 없다. 중국이 중국제조 2025전략을 통해 자국 제조업의 기술·품질 향상에 주안점을 두면 한·중 경쟁구도가 질적 경쟁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 아베노믹스에 대한 숱한 의구심에도 불구하고 끈질긴 구조조정과 엔저 덕에 국제경제에서 부활하고 있다. '신 샌드위치 위기론'이 업계 전반에 확산되고 있는 이유다. 한발 앞선 기술개발과 차별화 전략으로 울산지역 주력 산업의 경쟁력 회복이 시급하다는 제언이 흘러간 유행가가 아닌 셈이다. 국가경제를 선도하는 울산이 현실을 냉철히 직시하고 새 활로를 모색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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